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이매·야탑 스카이라인 확 바뀐다

정다운 매경이코노미 기자(jeongdw@mk.co.kr) 2025. 10. 14.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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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제한 완화 소식에 재건축 ‘물꼬’
탄천 건너편에서 바라본 성남 분당구 탑마을 선경아파트 단지 전경. (윤관식 기자)
경기 성남 분당구 이매·야탑동 주민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고도제한 문제가 마침내 해결됐다. 정부가 군 공항 주변 비행안전구역을 재조정하면서 이매·야탑동 11개 단지의 건축 높이 제한이 완화됐기 때문이다. 일부 단지는 최대 48층까지 재건축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10년 넘게 지지부진하던 일대 재건축 사업에 탄력이 붙을 거란 기대감에 일부 수혜 단지에서는 아파트 매물 호가가 단숨에 수억원씩 치솟기까지 했다.

성남시는 분당구 이매·야탑동 일부 지역의 고도제한이 완화됐다고 밝혔다. 탑마을 선경·대우, 아름마을 태영·건영·한성·두산·삼호·풍림·선경·효성, 이매촌 진흥 등 이매·야탑동 일대 11개 아파트 단지가 대상이다.

이번 발표는 국방부가 지난 9월 29일 서울공항 인근 비행안전구역을 변경 고시한 데 따른 것이다.

비행안전구역은 항공기가 이착륙하거나 낮은 고도로 비행할 때 건물 등이 장애물로 작용하지 않도록 활주로로부터 거리에 따라 차등적으로 건축물 고도제한 등을 두는 규제다. 이날 국방부는 서울과 경기 등 비행안전구역 약 328만㎡를 해제, 완화했다. 이에 따라 비행안전구역으로 묶여 있던 서울 강남·강동·광진·송파·중랑구, 경기 성남·용인시 등 7곳이 이번에 비행안전구역에서 해제 또는 완화됐다.

소식을 가장 반긴 지역은 이매·야탑동이다. 이번 비행안전구역 완화 면적이 가장 넓은 곳은 성남시(206만㎡)였고, 그중에서 이매·야탑동 일대에서만 70만㎡ 가까운 토지가 6구역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9510가구)’ 대지면적이 35만㎡인 점을 고려하면 이 단지 두 배 규모에 달하는 면적이 혜택을 입은 셈이다.

비행안전구역은 공항으로부터의 거리와 활주로 방향 등에 따라 총 6구역으로 나뉜다. 숫자가 높을수록 규제 강도가 약하다. 1구역은 민간 건축이 아예 불가능하고 2~5구역은 최대 45m까지 가능하다. 6구역은 공항에서 멀어질수록 건축 허가 높이가 최대 165m까지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구조다. 즉, 이번 규제 완화로 가장 큰 수혜를 입는 곳은 기존에는 1~5구역이었다가 이번에 6구역으로 변경된 곳들이다.

이매·야탑동 일대 아파트는 대부분 준공 30년이 넘어 재건축을 추진 중인 곳이 많다. 일부 저층(5층) 단지를 빼면 전부 15층 안팎의 중층 단지라 재건축 사업성이 높지 않아 그동안 골머리를 앓았다. 층고 제한에 걸려 허용 용적률을 다 활용하지 못하는 단지들은 건폐율(잠깐용어 참조)을 높이는 방식을 논의하기도 했지만 한계가 있었다. 층수는 올리지 못한 채 건폐율만 높아지면 동간 간격이 좁아지고 일조권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같은 분당신도시인데도 이매·야탑동 단지 시세가 정자역 일대 느티마을·한솔마을 등 대장 단지와 비교해 수억원씩 낮았던 것은 이런 애매한 사업성이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번 고도제한 완화로 상황이 바뀌었다. 성남시는 단지에 따라 기존 층수보다 최소 5개층에서 최대 21개층까지 추가로 높여 재건축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야탑동 탑마을에서는 현재 16층인 선경아파트가 20층 이상으로, 대우아파트(17층)는 25층까지 재건축할 수 있게 된다. 이매동 아름마을의 경우 태영아파트(17층)·건영아파트(18층)·한성아파트(5층)는 29층, 아름마을 두산·삼호아파트(각 22층)는 33층, 풍림아파트(20층)는 41층, 선경아파트(17층)는 45층, 효성아파트(25층)는 48층, 이매촌 진흥아파트(25층)는 43층까지 각각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동별 위치에 따라 최고 48층까지 가능할 전망이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층수가 제한되면 용적률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사업성이 떨어진다”며 “이번에 고도제한이 풀린 이매·야탑동 단지들은 재건축 시 건폐율을 낮출 수 있어 주거 쾌적성이 높아지고 단지 가치 상승도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국방부, 비행안전구역 변경 고시

