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을 특검하라"…'살인 특검'에 국민의힘 분노, 왜
"강압적 수사 못 이겨 극단적 선택"
상복 입은 지도부, 분향소 단체 조문
'양평 공무원 사망 사건' 특검안 제출

국민의힘이 반격에 나섰다. 김건희 특검으로부터 소환 조사를 받던 경기 양평군청 공무원이 사망한 사건 이후 여당의 '양두구육(羊頭狗肉)' 행태가 도를 넘었다는 이유다. 그간 민주당이 특검 수사를 고리로 야당 파괴에 가까운 모습을 보인데다 '야당의 시간'으로 불리는 국정감사가 맞물린 만큼 범여권에 대한 공세는 거세질 전망이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 등 국민의힘 의원들은 13일 국회 의안과에 '민중기 특검의 강압수사로 인한 양평군 소속 공무원 사망 사건 진상규명 특검법'을 제출했다. 최 원내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민중기 특검은 돌아가신 양평군청 공무원에 대해 강압 수사를 통해 수모·멸시·모멸감을 수사 과정에서 줬다"며 "철저하게 수사할 수 있도록 빠른 통과를 위해 국민의힘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국민의힘은 양평군청 공무원 사망 사건과 관련,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강압 수사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특검법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11시 14분께 양평군청 소속 사무관 50대 A씨가 양평군 양평읍의 한 아파트 화장실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현장 정황과 유족 진술 등을 종합한 경찰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A씨는 지난 2일 김건희 특검팀에 공흥지구 관련 의혹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받았다. A씨가 남긴 유서에는 '괴롭다'는 심경과 함께 "모른다고, 기억 안 난다고 사실대로 말해도 계속 다그친다" "김선교(당시 양평군수) 의원은 잘못도 없는데 계속 회유하고 지목하라 한다" "계속되는 회유와 강압에 지치고 힘들어서 전혀 기억도 없는 진술을 하였다"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검은색 정장과 검은 넥타이 차림을 한 국민의힘 지도부와 의원들은 국회 경내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아 단체로 조문했다. 장동혁 대표는 조문소 바로 옆에 설치된 방명록에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살인 특검의 진실을 반드시 밝히겠습니다'라고 남겼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강압적 수사로 인하여 고인이 되신 정희철 면장님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썼다. 양평에 지역구를 둔 김선교 의원은 '살인 특검, 조작 특검입니다. 면장님의 명예 회복을 위해 끝까지 싸우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앞서 송언석 원내대표는 긴급 의원총회에서 "사람이 죽었다. 무고한 시민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민중기 특검의 강압적 수사에 못 이겨서 정 면장이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메모를 보니 밑으로 내려갈수록 점점 글씨가 흐려지고 흔들린다"며 "얼마나 폭력적인 강압수사로 본인의 양심에 어긋나는 다른 진술을 하게 된 과정에 대해 심적인 고통이 얼마나 컸을까란 생각이 든다"고 개탄했다.

野 분노 배경엔 與 '특검 행태'
'분향소 설치'마저 제지당해
"특검팀 특검, 적극 대응할 것"
민중기 특검팀, 수사 방식 재검토
국민의힘은 이번 사건을 김건희 특검의 강압 수사가 초래한 비극이라고 규정한다. '민중기 특검법'은 김건희 여사 일가가 경기 양평 공흥지구를 개발하면서 사업기한 연장, 분담금 감면 외에 또 다른 특혜를 받은 정황을 확인해 수사 중이다.
그러나 공무원이었던 고인이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된 특검 조사를 받던 중 심리적 압박을 호소했다는 점에서, 진영 논리를 넘어 정부·여당이 보여주는 행태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2대 국회 임기 시작 당시 거야(巨野)인 더불어민주당은 임기 첫날 '채해병 특검법' 재발의를 시작으로 각종 특검 법안을 내놓으면서 '대치 정국'을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분향소 설치마저 제지 당한 점도 화를 키웠다. 앞서 국민의힘은 전날 오후 6시 30분쯤 국회 정문 해태상 앞에 분향소를 설치하려 했지만, 약 5분 만에 국회 방호과 직원들의 제지에 부닥쳤다. 오후 8시 30분 기준 분향소 설치는 바닥 기초 작업까지만 진행된 채 중단된 상태였다. 설치를 위해 인근에 내려뒀던 부속품과 야외용 의자 등도 경호처 요청으로 다시 트럭에 실렸다. 반면 민주당은 야당이 비극을 정쟁의 도구로 악용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시간'으로 불리는 국정감사 기간인 만큼 강공 대응을 예고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특검이 죽인 것이나 마찬가지다. 20년 넘게 공무원이 하신 분이 이런 수사를 받다가 돌아가셨다"고 개탄했다. 이어 "선거법 때문에 작년 총선 끝나고 선관위, 경찰 조사를 받아봤다. 말도 못 할 심리적 압박이고 스트레스가 심하다. 더군다나 고인은 변호인도 없었던 상황"이라고 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유서도 공개를 안 했다. 20쪽 분량에 유서에 대해 된다고 하는데 그걸 가족들에게 먼저 보여줘야 한다"며 "지금 상황은 민주당에서도 특별히 반대할 수 없다. 특검팀을 특검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수사 방식 전반을 다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김형근 특별검사보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고인이 되신 양평군 공무원께 다시 한번 조의를 표하고, 유족분들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모든 수사 상황 및 수사 방식을 면밀히 재점검해 사건 관계자들의 인권 보호에 소홀함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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