교장·교감이 급식…'냉면 그릇 사용 거부'했던 대전 일부 학교 급식 파행

김방현 2025. 10. 20.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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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원 파업으로 촉발된 둔산여고 등 대전 일부 학교 급식 파행 사태가 7개월째 지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급식 파행이 다른 학교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대전 둔산여고 급식 조리원들이 파업하자 이 학교 교장 등 교직원이 급식에 나섰다. 김성태 객원기자


둔산여고 조리원 재파업


20일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3월 ‘국그릇 사용 금지’ 등을 주장하면서 파업했던 둔산여고 조리원들은 지난달 30일 재파업에 들어갔다. 조리원 9명 가운데 7명이 파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이 파업하자 지난 1일까지 이틀간 교장·교감 등 교직원들이 급식에 참여했다. 조리원들은 2일 복귀해 하루 근무했다. 이어 3일 개천절부터 추석 연휴, 학교 재량 휴업일(10일)을 포함해 12일까지 휴무했다. 이들은 월요일인 13일 출근했는데, 이날 ‘내일(14일)부터 다시 무기한 파업을 한다’고 학교에 통보했다. 추석 연휴 앞뒤로 하루씩 근무하고 재파업에 나선 셈이다. 이 학교는 교장 등 교직원들이 급식을 만들고 있다. 둔산여고 우원재(60)교장은 "조리원 파업으로 학생들 학습권과 건강권이 침해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급식 조리원들은 연휴 전후 하루씩 근무했기 때문에 연휴 기간 급여를 받게 된다. 교육청 규정상 급식 조리원 등 교육공무직은 파업하면 파업 참가일만큼 일당이 월급에서 제외된다. 그런데 대전교육청은 “조리원들이 연휴 앞뒤로 근무했기 때문에 연휴 기간을 ‘미파업 기간’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명절 연휴나 공휴일, 재량 휴업일 등은 일을 안 해도 급여가 보장되는 ‘유급 휴일’이기 때문에, 급식 조리원에게 급여를 줘야 한다. 이번 연휴 기간 급여는 1인당 수십만 원 정도라고 한다. 급식 조리원은 파업 여부와 별개로 재직 중이면 지급되는 명절 휴가비 92만5000원도 받았다.

대전 서구 둔산여고 급식실에서 학생들이 점심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둔산여고 조리원들이 속한 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전지부는 연휴 전 복귀한 데 대해 “추석 전이라도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급식을 제공하고자 자발적으로 파업을 철회한 것”이라고 언론을 통해 밝혔다. 그리고 14일 재파업에 들어갈 땐 "점심 급식만은 중단하지 않으려 노동강도 완화를 위한 준법투쟁을 진행했으나 직종 교섭에 별다른 진척이 없었다”고 했다.

둔산여고 급식 사태가 길어지는 건 학교와 조리원 측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기 때문이다. 조리원들은 세 가지 이상 반찬이나 전·구이 등 주 2회 초과 배식 금지를 요구했다. 또 냉면 그릇이나 덩어리 고기 삶기 거부 등도 요구 사항에 담겨있다. 둔산여고 조리원 노조원들은 지난 3월 27일 학교 측에 이런 요구와 함께 쟁의행위를 통보하고 파업에 나섰다.

교육 당국은 학교운영위원회가 “이런 요구를 들어주면 양질의 급식 제공이 어렵다”고 판단하자 저녁을 중단했다. 이후 학생들은 도시락 등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있다. 학교 측은 “점심 급식의 질도 높지 않은데, 석식을 운영할 필요가 없다는 게 학부모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전 둔산여고 학교 급식실 앞에 조리원들의 준법투쟁에 반대하는 학생회 의견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학부모 비판의 목소리


이에 학부모 등은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전 중구 목동더샵리슈빌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입주민 투표를 거쳐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을 비판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지난 15일 대전시교육청 앞에 걸었다. 현수막에는 '급식 질 저하 쟁의행위 당장 철회하라'는 내용과 '노조라는 약자 프레임에 숨어 어린 학생에게 갑질하는 것이 정당한 권리인가?'라는 비판적 글이 적혔다. 대전 지역 맘카페 등 온라인커뮤니티에도 '노조의 행동이 부당하다'는 내용의 글이 잇따라 게재되고 있다.

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전지부 소속인 급식 조리원들은 1인당 급식 인원을 80명 이하로 낮춰 줄 것과 노동 강도를 높이는 행위 금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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