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라의 슬럼프, 비르츠의 침묵, 디아스의 그림자" 리버풀 위기론의 3대 쟁점

한준 기자 2025. 10. 17.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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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메드 살라(리버풀).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리버풀이 흔들리고 있다. 올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을 유지하던 팀은, 최근 리그 연패와 경기력 난조 속에 완전히 방향을 잃었다. 그 중심에는 세 가지 징후가 있다.


슬럼프에 빠진 모하메드 살라,기대에 미치지 못한 신예 플레이메이커 플로리안 비르츠, 그리고 루이스 디아스의 이탈로 생긴 왼쪽 공격의 공백이다.


살라는 여전히 리버풀의 상징이지만, 결정력과 영향력은 예전 같지 않다. 비르츠는 레버쿠젠에서 보여줬던 창의적이고 유연한 플레이를 아직 안필드에서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디아스가 떠난 왼쪽 측면은 그 누구도 완벽히 메우지 못했다. 리버풀이 '리버풀답지 않은' 이유, 바로 이 세 줄기 문제다.


영국 방송 스카이스포츠 는 이 세 가지 현상을 중심으로 리버풀의 현재 위기를 심층 분석했다. 살라의 폼 저하와 비르츠의 부진, 그리고 디아스의 공백이 동시에 맞물리며 팀 구조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 "33세 살라, 여전히 위협적이지만 결정력은 희미하다"


살라의 이번 시즌 성적표만 보면 문제를 느끼기 어렵다. 10경기 3골 3도움.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경고등이 켜진다. 최근 24경기에서 페널티킥을 제외한 필드골은 단 4골에 불과하다.


챔피언스리그 아틀레티코전의 골, 머지사이드 더비에서의 환상적인 어시스트 등 순간의 반짝임은 있었지만, 크리스털 팰리스전과 첼시전에서는 존재감이 사라졌다.


첼시전에서는 후반 초반 절호의 동점 기회를 놓쳤고, 박스 안 터치 수가 3회 이하로 떨어졌다. 이런 수치는 지난 시즌 단 두 번뿐이었다.


전 맨유 레전드 게리 네빌은 살라의 플레이에 대해  "그는 안쪽으로 파고들 때마다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 마무리는 형편없었다"고 비판했다.


지난 시즌 살라는 모든 대회를 통틀어 34골 23도움을 기록하며 리버풀의 우승을 견인했다.
그러나 그때는 슬롯 감독과의 암묵적 합의가 있었다. "수비는 면제할 테니, 공격에서 모든 걸 쏟아라." 하지만 올 시즌, 이 '자유'가 오히려 팀 밸런스를 해치는 부메랑이 되고 있다.


스카이스포츠는 "이제 슬롯 감독이 살라의 역할을 다시 정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제이미 캐러거, "리버풀이 비르츠를 제대로 써먹지 못하고 있다"


플로리안 비르츠의 이름은 리버풀 팬들에게 이제 '기대'보다 '질문'을 떠올리게 한다. 올여름 레버쿠젠에서 이적하며 '슬롯의 창조자'로 주목받았지만, 그의 첫 두 달은 침묵으로 채워졌다.


리그와 챔피언스리그를 합쳐 9경기 0골 0도움. 셀허스트파크(팰리스전)에서는 절호의 득점 기회를 놓쳤고, 아직 공격 포인트는 없다.


흥미로운 건, 그가 리버풀 전체 최다 찬스 창출(22회) 을 기록 중이라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 찬스의 대부분은 '저품질 기회'에 그쳤고, 결정적인 순간에는 살라가 마무리를 날려버렸다.


독일 대표팀의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은 비르츠 부진론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단지 프리미어리그의 속도와 압박에 적응 중이다. 통계로 다 설명되지 않는다."


그러나 스카이스포츠는 전술적 원인을 지적했다. 비르츠가 '10번'(공격형 미드필더) 역할로 나설 때, 중원의 균형이 무너졌다는 것이다. 본머스전 세메뇨의 추가골 장면이 그 전형적인 예다.


전 리버풀 주장 제이미 캐러거는 그날 해설에서 일갈했다. "이건 축구가 아니라 농구다. 모두가 전진하는 이 구조로는 강팀을 이길 수 없다."


슬롯 감독은 이후 비르츠를 잠시 벤치로 내리고, 지난 시즌 우승 중원(흐라번베르흐–소보슬라이–맥 알리스터)을 다시 가동했다. 머지사이드 더비에서 리버풀은 그야말로 '리버풀다운' 전반전을 펼쳤다. 그러나 다음 경기에서 비르츠를 왼쪽 윙에 배치하자, 그의 터치 수는 급감했고 영향력도 사라졌다.


캐러거는 "리버풀이 비르츠를 제대로 써먹지 못하고 있다. 그는 볼을 자주 만져야 살아나는 선수"라고 지적했다.


플로리안 비르츠(리버풀). 게티이미지코리아

■ "루이스 디아스의 그림자, 아직도 리버풀을 감싸고 있다"


스카이스포츠는 "리버풀이 잃은 가장 큰 자산은 루이스 디아스의 에너지"라고 진단했다. 지난여름 디아스는 재계약을 거부했고, 6550만 유로 이적료에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났다.


그 결과는 잔혹하다. 바이에른에서 디아스는 10경기 6골 4도움으로 폭발 중이다. 리버풀 시절 최고 기록(17골)을 넘어서는 속도다.


디아스의 이탈은 단순한 득점 공백이 아니다. 디아스 특유의 압박, 전진 드리블, 에너지 넘치는 움직임이 리버풀의 팀 전체 리듬을 살려주던 핵심이었다.


반면, 그 자리를 맡은 코디 각포는 2골에 그치며 침묵 중이다. 지난 시즌 49경기 18골 7도움을 올리던 모습은 사라졌다. 스카이스포츠는 "슬롯이 각포를 되살려야 리버풀이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루이스 디아스(바이에른뮌헨). 게티이미지코리아

■ "불안한 구조, 흔들리는 정체성"


지난 시즌 리버풀은 10월 말 아스널전(2-2) 전까지 단 한 번도 '2실점 경기'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프리미어리그 원정 경기에서 두 골 이상 내준 경기 수는 리그 최다 수준이다.


스카이스포츠는 "팀 구조의 불안이 모든 문제의 뿌리"라며 전술적 문제를 강조했다. 부상, 부진, 그리고 무엇보다 '베스트 11'에 대한 확신 부재가 팀을 흔들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시즌의 리버풀은 누가 출전할지 예측 가능한 팀이었다. 그러나 지금 슬롯 감독은 여전히 '최적의 조합'을 찾지 못했다. 


지금 슬롯 감독이 해야 할 일은 "하나의 팀을 세우고, 흔들림 없이 유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결정적인 시험대는 오는 주말 열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홈 경기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영국 스카이스포츠 그래픽, 디애널리스트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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