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붙은 홍명보팀 '거미손 경쟁'...조현우 vs 김승규

홍명보(56)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넘버원 골리'(주전 골키퍼) 경쟁이 뜨겁다. 한국(FIFA랭킹 23위)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남미의 '다크호스' 파라과이(37위)와 국가대표팀 평가전(A매치)을 치른다. 선발진 윤곽을 예상할 수 있는 필드플레이어들과 달리, 파라과이전에 나설 골키퍼는 예측하기 어렵다. 조현우(34·울산HD)와 김승규(35·FC도쿄)라는 두 '거미손'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어서다.
지난 7월 한국이 2026 북중미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할 때까지만 해도 조현우의 '넘버원 골리' 입지는 흔들림이 없었다. 지난해 7월 부임한 홍 감독의 신뢰 속에 조현우는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10경기 중 9경기(7실점)에서 주전 골키퍼로 활약했다. 지난 8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의 경우 3경기 중 2경기에서 골문을 지켰다. 조현우의 자리를 넘볼 만한 후배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조현우가 주전 굳히기에 들어가는 것처럼 보였다.
상황이 달라진 건 지난달부터다. 잊힌 줄 알았던 김승규가 긴 부상을 딛고 대표팀에 돌아오면서다. 김승규는 지난해 1월부터 두 차례나 무릎을 다쳐 치료와 재활로 1년 8개월 가까이 그라운드를 떠나 있었다. 부상 전에는 그가 대표팀 '넘버원 골리'였다. A매치 출전도 김승규(82경기)가 조현우(46경기)를 한참 앞선다. 홍 감독은 지난달 미국 원정으로 치른 두 차례(미국·멕시코) 국가대표팀 평가전 소집 명단에 몸 상태가 좋아진 김승규를 포함했고, 실제로 출전도 시켰다.

김승규는 지난달 10일 멕시코 평가전(2-2무)를 통해 감격의 A매치 복귀전을 치렀다. 2골을 내줬지만, 북중미 최강으로 불리는 멕시코 공격진을 상대로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사이 조현우 상황도 묘해졌다. 지난달 7일 미국 평가전(2-0승)에서무실점 선방했던 조현우가 지난 10일 서울에서 열린 브라질전(0-5패)에서 5골을 허용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14일 맞붙을 파라과이의 화력도 만만치 않다. 파라과이는 지난 7일 일본(FIFA랭킹 19위)과 난타전 끝에 2-2로 비겼다. 브라질전 참패로 의기소침할 조현우보다 김승규가 파라과이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박찬하 해설위원은 "조현우 특기는 탁월한 선방이다. 반면 김승규는 방어 능력이 좋으면서 빌드업 능력까지 뛰어나다. '경험'에서 승부가 갈리면 좋은데, 조현우(2018년)와 김승규(2022년) 모두 한 차례씩 월드컵에서 주전으로 뛰어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또 "홍명보 체제에서 꾸준히 뛴 조현우가 한 발 앞선 게 맞지만, 결국 누구의 플레이 스타일이 홍명보식 축구에 더 적합한 지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은 "아쉽게도 홍명보팀이 아직 명확한 전술을 확정하지 못해 골키퍼 경쟁 구도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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