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음악의 전설 디안젤로, 하늘로 떠나다

이현파 2025. 10. 15.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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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송라이터 디안젤로 별세, 향년 51세

[이현파 크리에이터]

 디안젤로(D'Angelo)의 대표작 (2000)
ⓒ 유니버설뮤직코리아
흑인음악의 전설 D'Angelo(디안젤로)가 지난 10월 14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51세. 유족측 발표에 따르면, 디안젤로는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췌장암 투병 중이었다고 전해졌다.

디안젤로는 맥스웰, 에리카 바두 등과 더불어 '네오 소울(Neo Soul)'의 시대를 연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스물한 살이었던 1995년, 데뷔 앨범 < Brown Sugar >를 발표한 디안젤로는 이 앨범으로 네오소울의 문을 열었다. 'Brown Sugar', 'Lady', 'Cruisin' 등이 실린 이 앨범에서 디안젤로는 힙합의 리듬, 가스펠, 재즈의 화성 등을 결합하며 당대의 화려한 알앤비와 차별화되는 그루브를 선보였다. 디안젤로는 작사, 작곡, 편곡, 연주에 모두 능한 만능 아티스트이자, 매혹적인 가성을 들려주는 명 보컬리스트이기도 했다.

이어지는 두 번째 앨범 < Voodoo >는 한 발짝 더 나아갔다. 그는 알앤비라는 단어를 초월하기를 원했다. 스티비 원더, 마빈 게이 등 자신이 어린 시절부터 좋아했던 흑인 음악의 유산에 새로운 장르적 요소와 변주를 덧댔다. 밴드 루츠의 드러머 퀘스트러브, 프로듀서 제이딜라 등 자신이 속해있던 창작 그룹 '솔쿼리언스'와의 협업이 빛을 발한 결과이기도 했다. 디안젤로는 이 앨범으로 2001 그래미 어워드 최우수 알앤비 앨범상을, 수록곡 'Untitled(How Does It Feel)'로 최우수 남성 알앤비 보컬 퍼포먼스상을 받았다. 이 앨범은 2020년 롤링스톤이 선정한 500대 명반 28위에 오르며 그 역사적인 가치를 인정받았다.

스타덤에 올랐지만 이후 디안젤로는 긴 공백기에 들어갔다. 도발적인 노출로 화제가 된 'Untitled(How Does It Feel)'의 뮤직비디오 때문에 자신이 섹시 아이콘으로 소비되는 것에 피로를 느꼈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방황도 길었다. 약물과 알콜을 탐닉했고, 경범죄와 불법 무기 소지 혐의로 체포되기도 했다.

그리고 2014년, 긴 공백 끝에 세 번째 앨범 < Black Messiah >를 기습 발표했다. 이 앨범은 흑인에 대한 경찰의 폭력, 월 스트리트 사태 등 시대적 상황에 영향받아 탄생한 앨범이다. 'Really Love', '1000 Deaths' 등이 실린 이 앨범에서 디안젤로는 사회성과 복잡한 사운드의 결합을 이루며 다시 한번 음악적 한계를 무력화했다. 이 앨범은 유수의 매체에 의해 '올해의 앨범'이라는 찬사를 받았으며, 2016 그래미 어워드에서 최우수 알앤비 앨범상, 최우수 알앤비 노래상('Really Love')을 받았다.

인상적인 복귀에 성공한 디안젤로는 다시 한번 공백에 들어갔다. 2018년에는 비디오 게임 <레드 데드 리뎀션 2>의 사운드트랙 'Unshaken'에 참여했다. 2024년 발표된 영화 <더 북 오브 클래런스>의 사운드트랙 'I Want You Forever'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 곡은 그의 유작이 되었다.

거장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수많은 동료 아티스트의 추모 역시 일제 전해졌다. 함께 네오 소울의 시대를 연 아티스트 맥스웰은 "당신이 있기에 우리 모두가 있다"는 헌사를 보냈다. 팝스타 비욘세는 "당신은 네오소울의 선구자였으며 알앤비를 영원히 바꾸고 변화시켰다"고 말했다. 래퍼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는 어린 시절 디안젤로의 앨범 < Voodoo >를 생일선물로 받았던 추억을 공유하며 "어떻게 그렇게 단순하지만 개인적이면서도 폭넓고 천재적인 곡을 쓸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동시에 자신의 음악적 DNA가 디안젤로 덕분에 만들어졌다며 고개를 숙였다.

올해는 디안젤로의 데뷔 30주년인 해다. 동시에 동료 라파엘 사딕과 함께 새 앨범을 작업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던 터라 팬들의 안타까움은 더욱 크다. 디안젤로는 30년이라는 긴 활동 기간 동안 단 세 장의 앨범을 발표했다. 완벽주의자인 그는 한 앨범을 만들 때마다 유독 많은 시간을 쏟았고, 모든 앨범이 명반이 되었다. 디안젤로의 이름이 흑인 음악 역사에 영원히 아로새겨질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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