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분할 주요 관문 넘은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에피스홀딩스 출범 초읽기
지배구조 개편설 일축…목적에 반하는 가능성 차단
다음달 11일 에피스홀딩스 창립, 24일 재상장 예정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적분할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금융 당국의 문턱을 모두 넘은 만큼 오는 17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인적분할 안건이 최종 통과되면 신설 법인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유가증권시장에 공식 출범하게 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적분할 추진을 위해 필요한 주요 심사 절차를 모두 마무리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23일 첫 제출 이후 두 차례 정정을 거친 증권신고서가 최종 심사를 통과해 효력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인적분할이 마무리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에피스홀딩스는 각각 별도의 상장사로 운영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존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에 집중하고, 신설되는 삼성에피스홀딩스가 지주사로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100% 자회사로 편입한다. 이번 분할로 기존 주주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 65%, 삼성에피스홀딩스 주식 35%를 배정받게 된다.
이번 인적분할의 핵심은 순수 CDMO 기업으로의 재탄생에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그동안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판매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었다.
이런 구조는 꾸준히 글로벌 빅파마 고객사들에게 잠재적인 우려로 작용했다. 신약 개발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복제약을 만드는 에피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2023년 미국의 글로벌 빅파마 A사는 블록버스터급 신약 생산 계약에 경쟁 조항을 삽입, 이후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해당 약물의 시밀러를 개발하면서 양사 간 계약 이행에 운영 복잡성과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 다른 글로벌 빅파마 B사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자사 약물의 시밀러를 개발하고 있다는 이유로 수주 계약을 지연시키기도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분할 배경으로 고객사의 우려 해소를 꾸준히 언급해왔다. 지난 5월 열린 온라인 설명회에서 유승호 삼성바이오로직스 경영지원센터장 부사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위탁개발(CDO) 사업과 에피스의 시밀러 사업이 일부 고객사에게는 하나의 실체로 인식돼 우려가 지속 제기돼 왔다”면서 “이는 사업 확대에 있어 전반적인 리스크로 부각될 수 있다고 판단, 근원적 리스크의 선제적 해소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분할 과정에서 시장의 가장 큰 우려는 이번 인적분할이 삼성그룹 전체의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포석이라는 의혹이었다. 보험업법 개정안인 ‘삼성생명법’이 시행될 경우 삼성생명은 약 20조원으로 추산되는 삼성전자 지분을 대거 매각해야 한다. 이번 인적분할을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 대주주이자 삼성그룹의 실질적 지주사인 삼성물산이 자금을 마련, 지배구조 개편에 쓸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제기된 것이다.
이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공시를 통해 시장의 지배구조 개편설을 일축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증권신고서 정정 공시를 통해 “한국거래소에 표명한 인적분할의 취지와 반하는 기업지배구조 개편 목적으로 활용하지 않을 것임을 확약한 것이며 분할 목적에 반하는 구조 개편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함으로써 투자자 보호를 도모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주주가치 훼손을 막기 위한 장치도 추가했다. 삼성에피스홀딩스 정관에 ‘설립 등기일로부터 5년간 주요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상장을 추진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명시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과거 일부 기업들이 물적분할 후 자회사를 중복 상장해 기존 주주들의 가치를 희석시켰던 사례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의 재상장 예비심사와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심사가 진행되면서 삼성에피스홀딩스 창립일은 10월 1일에서 11월 1일로, 재상장 예정일은 10월 29일에서 11월 24일로 변경됐다.
하지만 지난 9월 금감원 심사까지 모두 마무리되면서 분할 절차도 속도를 얻게 됐다. 이번 임시 주총에서 분할 안건이 최종 승인되면 공식 창립되는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시장에서 새로운 평가를 받게 된다. 업계에서는 주요 심사 절차가 모두 완료된 만큼 추가적인 지연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임시 주주총회 이후 (인적분할은) 당초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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