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3? 백4? '라볼피아나' 박진섭이 결정한다…홍명보호 숨겨둔 플랜 나올까 [서울W 현장]

(엑스포츠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 김정현 기자)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부임할 당시 명분이 된 '라볼피아나' 역할이 파라과이전에 등장할까.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1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파라과이와 10월 A매치 두 번째 경기를 갖는다. 

한국은 지난 10월 브라질과의 첫 번째 친선 경기에서 0-5 대패를 당하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다. 한국은 이번 파라과이전을 통해 분위기 반전과 함께 다가올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 개최) 2포트 확보를 노린다.

한국은 파라과이를 상대로 브라질전과 비교해 8자리나 바꾸면서 대거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한국은 김승규 골키퍼를 비롯해 김문환, 김민재, 이한범, 이명재가 수비를 구축한다. 중원은 박진섭과 황인범, 김진규가 지킨다. 측면에 엄지성과 이동경, 최전방에 손흥민이 출격한다. 

벤치에는 송범근과 조현우의 골키퍼진을 비롯해 김주성, 김지수, 설영우, 이태석, 옌스 카스트로프, 원두재, 이강인, 이재성, 정상빈, 오현규, 황희찬이 대기한다. 

눈에 띄는 점은 바로 백3 시스템이 아닌 백4로의 전환 가능성이다. 현재 박진섭이 중앙 미드필더로 포함돼 있는데, 중앙 수비수 역시 가능한 선수이기 때문에 빌드업 과정에서 그가 이른바 '라볼피아나(두 명의 중앙수비수 사이로 들어가 패스 줄기를 만드는 역할)'로 활용될 수 있다. 

라볼피아나 형태가 만들어지는 것은 홍 감독이 과거 울산 HD 감독일 때부터 주로 만들어왔던 전형이다. 이것이 홍 감독이 2024시즌 도중 울산 지휘봉을 내려놓고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1순위 후보로 올라가는 명분 중 하나이기도 했다. 

홍명보호는 지난 7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부터 본격적으로 백3 실험을 했다. 지난해 여름 홍 감독 부임 이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 개최)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에 줄곧 백4를 가동했던 것과 대조를 이뤘다. 

동아시안컵에선 K리거 위주의 선수단이기 때문에 절반의 실험이었다면, 9월 미국 원정 2연전에는 손흥민과 이강인, 김민재, 이한범 등 해외파 선수들이 모두 합류하면서 제대로 된 백3 시스템 실험이 이루어졌다. 

미국을 상대로 승리하면서 가능성을 본 한국은 지난 10일 브라질과의 친선 경기에서 제대로 백3 오답노트를 받아들었다. 

시작부터 수비적인 경기 운영을 펼쳤지만, 두 수 위의 브라질에게 수비 간격이 벌어지면서 상대에게 틈을 내줬고 무려 5실점을 하며 무너졌다. 

줄곧 백3 형태인 3-4-2-1 전형으로 실험한 홍 감독은 파라과이전을 앞두고 백3 시스템이 플랜 B라고 지칭하면서 백4와 백3 시스템의 혼용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홍 감독은 지난 1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된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백3, 백4를 자꾸 말씀하시는데 최종 예선 10경기를 백4로 하고 동아시안컵을 백3로 전환하면서 본격적으로 플랜B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백3로 세 번째 경기를 했다. 그래서 지난 브라질전을 계속 해야 하는게 저희 단점이 많이 나왔다. 그런 점이 아시아 예선에서는 나오지 않았다. 이전에도 실수가 있었지만, 상대가 득점하지 못해 가려진 경우가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홍 감독은 또 "브라질은 다른 레벨의 선수여서 우리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득점을 한 게 2~3골 된다. 지금 저희의 단점을 걱정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이 시점에 그런 점이 나오지 않으면 월드컵에서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이 시점에 평가전의 목표는 그런 점을 찾는 것"이라며 평가전에서 문제점을 빠르게 찾아야 한다고 했다. 

박진섭의 위치에 따라 대표팀이 어떤 시스템으로 파라과이를 상대할지 주목된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 대한축구협회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