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S 메시지 무조건 걸린다"…캄보디아 탈출한 한국인의 기지

캄보디아 범죄 조직에 감금된 채 고문을 당하며 지내온 한국인들이 악몽 같았던 감금 생활에 대해 입을 열었다.
15일 연합뉴스는 전날 캄보디아 시하누크빌주 지방경찰청 내 이민국에서 만난 20대 A씨와 30대 B씨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A씨는 6개월 전 '고수익 취업' 광고 글을 온라인에서 보고 남서부 시하누크빌을 찾았다. 보이스피싱 관련 업무를 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된 A씨는 업무를 거부했고, 그러자 이들은 A씨를 태국 국경 인근에 있는 북서부 포이펫으로 끌고 갔다.

소위 '웬치'라 불리는 범죄단지에 도착한 A씨는 천장에 수갑이 설치된 고문실로 옮겨졌다. A씨는 수갑을 찬 채 고문을 당했다.
A씨는 연합뉴스에 "전기 지지미(전기 충격기)로 온몸을 지지고 쇠 파이프로 무차별하게 때렸다"며 "기절한 건지 힘이 없어 쓰러진 건지 모르겠는데 비명도 안 나올 정도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화장실도 못 가던 A씨는 감금 생활을 하며 또 다른 한국인인 B씨를 만났다. B씨 또한 다른 곳에서 4번째 탈출을 시도하다 걸려 포이펫으로 보내진 것이었다.
중국인 관리자들은 이들을 이름 대신 "한궈('한국' 글자의 중국어 발음) 씁니다(습니다)"라고 불렀다고 한다. 둘은 같은 고문실에 있던 중국인이 탈출하려다가 경비 직원들에게 둘러싸여 맞아 죽는 모습까지 보게 됐다.
텔레그램으로 구출 요청 메시지도 보내봤으나 웬치 와이파이망에 통신 내용이 전부 잡히는 바람에 발각돼 버렸다.
이에 A씨는 '내게 쓴 메일함'을 이용하는 기지를 발휘했다. 내게 쓴 메일함은 누군가에게 전송되지 않아 와이파이로 걸릴 일이 없었다.
A씨는 친형과 박찬대 국회의원실 관계자에게 자신의 메일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온라인으로 전달했고, 감금 생활 160여일만인 지난달 29일 현지 경찰에 구조됐다.
A씨와 B씨는 현재 시하누크빌주 지방경찰청 내 이민국 유치장에 머물며 귀국 절차를 밟고 있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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