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태 대령의 변명 "저는 평범한 군인, 억울하다"

박소희 2025. 10. 13.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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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23차 공판] '150명 넘으면 안 되는데'만 진술 유지... 기자 포박시도는 "매뉴얼대로" 주장

[박소희 기자]

 김현태 707특수임무단장이 2월 17일 오후 긴급 소집된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국민의힘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2·3 비상계엄에 동원된 군 지휘관들을 회유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성일종 국방위원장 직권으로 열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유감을 표하고 퇴장해 반쪽으로 열렸다. 성 위원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선호 국방부장관 직무대행과 김현태 707특수임무단장을 불러 현안 질의를 진행했다.
ⓒ 남소연
'억울하다. 억울하다. 억울하다.'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말 바꾸기 논란'에 휩싸였던 김현태 대령(전 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 단장)의 13일 법정 증언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그는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 부장판사)가 심리하는 윤석열씨 내란 우두머리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행정부와 입법부 싸움에 군이 이용되고 피해당했다"고 말했다. 또 자신은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며 '위증' 의혹은 와전된 것이라고 했다.

계엄 당시 부하들과 함께 국회로 출동했던 김 대령은 지난해 12월 9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용현 국방부장관이 곽종근 특전사령관에게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한 것을 들었다'고 했다가 2월 국회와 헌법재판소에 나가 '그런 지시는 없었다'며 번복했다. 또 그는 부대원들이 출동 당시 소지한 케이블타이는 문을 봉쇄할 목적이었다고 했지만, 원래 '포박용'이고 실제로 707특임단원들이 이 케이블타이로 <뉴스토마토> 기자를 포박하려다가 중단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의원 끌어내라' 없었다, '150명 넘으면 안 된다'는 들었다"

'증인 김현태'는 여전히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기자회견 내용 중에 '국회의원, 끌어내'만 부각되니까 마치 제가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 묘사되지만, 전체적인 기자회견 내용은 앞뒤가 안 맞는 게 한두 개가 아니다"라며 "저는 (입장문) 작성한 것만 읽고 오려고 했는데 기자들이 계속 질문했고, 여러 가지 말이 꼬이고 혼재됐다"고 설명했다.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는 없었고, 국회 계엄해제 의결 정족수인 '150명이 넘으면 안된다는데'라는 말은 들은 게 정확하다는 취지였다.

"제가 헌재에서 말을 바꿨느니 하는데, 사령관이 저한테 말했을 수 있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사령관이 1여단장 등에게 지시한 것과 저한테 지시한 것은 달랐다. 저는 현장을 뛰어다니고 있었고, 통화를 반 이상 못 받았다. 150명 숫자만 기억하는 거고, '하여간 못 들어간다' 했더니 사령관이 '더 이상 무리수 쓰지 마라' 이걸 설명하기 위해 부연설명한 것이다. 제가 정확하게 들었다, 아니다를 따지는데 저는 명확하게 기억하는 건 없다."

그런데 곽 사령관은 이후 1여단장에게 전화했고, 1여단 예하부대에는 '지금 국회의원들이 의결하려고 하고 있다. 문짝을 부수고서라도 들어가서 끄집어내라'는 지시가 하달됐다. 김수길 검사는 "이런 사정에 비춰보면, 증인에게도 같은 취지의 지시를 했을 것으로 보이는데 지시한 적 없다는 말인가"라고 물었다. 김현태 대령은 "당시에 국회의원이 모이는지, 가결하는 법이 있는지 몰랐기 때문에 들어가라고 하니까 '못 들어간다'고 답한 것만 기억한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 김수길 검사 "곽종근 사령관이 '대통령님으로부터 지시받았다'는 말을 하진 않았나."
- 김현태 대령 "만약에 사령관으로부터 '대통령 지시니까 국회의원 끌어내고, 150명이 되면 안 된다'는 말을 명확하게 들었다면, 제가 아무리 바보이더라도 기자회견에서 150명 단어를 언급할 이유가 없다. 저는 평범한 군인이다. 어쨌든 탄핵되기 전까지 (피고인은) 대통령이고 국군통수권자이고, 곽종근 사령관도 제 상관이었다. 제가 예의를 지키는 차원에서, 거짓말은 안 했지만 불필요한 말을 할 필요가 없었고. 만약 그 말을 들었다면 기자들 앞에서 150명 단어를 왜 썼겠나. '들어가라고 했는데 못 들어갔다'고만 했겠죠. 전혀 그런 게 아니고 머릿속에 남아 있는 걸 다 말하면서 150명이란 숫자를 언급했다고 이해해달라."

'포박용' 아니라면서 기자 체포? "작전 매뉴얼대로 행동"
 뉴스토마토는 4월 1일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 본청에 투입된 707특임단 대원들이 자사 기자를 붙잡고 케이블타이로 포박하는 장면이 담긴 국회 방범용 CCTV 영상을 확보해 공개했다.
ⓒ 뉴스토마토
'군인 김현태'는 케이블타이 논란도 억울하다고 했다. 그는 "헌재는 (답변)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넘어가서 좀더 간결하게, 핵심만 얘기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헌재에서 '케이블타이는 사람을 포박할 목적이 아니라 건물을 봉쇄할 목적으로 사용했다'고 한 것이고, 그날은 건물 봉쇄목적으로만 사용했다고 한 것이지, 절대 말이 바뀐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저는 건물 봉쇄하려고 갔고, 봉쇄만 하다 왔다"며 "국회의원을 체포하거나 끄집어낼 의도가 없었다"고도 덧붙였다.

