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 잡다가 은화 2만개 '와르르'…스웨덴 정부 "신고자에 감사, 보상금 검토"
땅속 구리 가마솥에 은화 2만여점 담겨
스웨덴 왕·주교 상징하는 이색 은화도
스웨덴의 한 남성이 스톡홀름 외곽 지역에서 벌레를 잡다 중세시대에 묻힌 은화 2만개를 발견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과학 전문 매체 라이브사이언스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스톡홀름주 행정 지역위원회는 지난달 성명을 통해 관할 지역 내에서 이례적으로 잘 보존된 많은 양의 은 유물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발견자는 자신의 여름 별장 부근에서 땅벌레를 채집하기 위해 땅을 파다가 구리 가마솥을 발견했는데, 이 가마솥에 각종 보물이 담겨 있었다고 밝혔다. 보물의 무게는 총 6㎏ 정도였는데, 대부분 은화였고 그 밖에 은반지, 펜던트, 구슬 등이 뒤섞여 있었다고 한다. 은화는 2만개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스톡홀름주 행정 지역위원회의 유물 담당자 소피아 안데르손은 "유물 대부분이 잘 보존돼 있었으나 유물이 담겨 있던 구리 가마솥은 보존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전했다.
발견된 은화들이 주조되고 유통되던 시기는 12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부 동전에는 라틴어로 '크누트'를 뜻하는 'KANUTUS'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는데, 이는 12세기 말 스웨덴 국왕이었던 크누트 에릭손을 가리키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중세 시대 유럽에서는 '주교 주화'라고 불리는 동전이 주조됐는데, 이는 교구의 수장인 주교를 위해 제작된 주화였다. 몇몇 은화에는 주교가 오른손에 주교 지팡이를 들고 있는 모습이 담겨 눈길을 끌었다.

스톡홀름 중세박물관 관장인 린 안네르베크에 따르면 은화가 유통되던 12세기 말에는 스톡홀름이 존재하지 않았다. 스톡홀름은 지난 1252년 한 정치가에 의해 건립된 도시이며, 13세기 말 스웨덴 최대 도시로 성장했다. 안네르베크는 12세기 말이 "완전히 독특하다. 게다가 엄청난 규모라 정말 흥미로운 발견"이라며 "당시 많은 이들이 가문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이런 보물을 숨겼을 것으로 보인다. 은화가 진주 등 다른 보물과 섞여 있는 모습이 마치 누군가 재산을 숨겨둔 흔적 같다"고 추측했다.
현재 고고학자들은 발견된 유물을 조사하고 기록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주 행정 지역위원회는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유물이 발견된 구체적인 장소를 공개하지 않을 예정이다. 이 유물은 스웨덴 국가유산위원회에 보고될 예정이며, 국가유산위원회는 주 정부가 유물을 환수하고 발견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해야 할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스톡홀름주 행정 지역위원회는 "발견자는 지역 행정위원회에 즉시 연락을 취했다. 매우 올바른 행동"이라며 "매장된 유물을 발견한 사람은 이를 당국에 신고해 국가가 보상금을 지불하고 회수할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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