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전에 없었던 두 가지! '파이터'와 '드리블러'를 찾아야 스리백이 잘 돌아간다

김정용 기자 2025. 10. 13. 14:18
음성재생 설정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홍명보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홍명보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은 조직력만큼이나 각 선수의 경합 능력이 중요한 축구를 도입 중이다. 그렇다면 수비적인 경합능력을 갖춘 '파이터형' 미드필더, 공격시 경합에서 승리할 수 있는 드리블러가 필요하다. 그런데 두 가지 스타일 모두 현재 대표팀에는 전혀 없다는 게 대한민국의 선수구성상 문제다.


한국은 지난 10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브라질과 가진 친선경기에서 0-5로 대패한 데 이어, 14일 같은 장소에서 파라과이와 한 경기를 더 치른다. 홍 감독은 지난 6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예선을 순조롭게 통과했고, 이후 본선 준비에 들어갔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도입한 게 3-4-2-1 대형으로 선수를 배치한 스리백 기반 축구다.


현재까지 결과는 미국전 승리, 멕시코전 무승부, 브라질전 패배까지 1승 1무 1패로 나쁘지 않은데 문제는 내용이다. 미국과 멕시코 상대로도 경기력에서 밀리다 결정력의 우위와 골키퍼의 많은 선방으로 좋은 결과를 냈다. 이제 도입 초기인 만큼 벌써 실패 낙인을 찍을 필요는 없다. 다만 어떤 점이 어려운지 빠르게 탐구해야 한다. 월드컵 본선까지 남은 시간이 길지 않다.


대형의 특징을 볼 때 일반적으로 두 가지 스타일의 선수가 필요하다. 3-4-2-1은 홍 감독이 감독 생활 내내 구사했던 4-2-3-1 대형과 정반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2-3-1은 분업형이고 조직적인 대형 유지가 중요하다. 3-4-2-1 대형은 각 선수의 임기응변이 필요하고 대형을 수시로 깨뜨리며 플레이해야 한다. 공격할 때는 개인 돌파, 수비할 때는 맨투맨 수비를 필수적으로 병행해야 하는 선수 배치와 대형이다.


위치선정과 조직력 위주로 승부했던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파울루 벤투 감독의 축구, 그리고 홍 감독이 과거 대표팀과 울산HD에서 주로 보여줬던 축구와는 크게 다르다. 3-4-2-1 대형이 잘 작동한다면 손흥민은 그 수혜자로서 많은 골을 몰아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팀이 잘 작동하게 해 주는 동료들이 있을 때 이야기다.


기동력이 뛰어난 수비형 미드필더의 발굴은 필수다. 한국은 주전급 수비형 미드필더로 간주해 온 박용우를 장기부상으로 잃었다. 월드컵까지 복귀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그러나 박용우 역시 활동반경이 넓은 선수는 아니었다. 다른 미드필더 백승호, 김진규는 장점이 많은 선수들이지만 공수가 쉼없이 바뀌는 빠른 템포에서는 버거워하는 모습이 있었다. 옌스 카스트로프는 기동력과 전투적인 성향에서 이론상 어울리는 능력이 있지만 소속팀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뛴다는 게 아쉽다. 홍 감독이 선발해 미드필더로는 서민우, 강상윤, 정승원, 김봉수, 이승원, 홍현석, 권혁규 등이 있다. 이들 중 해답이 존재할지는 미지수지만 꾸준히 다양한 선수를 테스트해봐야지, 전술에 맞지 않는 선수만 붙잡고 씨름해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


역습 상황에서 공을 단번에 전진시킬 수 있는 선수도 필요하다. 브라질전에서 한국 공격이 답답했던 이유이기도 했다. 한국의 1군 공격조합이 최전방의 손흥민과 2선의 이재성, 이강인이라면 개인 기량으로 균열을 낼 선수가 너무 부족하다. 이강인은 발재간이 탁월하지만 역습 상황에서 공을 몰고 돌진하는 류의 선수는 아니다. 손흥민은 최전방에서 침투를 노리다 보니 스피드를 활용하기 힘들다. 이재성은 드리블러와 가장 거리가 멀다. 지난 9월 A매치에서는 손흥민이 왼쪽 측면으로 빠지는 움직임을 통해 활로를 뚫어 줬지만 브라질전은 이마저 없었다.


옌스 카스트로프(왼쪽, 남자 축구대표팀), 호드리구(브라질). 서형권 기자
손흥민(남자 축구대표팀). 서형권 기자

3-4-2-1 대형을 쓰는 팀들은 장신 공격수를 향한 롱 패스와 2선 자원의 드리블을 모두 적극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 전술로 재미를 봤던 지난 시즌 마인츠05의 드리블러 파울 네벨이 대표적이다. 이 대형을 선도해 온 팀 중 하나인 아탈란타는 두반 사파타 등 장신 공격수, 아데몰라 루크먼 등 드리블러, 마르턴 더론 등 전투적인 수비형 미드필더라는 3요소를 모두 갖췄다.


이번 대표팀에서 한국의 공격진 조합을 보면 장신 스트라이커도, 드리블러도 부족하다. 스타일상 2선 자원이면서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드리블을 활발하게 시도할 수 있는 선수는 황희찬과 엄지성 정도다. 다만 황희찬은 훈련 중 부상으로 브라질전을 걸렀다. 엄지성은 이번 대표팀에 소집되긴 했지만 파괴력을 더 끌어올려야 월드컵 본선에서 출장시간을 잡을 수 있다. 장신 스트라이커는 오세훈이나 조규성의 컨디션 회복을 통한 대표팀 합류를 기대해볼 수 있다.


사진= 풋볼리스트


 

Copyright © 풋볼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