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음악의 전설 디안젤로, 하늘로 떠나다
[이현파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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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안젤로(D'Angelo)의 대표작 (2000) |
| ⓒ 유니버설뮤직코리아 |
디안젤로는 맥스웰, 에리카 바두 등과 더불어 '네오 소울(Neo Soul)'의 시대를 연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스물한 살이었던 1995년, 데뷔 앨범 < Brown Sugar >를 발표한 디안젤로는 이 앨범으로 네오소울의 문을 열었다. 'Brown Sugar', 'Lady', 'Cruisin' 등이 실린 이 앨범에서 디안젤로는 힙합의 리듬, 가스펠, 재즈의 화성 등을 결합하며 당대의 화려한 알앤비와 차별화되는 그루브를 선보였다. 디안젤로는 작사, 작곡, 편곡, 연주에 모두 능한 만능 아티스트이자, 매혹적인 가성을 들려주는 명 보컬리스트이기도 했다.
이어지는 두 번째 앨범 < Voodoo >는 한 발짝 더 나아갔다. 그는 알앤비라는 단어를 초월하기를 원했다. 스티비 원더, 마빈 게이 등 자신이 어린 시절부터 좋아했던 흑인 음악의 유산에 새로운 장르적 요소와 변주를 덧댔다. 밴드 루츠의 드러머 퀘스트러브, 프로듀서 제이딜라 등 자신이 속해있던 창작 그룹 '솔쿼리언스'와의 협업이 빛을 발한 결과이기도 했다. 디안젤로는 이 앨범으로 2001 그래미 어워드 최우수 알앤비 앨범상을, 수록곡 'Untitled(How Does It Feel)'로 최우수 남성 알앤비 보컬 퍼포먼스상을 받았다. 이 앨범은 2020년 롤링스톤이 선정한 500대 명반 28위에 오르며 그 역사적인 가치를 인정받았다.
스타덤에 올랐지만 이후 디안젤로는 긴 공백기에 들어갔다. 도발적인 노출로 화제가 된 'Untitled(How Does It Feel)'의 뮤직비디오 때문에 자신이 섹시 아이콘으로 소비되는 것에 피로를 느꼈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방황도 길었다. 약물과 알콜을 탐닉했고, 경범죄와 불법 무기 소지 혐의로 체포되기도 했다.
그리고 2014년, 긴 공백 끝에 세 번째 앨범 < Black Messiah >를 기습 발표했다. 이 앨범은 흑인에 대한 경찰의 폭력, 월 스트리트 사태 등 시대적 상황에 영향받아 탄생한 앨범이다. 'Really Love', '1000 Deaths' 등이 실린 이 앨범에서 디안젤로는 사회성과 복잡한 사운드의 결합을 이루며 다시 한번 음악적 한계를 무력화했다. 이 앨범은 유수의 매체에 의해 '올해의 앨범'이라는 찬사를 받았으며, 2016 그래미 어워드에서 최우수 알앤비 앨범상, 최우수 알앤비 노래상('Really Love')을 받았다.
인상적인 복귀에 성공한 디안젤로는 다시 한번 공백에 들어갔다. 2018년에는 비디오 게임 <레드 데드 리뎀션 2>의 사운드트랙 'Unshaken'에 참여했다. 2024년 발표된 영화 <더 북 오브 클래런스>의 사운드트랙 'I Want You Forever'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 곡은 그의 유작이 되었다.
거장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수많은 동료 아티스트의 추모 역시 일제 전해졌다. 함께 네오 소울의 시대를 연 아티스트 맥스웰은 "당신이 있기에 우리 모두가 있다"는 헌사를 보냈다. 팝스타 비욘세는 "당신은 네오소울의 선구자였으며 알앤비를 영원히 바꾸고 변화시켰다"고 말했다. 래퍼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는 어린 시절 디안젤로의 앨범 < Voodoo >를 생일선물로 받았던 추억을 공유하며 "어떻게 그렇게 단순하지만 개인적이면서도 폭넓고 천재적인 곡을 쓸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동시에 자신의 음악적 DNA가 디안젤로 덕분에 만들어졌다며 고개를 숙였다.
올해는 디안젤로의 데뷔 30주년인 해다. 동시에 동료 라파엘 사딕과 함께 새 앨범을 작업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던 터라 팬들의 안타까움은 더욱 크다. 디안젤로는 30년이라는 긴 활동 기간 동안 단 세 장의 앨범을 발표했다. 완벽주의자인 그는 한 앨범을 만들 때마다 유독 많은 시간을 쏟았고, 모든 앨범이 명반이 되었다. 디안젤로의 이름이 흑인 음악 역사에 영원히 아로새겨질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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