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뽑을지 기대돼요" 중국에서 온 작은 상자 , 팝마트 열풍
[강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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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전 10시 27분, 팝마트 코엑스점 오픈 전 줄 서있는 사람들 |
| ⓒ 본인 |
팝마트는 2010년 중국 베이징에서 설립된 기업으로 , 대표 캐릭터 몰리(Molly), 라부부(Labubu), 스컬판다(Skullpanda) 등을 중심으로 '블라인드 박스(랜덤 박스)' 문화를 확산시켰다. 소비자는 어떤 모양의, 어떤 색의 피규어가 들어있을지 모른 채 상자를 개봉하며, 그 순간의 긴장감과 기대감이 구매를 반복하게 만든다. 전문가들은 이를 '확률형 소비'의 심리적 재미라고 분석한다.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는 불확실성이 오히려 작은 도박성의 스릴과 수집의 성취감이 결합되어 강한 중독성을 만든다는 것이다.
서울시에 거주하는 직장인 강희연(26, 여)씨는 직장에 들어가서부터 피규어를 모으기 시작했다는데, "랜덤이라 더 기대돼요, 어떤 걸 뽑을지는 모르지만 원하는걸 기대하면서 구매하는 것부터 원하는 것을 뽑았을 때의 짜릿함 그리고 SNS에서 같은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마주했을 때 심리적 만족감과 소속감이 생겨요"라고 말했다. 그럼 원하는 것을 뽑지 못하는 경우에는 어떠할까, 금액이 부담이 되더라도 그 순간의 재미 때문에 피규어를 연속해서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팝마트의 매력은 단순히 '귀여운 피규어'에 그치지 않는다. 팝마트 대표 캐릭터라고 할 수 있는 라부부는 블랙핑크 리사가 가방에 착용한 뒤 리셀가가 정가의 20~30배까지 오르기도 했다. 한정판과 시크릿 구성은 젊은 세대의 희소성 욕구를 자극하고, 특히 SNS 인증 문화와 맞물려 하나의 놀이로 확산됐다. 실제로 팝마트는 디즈니, 해리포터, 산리오 등 글로벌 IP와도 협업하며 팬덤을 공유할 수 있는 소비자층도 동시에 유입시키고 있다.
이러한 인기는 중국에서 먼저 시작됐다. 중국 내 아트토이 시장은 2024년 기준 약 764억 위안(약 14.7조 원) 규모로 성장했으며, 2026년에는 약 21조원 규모로 연평균 20% 이상의 성장률이 예상된다. 팝마트는 중국에서 8.5%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여성 소비자가 65~70%를 차지하며, 감정적 위로와 자기표현을 구매 동기로 꼽았다. 한국에서도 이 흐름은 유사하게 이어지고 있다. 팝마트는 현재 중국 외 30여 개국에 진출하며 해외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서울시에 거주하는 대학생 박상혁(23, 남)씨는 팝마트 오픈런과 리셀 가격에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끼냐는 질문에 "솔직히 피규어 하나에 몇 만원이 그만한 가치를 한다고 느끼진 않아요, 특히 여러개를 구매했을 때 중복 제품이 나오면 실망도 크고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랜덤 박스 문화는 쉽게 끊이질 않을 것 같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사실 팝마트의 블라인드 박스 가격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약함에도, IP 팬덤 기반의 상업적 구조화와 소비 심리가 소비를 지속시킨다는 분석을 가능케 하고 있다. 실제로 아직까지도 라부부는 중국, 한국 모두 구매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기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하지만 확실히 소비 피로와 규제 리스크도 존재한다. 팝마트는 블라인드 박스 모델 특성상 동일 제품이 중복될 확률이 높아지면서, 소비자 피로감과 불만이 누적되고 있다. 또한 중국 정부는 미성년자 보호를 위해 구매 한도 까지 의무화했으며, 이는 블라인드 박스를 중심으로 한 팝마트 판매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협 요소이다.
그럼에도 팝마트의 확률적인 설렘은 여전히 사람들을 매장 앞으로 불러 모으고 있다. 중국에서 출발한 작은 피규어가 한국의 감정 소비를 자극하고 있다. 팝마트의 상자 속엔 단순한 피규어가 아닌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세대의 자아 표현 욕구가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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