고도제한 완화 소식과 함께 이매·야탑동 일대 아파트값은 무섭게 뛰었다.

아름마을 두산·삼호에서는 지난 9월 초 전용 132㎡(옛 47평)가 16억6000만원(15층)에 이후 호가가 22억원까지 뛰었다. 이 단지는 용적률이 198%로, 중층 단지가 많은 분당신도시에서는 재건축 사업이 우수한 편이다.

이매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전용 59㎡가 지난 7월 10억2000만원(5층)에 실거래된 이후 거래가 뜸했는데 지금은 호가가 14억원까지 뛰었고 그마저도 매물이 귀하다”고 전했다. 매수 문의가 연달아 들어오자 집주인이 앉은 자리에서 호가를 수천만원씩 올렸다는 귀띔이다.

이외에 야탑동 탑마을 선경아파트도 호가가 최소 1억~2억원씩 뛰었다. 지난 9월 4일 전용 83㎡가 12억9000만원(5층)에 매매 계약서를 썼는데, 이후 한 달 만에 호가가 14억5000만원까지 뛰었다. 같은 탑마을 대우아파트 163㎡는 호가가 17억~17억5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불과 지난 8월 말 14억5000만원(3층)에 팔렸던 아파트 호가가 두 달도 안 돼 3억원 더 올랐다.

야탑동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대출 규제를 강화한) 6·27 대책 발표 이후 거래가 한동안 뜸하다 다시 거래가 돌기 시작하던 차였다”며 “고도제한 완화가 예고된 늦여름부터는 매수 문의가 다시 확 늘었다”고 전했다.

분위기를 몰아 통합재건축 재도전에 나선 곳도 있다. GTX-A노선·경강선 성남역 역세권인 아름마을 풍림·선경·효성은 지난해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지정에서 고배를 마셨다가 지난 9월 3개 단지를 묶어 ‘2기 통합 추진준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군사시설 보호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고도제한 완화가 예고된 터였다. 추진준비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풍림·선경과 효성 추진위가 각각 재건축을 신청해 시너지 효과가 덜했다”며 “이번엔 대규모 단지를 통합하는 한편 고도제한 완화 호재를 십분 활용해 재건축에 재도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매·야탑동 재건축 사업성이 개선되면 일대 아파트 가치가 재평가될 것이라면서도, 아직 재건축 초기 단계인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광석 리얼하우스 대표는 “분당은 사실상 서울 강남 생활권인데도 그간 이매·야탑동이 고도제한 탓에 저평가된 감이 없잖았다”면서도 “재건축 사업에 여러 이점이 생긴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야 추진준비위가 꾸려졌고, 재건축 사업엔 고도제한 외 변수도 많다는 점을 고려해 장기간 투자를 전제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잠깐용어 *용적률과 건폐율 용적률은 대지면적 대비 건축물 연면적 비율. 건폐율은 대지면적 대비 건물 바닥면적 비율.

[정다운 기자 jeong.dawo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30호 (2025.10.15~10.2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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