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 타율 0.158, 하지만 여전히 오타니는 공포의 대상..."스윙 한 번이면 충분, 언제든 스위치 ON" [스춘 MLB]

[스포츠춘추]
올 시즌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 수상이 확실시되는 오타니 쇼헤이가 포스트시즌에서 예상 밖의 부진을 겪고 있다. 그러나 상대 팀들은 여전히 그를 두려워한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의 베테랑 기자 제이슨 스타크는 17일(한국시간) 칼럼을 통해 오타니의 이상한 10월을 집중 조명했다. 디펜딩 챔피언 LA 다저스는 이번 포스트시즌 8승 1패로 질주하며 월드시리즈 진출까지 1승만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정작 팀의 간판인 오타니는 38타수 6안타로 타율 0.158에 그쳤고, 삼진만 17개를 당했다.
스타크 기자는 "MVP가 0.158을 치고 있는데도 다저스는 왜 이렇게 무서울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오타니는 와일드카드 시리즈 첫 경기에서 2홈런을 터뜨린 뒤 33타수 4안타, 타율 0.121로 곤두박질쳤다. 장타는 17일 선두 타자 3루타 하나뿐이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밀워키 브루어스와 맞붙은 최근 두 시리즈에서는 29타수 3안타, 타율 0.103에 삼진 14개를 기록했다.
스타크 기자는 STATS퍼폼의 도움을 받아 역대 MVP 중 포스트시즌에서 비슷한 부진을 겪은 선수들을 조사했다. MVP를 수상한 해 포스트시즌 타율이 0.158 이하였던 선수는 최소 20타석 이상 출전 기준으로 7명이었다.
1942년 조 고든(뉴욕 양키스)이 0.095로 가장 낮았다. 1967년 월드시리즈를 제패한 올랜도 세페다(세인트루이스)는 0.103, 1961년 월드시리즈 우승 팀의 로저 매리스(양키스)는 0.105를 기록했다. 1962년 월드시리즈를 들어올린 미키 맨틀(양키스)은 0.120이었다. 2005년 알렉스 로드리게스(양키스)는 0.133, 2022년 애런 저지(양키스)는 0.139를 쳤다. 2002년 미겔 테하다(오클랜드)는 0.143이었다.

스타크 기자는 오타니의 부진이 큰 이슈가 되지 않는 이유를 분석했다. "아무리 많은 아웃을 당하고, 아무리 많은 헛스윙을 하더라도 오타니를 공포스럽게 만드는 요인은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저스의 불펜투수 마이클 코펙은 "멋진 점은 그가 타석에 들어설 때 무슨 일이 벌어지든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라며 "지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건 야구에서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상대 팀은 여전히 그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오타니는 부진 속에서도 결정적 순간을 만들어냈다. 17일 경기에서는 선두 타자 3루타로 다저스의 첫 득점을 이끌었다. 16일에는 적시타로 의미 있는 추가 득점을 올렸다. 그 전 두 경기에서는 경기 후반 고의볼넷이 결국 결승 득점으로 이어졌다.
2루수 토미 에드먼은 "오타니가 언제든 스위치를 켤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며 "그는 우리의 유니콘이고, 믿을 수 없는 일들을 해낸다"고 말했다. 이어 "단 한 번의 스윙으로 모든 게 바뀔 수 있다는 걸 안다"고 덧붙였다.
스타크 기자는 오타니가 16일 팀 훈련 중 날린 타구 이야기도 전했다. 이날은 오타니가 다저스 합류 이후 처음으로 그라운드에서 타격 연습을 하기로 한 날이었다. 거의 팀원 전체가 모든 걸 멈추고 오타니의 훈련을 지켜봤다.
오타니는 우측 담장을 넘어 관중석 위쪽 지붕에 맞아서 경기장 밖으로 나가는 초대형 홈런을 날렸다. 내야수 미겔 로하스는 "매일 볼 수 있는 광경이 아니었다"며 "지붕 위로 타구가 넘어갔다. 정말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스타크 기자는 "기록으로 남지는 않았지만, 오타니가 공을 제대로 맞추면 그 야구공이 야구장 주차장부터 슬로바키아까지 어디든 갈 수 있다는 걸 양 팀에 상기시켰다"고 위트있게 표현했다.
스타크 기자는 오타니가 18일 열릴 NLCS 4차전에 선발 투수로 나선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저스는 이날 승리하면 월드시리즈에 진출한다.
그는 "저지, 로드리게스, 맨틀 같은 다른 MVP들은 10월의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선발 투수가 될 기회가 없었다"며 "하지만 오타니는 18일 밤 마운드에 올라 팀의 월드시리즈 티켓을 끊을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전까지 리드오프 타자가 팀의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짓는 경기에 투수로 나서는 일은 없었다"며 "하지만 야구계 최고의 쇼맨 오타니가 선발로 나가서 그 일을 해낸다면, 아무도 그가 타율 0.158을 치든 0.858을 치든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하스는 "오타니는 아마도 자신이 팀을 이끌어야 한다고 느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우리 팀은 필요할 때 나서줄 선수들로 가득 차 있고, 오타니가 살아나서 원래 모습을 보여줄 때까지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오타니의 이상한 10월은 계속되고 있지만, 다저스의 행진은 멈추지 않고 있다. 그리고 18일, 오타니는 타석이 아닌 마운드에서 모든 의문을 종식시킬 기회를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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