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득점 폭격' 레베카의 완벽했던 복귀전

양형석 2025. 10. 19.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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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18일 정관장과의개막전 28득점 폭발, 흥국생명 3-1 승리

[양형석 기자]

'디펜딩 챔피언' 흥국생명이 2025-2026 시즌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요시하라 토모코 감독이 이끄는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는 1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정관장 레드스파크스와의 개막전에서 세트스코어 3-1(26-24,25-16,18-25,25-19)로 승리했다. '배구여제' 김연경의 은퇴식과 영구 결번식이 있었던 시즌 개막전에서 흥국생명은 주전 3명이 빠졌음에도 정관장을 상대로 승점 3점을 따내며 순조로운 시즌 출발을 알렸다.

흥국생명은 통산 서브득점 100개를 달성한 최은지와 이번 시즌 토종 에이스로 활약해야 하는 정윤주가 나란히 8득점을 올렸고 이고은 세터가 허리 부상으로 결장한 가운데 프로 3년 차 서채연 세터가 팀을 잘 조율했다. 그리고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4년 만에 V리그 복귀전을 치른 레베카 라셈은 37.06%의 점유율을 책임지며 49.06%의 성공률로 28득점을 퍼부으며 성공적인 V리그 컴백을 알렸다.

공백 가졌다가 V리그로 돌아온 외국인 선수들
 2021-2022 시즌 기업은행에서 14경기 199득점을 올렸던 레베카는 조기 퇴출의 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 한국배구연맹
야스민 베다르트(센디에이고 모조)와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반야 부키리치(일 비종떼 피렌체) 등은 소속팀과 재계약에 실패했지만 다음 시즌 곧바로 드래프트에서 다른 구단의 지명을 받은 대표적인 외국인 선수들이다. 하지만 재계약 실패와 중도 퇴출, 또는 해외리그 도전으로 V리그를 떠났던 선수들 중에도 향후 V리그로 돌아와 좋은 활약을 선보이는 선수들도 적지 않았다.

2015-2016 시즌 GS칼텍스 KIXX에서 활약하며 30경기에서 607득점을 기록했던 캐서린 벨(LOVB 오스틴)은 푸에르토리코와 튀르키예,중국리그 등을 거쳤다가 2021-2022 시즌 흥국생명에서 활약했다. 캣벨은 흥국생명에서 33경기에 출전해 773득점을 기록하고도 재계약이 무산됐지만 2022-2023 시즌 도로공사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V리그에 복귀했고 챔프전에서 흥국생명을 꺾고 우승을 차지하며 MVP에 선정됐다.

높이뛰기 선수 출신으로 뛰어난 운동능력을 자랑하는 데스티니 후커는 2009-2010 시즌 최하위에 허덕이던 GS칼텍스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해 팀의 14연승을 이끄는 대활약을 펼쳤다. 2009-2010 시즌이 끝난 후 유럽과 중남미 무대에서 활약한 데스티니는 2014-2015 시즌 IBK기업은행 알토스에 합류해 정규리그 27경기 760득점, 챔프전 3경기 81득점을 기록하며 기업은행의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2011-2012 시즌 솔레다드 피네도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도로공사에 합류한 이바나 네소비치는 단 12경기에 출전해 331득점을 기록하며 맹활약했지만 다음 시즌 튀르키예 리그로 이적하며 V리그를 떠났다. 하지만 5년 후 V리그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 신청한 이바나는 1순위로 도로공사에 컴백했고 득점 4위(752점)와 공격성공률 3위(41.88%)에 오르며 정규리그 MVP와 함께 도로공사의 첫 우승을 견인했다.

V리그 여자부에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제도가 도입된 2015-2016 시즌 전체 1순위로 KGC인삼공사(현 정관장)에 지명됐던 202cm의 장신 공격수 헤일리 스펠만은 혹사에 가까운 공격 점유율을 책임지며 득점 1위(776점)에 올랐다. 2015-2016 시즌 이후 한국을 떠났던 헤일리는 2019년11월 현대건설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V리그에 복귀했지만 코로나19로 시즌이 조기 종료되는 바람에 우승 도전이 좌절됐다.

푸에르토리코 리그 평정하고 V리그 귀환
 푸에르토리코 리그에서 MVP를 수상했던 레베카는 약 4년 만에 치른 V리그 복귀전에서 28득점으로 맹활약했다.
ⓒ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한국인 할머니를 둔 레베카는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이탈리아 2부리그에서 활약하다가 2021년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6순위로 기업은행에 지명됐다. 하지만 당시 기업은행은 조송화 세터와 김사니 코치의 무단이탈, 서남원 감독의 경질 등으로 팀 분위기가 매우 어수선했고 경험이 썩 많지 않았던 레베카 역시 외국인 선수의 공격 점유율이 높은 V리그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고전했다.

그렇게 레베카는 시즌 개막 후 약 한 달 만인 2021년11월 달리 산타나(LOVB 메디슨)로 교체가 결정됐고 14경기에서 34.82%의 성공률로 199득점을 기록한 채 V리그를 떠났다. 조금 야속하게 보일 수도 있는 조기 교체였지만 기업은행으로선 외국인 선수 교체라는 '극약처방'을 해서라도 분위기 전환이 꼭 필요했다. 레베카 역시 30%대 중반의 성공률로 경기당 14.2득점에 그쳤기에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그렇게 아쉽게 한국 무대를 떠난 레베카는 그리스리그에서 두 시즌 동안 활약하다가 지난 시즌 푸에르토리코 리그의 과이나보 메츠에서 활약했다. 레베카는 푸에르토리코리그에서 MVP에 선정될 정도로 일취월장한 기량을 선보였고 지난 5월 다시 한 번 V리그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 신청해 7순위로 흥국생명의 지명을 받았다. 유럽과 중남미를 거쳐 4년 만에 한국, 그리고 V리그에 복귀하게 된 것이다.

레베카는 '배구여제' 김연경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부담 속에 18일 정관장을 상대로 V리그 복귀전을 가졌다. 레베카는 자칫 긴장될 수도 있었던 V리그 복귀전에서 후위공격 4개와 블로킹 2개를 포함해 49.06%의 성공률로 양 팀 합쳐 가장 많은 28득점을 올리며 흥국생명의 개막전 승리를 견인했다. 기업은행 시절과는 다른 높이와 파괴력은 물론이고 넘치는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경기 내용이었다.

흥국생명은 18일 개막전에서 주전 세터 이고은과 주전 리베로 신연경, 그리고 지난 시즌 미들블로커 부문 베스트7에 선정됐던 아시아쿼터 아닐리스 피치까지 주전 선수 3명이 결장했다. 물론 정관장도 완전한 전력은 아니었지만 잇몸으로 만든 흥국생명의 개막전 승리는 의미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흥국생명의 승리에는 상대 코트를 폭격했던 새 외국인 선수 레베카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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