김 대령은 내란특검 쪽에서 부대원들의 기자 포박 시도로 반박하자 "그날(계엄)은 테러가 없었고, 테러범이 없어서 헌재에서는 사람 대상으로 쓸 목적이 없었다고 말씀드린 것"이라고 부연했다. 자신은 계엄 당시에는 이동방향이 달라서 상황을 몰랐다고도 했다. 그는 "기자분 입장에선 억울할 수 있으나 그 당시 기자 행동은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며 "(부대원들이) 정상적인 작전 매뉴얼대로 행동했는데 잘못됐다고 하니까 군을 대표해서 억울하다고 말씀드리는 것"이란 말도 남겼다.

하지만 12월 3일 밤은 전시나 그에 준하는 국가 비상 사태가 전혀 없었다. 대통령의 계엄 선포 전까지는 국회도 평화로웠다. 서성광 검사는 "대테러 상황이 발생했는지조차 불명확하고, 오히려 당시 상황을 보면 테러 요인이 없다고 판단하는 게 정상적인데, 그런 상황에서도 임무를 수행하는 게 정상적인가"라며 의문을 드러냈다. 김 대령은 다시 한번 "제가 군인으로서 좀 억울하다"며 증언을 이어갔다.

"제가 정치까지 언급할 건 아니지만, 행정부와 입법부 싸움에 군이 이용되고, 피해당하고, 다시 입법부와 행정부 재판에 군이 이용당하는 거밖에 더 있겠나. 저희가 사전에 개입한 건 아무 것도 없다. 실대테러작전이나 실전쟁이면 군인은 다 죽었다. 이 개판인 작전을 왜 추진했겠나. 국군통수권자가 지시하고, 국방부 장관이 '합법이다. 안 하면 항명'이라는데 어떻게 안 하나. 그렇기 때문에 정치 지도자의 도덕성이 중요한 거다."

다만 김 대령은 "어떤 테러인지 지시받은 것 없고, 테러범에 대한 정보도 없이 출동했다"며 "제가 대테러에 대해선 저희 나라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든다고 자부하는데, 가장 후회되는 게 이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박억수 특검보는 "자꾸 대테러 상황이라고 하는데,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것을 듣지 않았나. 비상계엄 선포의 주된 공격대상이 국회의 어떤 행위란 것도 듣지 않았나"라며 "대테러 상황이었다는 전제 하에서 말하는 증인의 증언이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대령은 이렇게 대답했다.

"이 상황은 대통령과 장관 등 몇 분이 결심해서 갑작스럽게 지시한 상황이다. 검사님 말씀대로 하나하나 분석하며 불법이니까 수행하면 안된다고 생각할 군인은 없을 것 같고, 있어서도 안된다. 군통수권자와 상관 지시를 안 따르는 게 군인가? (12.3 비상계엄이) 쿠데타나 반란이라 생각한다면, 당시 대한민국 검사님들은 어디 계셨나? 국회에 와서 다 막아야 하는 것 아닌가? 군은 군인대로 행동하고, 경찰은 경찰대로 행동하고, 보좌관들은 보좌관들대로 행동한 거다. 각자 위치에서. '소극적 행동'을 말하는데 군이 가장 비굴한 단어가 소극적이다. 군이 소극적으로 행동하면 되겠나. 많은 분들이 12.12와 엮는데 다르다. 다 깨어있고 각자 판단해서 행동한 것이지, 소극적으로 행동했다고 칭찬하지 말아달라."

김 대령은 또 "지금 계엄 사태로 어떻게 군이 돌아가는지 아는가. 말도 안 되는 훈장 등을 살포하며 내부분열시키고 있다"며 최근 국방부가 12.3 비상계엄 당시 위법·부당한 명령을 수행하지 않고 군인의 본분을 지킨 군인들을 포상한 일도 비판했다. 그는 현재 내란중요임무종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중앙지역군사법원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9월 10일에는 기자 폭행 혐의 등으로 내란특검에서 피의자 조사도 받았다. 윤씨 재판에는 20일 한 차례 더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변호인단 반발에도… 재판부 '증인신문 전까지 중계' 원칙으로

한편 내란특검과 윤석열씨 변호인단은 재판 중계를 두고 또 다시 공방을 벌였다. 재판부가 13일 재판도 증인신문 전까지 중계를 허용하자 변호인단은 '위헌적인 특검법을 근거로 중계하는 것 또한 위헌'이라며 중계 단계에선 윤갑근 변호사 단 한 사람만 입정했다. 그는 재판 말미에도 "위헌적 요소가 크고, 변론권이라든지 방어권 행사에 장애되고, 신속한 재판이나 실체적 진실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되는 부분"이라며 "(계속 중계한다면) 재판 진행이 안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억수 특검보는 "어떤 결론이 나있지도 않은 상태에서 (특검법이) 무조건 위헌이란 전제하에 어떤 행위를 한다는 것은 삼권분립 하에 정상적인 권력작용이라고 보긴 어렵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며 "(재판 중계는)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입법권을 존중하는 것"이라는 반론을 펼쳤다. 지귀연 부장판사 역시 "계속 검토해보겠다"면서도 "특검법의 위헌 요소를 헌재에서 명확히 판단하기 전까지는 입법을 존중할 수밖에 없다"며 '증인신문 전까지 중계'를 원칙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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