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역을 살려야 하는가?' 묻는다면
[이연경 기자]
'지역을 살리는 선택이란 무엇일까?'
'우리는 왜 지역을 살려야 하는가?'
책 <지역을 살리는 아름다운 선택>의 제목을 보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이다. 20년간 지역을 살리는 일을 해오며 국내외의 어려움에 직면한 지역을 참 많이도 만났다. 그때마다, 지역이 사라지는 것은 필연적인지, 거스를 수 없는 순리인지 늘 자문했다.
두 저자가 이 책에서 중요하게 담은 메시지는 사람이다. 고향사랑기부제의 중심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세금의 흐름을 바꾸는 행정적인 기술이나 돈의 문제가 아닌, 선택하는 시민과 응답하는 행정, 혁신을 더하는 민간이 중요하다고 기술한다. 기부금을 통해 지역의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고, 민간과 행정의 협동을 통해 발휘되는 상상력으로 지역이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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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역을 살리는 아름다운 선택 - 도서 고향사랑기부제 성공을 위한 필독서 책 표지 (이찬우, 문진수 공저 / 월간토마토 출판) |
| ⓒ 월간토마토 |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법인기부 사례의 흥망성쇠의 키로 '관계인구'를 언급하고 있는 점이다. 관계인구는 특정 지역에 거주하지는 않지만, 다양한 이유로 지역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을 뜻한다. 한국에서는 유사한 정책 용어로 '생활인구'가 자리 잡고 있다.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에 의거, 주민등록인구와 체류인구(한 달에 다른 지역에서 3시간 이상 체류하는 자)를 포함한 개념으로, 관계인구와는 조금 다르지만, 관계인구에서 말하는 사람들을 포괄한다.
책에서 소개된 일본의 홋카이도 히가시카와정, 고치현 유스하라정 등의 사례에서 고향납세를 통해 관계인구를 창출하고 지역의 방문, 이주 등을 촉진하는 방법을 엿볼 수 있다. 단순한 관광자원 발굴이 아닌, 지역을 깊이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지역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는 인구를 길러내는 창구로 제도를 활용하는 모습은 지역활성화를 위해 분투하는 사람들에게 반짝이는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현재 한국에서도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지역과 관계 맺는 인구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어디로 갈지 모르던 세금의 쓰임을, 내가 직접 지역을 선택하고 그 쓰임을 정하며 일종의 직접민주주의를 경험하는 것으로 관계는 시작된다. 그리고 기부한 지역의 변화를 체감하며, 지역을 보다 관심 있게 바라보고,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그렇게 기회를 마련해 지역으로 직접 발걸음을 옮겨 소비하고, 다양한 지역 사람들을 만나며 지역에 대한 애정이 더해지는 관계인구가 된다. 지역에서는 이러한 관계인구를 통해 기존 행정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던 지역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얻고, 그 답례로 제공하는 지역특산물의 판매를 통해 지역경제가 살아난다. 제도를 통해 기부자, 지자체, 지역민이 모두 혜택을 보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책의 3장에서 우수사례로 소개된 광주광역시 동구, 경기 안성시, 경북 영덕군 모두 이러한 변화를 만들어 내는 현장이다. 지자체의 재정 거버넌스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신이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일어나고 있다.
책의 3, 4장은 또 다른 저자가 고향사랑기부제의 현황을 날카롭게 분석하고 평가한다. 간명한 어투로 제도의 이해를 높여줌과 동시에,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충분한 고민거리를 던져준다. 또한, 일본의 고향납세와의 비교를 넘어서, 유럽의 사례가 포함된 크라우드 펀딩의 설명 등을 통해 독자로 하여금 이 제도를 기부와 사회적경제라는 더 큰 틀에서 바라볼 수 있게 안내한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계속해서 변화 중이다. 앞으로 일본처럼 17년간 성장 가도를 달릴 수 있을 것인지, 또는 반짝하고 사라지는 제도가 될 것인지는 시행 3년 차인 지금,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고향사랑기부제가 지역을 살려내는 아름다운 선택이자, 대한민국을 살리는 길이 되고, 더 나아가 같은 문제로 고민하는 다른 나라에도 모범 사례로서 남는 정책이 될 수 있기를 꿈꾸며, 이 책에 담긴 제도의 성공을 위한 좋은 지침들을 나침반 삼아, 제도에 참여하는 행정, 민간 모두가 자신의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을 깨닫고 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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