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 잠기면 손가락 절단, 빚 남으면 안구 적출" 캄보디아 끔찍 증언

11일(현지시간) 캄보디아 국영 AKP 통신에 따르면 전날 캄보디아 깜폿지방검찰청은 살인과 사기 혐의로 A(35)씨 등 30~40대 중국인 3명을 구속기소 했다. 이들은 지난 8월 캄보디아 깜폿주 보꼬산 인근에서 20대 한국인 대학생 B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강력 범죄가 이어지는 가운데 '웬치'라 불리는 캄보디아 범죄단지에서 손톱을 뽑거나 손가락을 자르는 등의 고문이 자행되고, 장기 적출 등 인신매매까지 이어진다는 증언이 나왔다.

14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캄보디아 범죄단지에서 과거 일해본 이들이나 이들의 지인들은 인터뷰에서 "캄보디아 안에 400개 가까운 범죄단지가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인터뷰에 따르면 캄보디아 범죄단지에서는 로맨스스캠, 비상장주식, 해외선물, 공무원 사칭 보이스피싱 등 다양한 사기가 이뤄진다.

캄보디아로 끌려온 한국인들은 주로 통장으로 범죄단지 수익을 세탁해주는 역할을 하거나, 한국인 대상 사기에 TM(텔레마케팅), 채팅, CS(고객서비스) 업무를 맡게 된다.

캄보디아에서도 프놈펜, 시아누크빌 같은 대도시와 국경지대 쪽 포이펫, 바벳은 처우가 확연히 다르다고 한다. 국경지대에 가까울수록 위험한 동네로 인식된다.

캄보디아에 거주하는 A씨는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프놈펜이나 시아누크빌에서 일하다 실적이 좋지 않거나 카지노에서 빚이 생기면 포이펫이나 바벳 같은 국경 지역으로 팔려간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 캄보디아에서 숨진 한국인 대학생 박모씨가 머물던 보코산 지역은 통장을 팔러 가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A씨는 또 "(범죄단지에서) 폭행당해서 숨지는 일이 드문 일은 아니"라며 "하루에 한 명꼴로 죽는다. 캄보디아는 그런 곳"이라고 했다. 불법적인 일을 시키고 실적이 안 좋으면 폭행을 하고, 이 때문에 숨지는 일도 많다고 한다. 통장을 팔러 왔는데 통장이 지급정지로 잠기면 손가락을 모두 잘라버리는 경우도 있었다고 A씨는 전했다.

범죄단지에 감금된 경험이 있는 B씨는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관리자들의 텔레그램방에서 고문, 시체 사진을 많이 봤다"며 "이걸 자랑처럼 얘기하고, 나에게 보여주며 '너도 말 안 들으면 이렇게 된다'고 했다"고 전했다.

실적을 못 낸 이들의 장기를 팔아넘긴다는 증언도 나왔다. C씨는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빚을 졌는데 성과가 안 나오면 일단 안구부터 적출한다"며 "다른 장기는 이식자를 찾는 과정이 까다로운데 각막은 비교적 이식이 쉽고 단가도 꽤 비싸다"고 했다.

이어 "안구를 적출해서 빚이 해결되면 어떻게 할 거냐고 묻는데, 10명이면 10명은 죽여달라고 한다더라"라며 "거기까지 갔다면 갈 데까지 간 사람인데 더는 살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