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라림 안고, 업그레이드될 수 있게" PS 탈락 아쉬움 삼키고 다짐한 이숭용 감독...내년 더 높이 비상할 랜더스 [스춘 FOCUS]

박승민 기자 2025. 10. 1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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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초 치열한 중위권 싸움에서 버틴 SSG
8월 3위 안착, 9월 승률 0.667로 굳히기
준PO에서는 삼성에 피업셋..."쓰라림 안고, 업그레이드되겠다"는 이숭용 감독
이숭용 감독(사진=스포츠춘추 박승민 기자)

[스포츠춘추]

"포스트시즌 탈락은 아쉽지만, 우리가 정규 3등을 할 것을 누구도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대구에서 삼성 라이온즈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을 패배한 직후 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이 남긴 시즌 총평의 일부다. 이 감독은 포스트시즌 탈락에 대한 진한 아쉬움을 꾹 눌러 삼키면서도, 정규시즌 3위로 준플레이오프 직행이라는 성과를 달성한 팀 구성원 전체를 독려했다. "쓰라림을 안고 내년 시즌을 잘 준비하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았다.

이 감독의 말대로, 시즌 전 SSG를 5강 후보로 꼽은 전문가는 드물었다. 지난 2024시즌 5위 결정전에서 KT위즈에 패배하며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데다, 오원석과 김민 간 트레이드를 제외하면 별다른 전력 보강도 없었기 때문. 

전문가들의 예상이 들어맞았던 걸까, SSG는 시즌 초 좀처럼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지 못했다. 4월 막바지 7위, 5월 막바지 6위로 마감하며 포스트시즌 진출권을 두고 중위권 팀들과 치열하게 격돌해야 했다. 드류 앤더슨와 미치 화이트의 외국인 원투펀치, 김민-노경은-이로운-조병현으로 이어지는 불펜진은 리그 최고 수준이지만, 전반기 팀 타율 0.244로 리그 9위에 머문 타선이 약점이었다. 
고명준은 올 시즌 17홈런으로 커리어 최다 홈런을 경신했다. (사진=SSG)

지난 시즌 팀 타선의 핵심이었던 최정과 기예르모 에레디아도 부상으로 장기 이탈했고, 최지훈도 전반기 OPS(출루율+장타율) 0.671로 좀처럼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5월까지는 주전 유격수 박성한의 타격 침체도 심각했다. 타율 0.288을 기록 중이던 고명준이 팀 내 최고 타율 타자로, 규정 타석 3할 타자가 한 명도 없었다. 에레디아의 부상 대체 용병으로 영입했던 라이언 맥브룸 역시 타율 0.203에 OPS 0.668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팀을 떠났다.

하지만 여름이 짙어지며 야금야금 순위를 끌어올렸다. 6월을 5위로 마감한 SSG는 기세를 몰아 7월엔 4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탄탄했던 투수력은 유지한 채, 타격감을 조금씩 회복하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는 6월 월간 타율 0.357을 기록했던 박성한이 있었다. 부상에서 복귀한 에레디아도 6월부터 힘을 보탰고, 한유섬도 6~7월 OPS 0.903으로 위압감을 보여줬다.

그리고 8월, 시즌 내내 굳건히 3위를 유지하던 롯데 자이언츠가 12연패 수렁에 빠지며 미끄러지는 틈을 타 3위까지 도약했다. 꾸준히 5할에 가까운 월간 승률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시즌 초 발목을 잡았던 타선이 후반기 들어 폭발한 덕을 봤다. 타격감이 물오른 에레디아가 4할에 가까운 8월 월간 타율을 기록했고, 류효승과 현원회 등 1군 경험이 적었던 '뉴페이스'들도 등장해 팀 타선의 활력을 불어넣었다. 부상 복귀 이후 고전하던 최정도 점차 페이스를 찾기 시작했다.
조형우는 올 시즌 102경기에 출전하며 주전 포수로 도약했다. (사진=SSG)

일단 3위 고지를 밟자, 9월부터 SSG의 질주가 시작됐다. 9~10월간 승률 0.667을 기록하며 '3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3위 자리를 위협하던 KT 위즈, 삼성 라이온즈를 완벽히 따돌리고 준PO 직행을 확정 지었다. 8월 ERA(평균자책) 3.94(4위)로 다소 주춤하던 투수진도 ERA 3.50(1위)으로 제 페이스를 찾았는데, 후반기 상승세를 보이던 타선의 활약마저 월간 타율 3할을 찍는 기염을 토했다. 동시에 KBO 역대 2번째 20홀드 트리오(김민-노경은-이로운)와 첫번째 30홀드 듀오(노경은-이로운), 김광현의 통산 180승 등 각종 기록을 쏟아내며, 시즌 초 '가을야구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기적을 완성했다.

통산 180승을 달성한 직후 김광현은 "우리 팀이 약하다고 생각한 적 없다. 선수들이 자랑스럽다"라고 말했다. 시즌 전 상대적 약팀이라는 평가를 받고도 "그렇게 생각해 본 적 없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결국 지난 시즌 5위 결정전에서 아쉽게 패배하며 가을 야구 진출에 실패했던 아픔을 극복하고, 2년 만에 준PO에 직행에 성공했다.

다만 준PO에서는 삼성을 당해내지 못했다. 시즌 막바지 9연승 '미라클 런'으로 가을야구 막차를 탄 NC 다이노스를 꺾고 올라온 삼성의 기세가 만만찮았다. SSG 타선도 각성한 삼성 선발진을 쉽게 공략해 내지 못했다. 이숭용 감독도 4차전 패배로 탈락이 확정된 뒤 "타격 사이클이 좀 떨어진 게 아쉽다"며 씁쓸한 평을 남겼다.
김광현은 SSG의 주장이자 덕아웃 리더로서 모범적인 모습을 보였다. (사진=SSG)

다만 올 시즌 성적과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SSG다. 투수진에서는 3년 차 이로운이 리그에서 손꼽히는 구원투수로 성장했고, 조병현도 적수 없는 마무리로 군림했다. 준PO 2차전에서 경기 개시 이후 6연속타자 탈삼진이라는 진기록을 세운 김건우는 이 감독이 "내년 선발 자원이 될 것 같다"고 콕 찝어 얘기했고, 전영준과 박시후 등 젊은 불펜진들도 커리어하이를 경신했다.

타선에서도 고명준이 거포 잠재력을 엿보이며 알을 깨고 나왔다. 키스톤 자원인 정준재도 팀내 입지를 한층 굳혔다. 조형우는 주전급 포수로 성장했고, 루키 이율예도 시즌 막바지 짧지만 인상적인 활약으로 팬들에 이름을 알렸다. 빛을 보기 시작한 류효승, 현원회도 다음 시즌 활약이 기대된다.

이 감독은 "준플레이오프의 쓰라림을 가슴 깊이 안고, 내년에는 업그레이드될 수 있게끔 잘 준비하고 싶다"며 "잘 이끌어준 고참들에게 고맙고, 젊은 선수들은 기량을 끌어 올려 내년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자"라고 선수단에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 "부족했던 부분들을 잘 준비해서 더 좋은 모습으로 돌아오겠다"던 이 감독.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함께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SSG의 다음 시즌에 벌써부터 기대가 모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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