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도이치 캄보디아 회사 설립 직후 윤석열 정부 개도국 자금지원 규정 개정
[이정환 기자]
|
|
| ▲ 2024년 2월 7일 EDCF 운용위원회를 통해 결정된 '2024∼2026 대외경제협력기금 중기운용방향'과 같은 날 대외경제협력기금 운용규정. |
| ⓒ 이정환 |
도이치모터스는 전 대통령 윤석열씨 배우자 김건희씨의 주가 조작 사건과 관련된 회사로 현재 특검 수사가 진행 중이기도 하다.
'미소금융'만 추가된 대외경제협력기금 운용 규정 개정
도이치모터스가 자회사 도이치파이낸셜을 통해 캄보디아 소재 'BAMC FINANCE PLC.(BAMC)'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고 밝힌 시점은 2023년 12월 23일. 권혁민 도이치모터스 대표는 "캄보디아가 당사의 자동차 관련 금융 시스템을 접목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2024년 1월, 윤석열 정부는 EDCF 자문위원회를 신설했다. EDCF는 개도국 경제 발전 지원을 위해 1987년 만들어진 정부정책기금으로 운용위원회가 주요 사항을 심의·의결한다. 자문위원회가 만들어진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는데, 정부는 학계·산업계·시민사회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설립했다.
이어 2024년 1월 25일, EDCF 자문위원회 첫 번째 회의가 열렸다. 당시 주재자는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전 금융위원장)이었다. 2024년 2월 7일에는 EDCF 운용위원회가 열렸다. 당시 주재자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었다. 그날 회의 의결사항은 이것이었다.
"(전대차관) 국내 금융기관이 출자한 개도국 현지 금융기관 등을 활용하여 개발 효과성이 높은 개도국 민간 부문 금융 지원. * 기후변화, 양성평등, 미소금융, 보건 분야 개도국 현지 기업 등." (2024∼2026 대외경제협력기금 중기운용방향, 기획재정부)
'미소금융'만 추가된 가운데 EDCF 운용 규정 개정이 결정된 것이다.
|
|
| ▲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 (자료사진) |
| ⓒ 남소연 |
민간협력전대차관은 정부가 EDCF를 통해 개도국 금융기관에 제공한 자금을 현지 법인에 대출해주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기후변화 대응, 양성평등, 보건 등 사업 분야에 개도국 법인에 대한 융자가 이뤄졌는데, 도이치모터스가 자회사를 통해 캄보디아 BAMC를 인수한 후 미소금융이 민간협력전대차관 대상 사업에 추가됐다는 것이다.
이제까지 캄보디아에 민간협력전대차관 예산이 배정됐다거나 도이치모터스 자회사가 BAMC를 인수한 것 등은 알려졌지만, 그 과정에서 EDCF 운영관리규정이 개정됐다는 사실은 처음 확인된 것이다. 차 의원은 "규정까지 개정하여 지원 대상에 미소금융을 포함시키고 대상 국가를 캄보디아로 지정한 뒤 예산을 배정한 것이 BAMC 지원을 위한 게 아닌지 의심이 든다"면서 의혹을 제기했다.
차 의원실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EDCF 운용위원회 전대차관 지원 분야에 미소금융이 포함된 당시까지 10년 간 캄보디아 민간협력전대차관은 단 1건이었다.
2016년 10월 12일 승인된 경우로, 해당 사업은 '양성평등 제고를 위한 금융지원 사업'으로 차주는 국민은행 캄보디아 법인이었다. 사업금액은 200만 달러(현재 기준 28억 4080만원)였다. 윤석열 정부가 올해 예산을 편성하면서 배정한 캄보디아 민간협력전대차관 규모는 648억 5000만원이었다. 앞서 집행됐던 금액의 22.8배가 넘는 규모다.
차 의원은 "당시 특별히 캄보디아에 대한 민간협력전대차관에 대한 수요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면서 "왜 규정까지 개정해 미소금융이 지원대상에 포함됐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
|
| ▲ 2024년 5월 16일,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캄보디아 정상회담에서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와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 ⓒ 연합뉴스 |
2024년 2월 7일 EDCF 운용위원회를 통해 민간협력전대차관 지원 분야에 미소금융이 왜 포함됐는지 그 사유가 아직까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차 의원은 "회의록이나 당시 개정 안건 보고내용을 공개하기 싫은 이유가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윤석열 정부가 도이치모터스의 해외계열사를 지원하기 위해 규정까지 개정했다고 볼 여지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규정 개정 이후 수출입은행이 전대차관 사업 참여의향서를 4개 은행에서 제출받았고 이 중 두 곳이 캄보디아에 신청했는데, 이들 은행 모두 현지 미소금융기관을 보유하지 않았다"며 "현지에 있는 한국계 마이크로파이낸스(미소금융) 기관에 바로 도이치모터스 해외계열사인 BAMC가 포함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2024년 2월 대외경제협력기금 운용위원회에서 결정된 사안이 도이치모터스 캄보디아 자회사 지원을 위한 것이었는지 국회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감시할 수밖에 없다"면서 "국회에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겠다면 감사원 감사 청구를 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뒤늦게 알았다" 농촌 곳곳에서 절규 쏟아져... 왜 이런 일이?
- [단독] 윤석열 정부, 4대강 보 개방 이유로 형사처벌 검토
- 공익활동가는 왜 가난해야 하지? 관악구 청년들의 실험
- [단독] "우등생만 미리 봐"... 같은 문제 무더기 출제한 막장 고교
- 새로운 장관이 닳고 닳은 관료에게 포획되지 않으려면
- 백제문화제 '백제 복식 패션쇼'에 '중국 복식' 등장 논란
- [오마이포토2025] 더불어민주당, 국정감사 종합상황실 현판 제막
- 트럼프 "중국 문제 걱정 말라... 시진핑과 관계 좋아"
- 국감 첫날, "이재명·우원식·민중기·김현지·봉욱 국감장 세우자"는 국힘
- [속보] 조희대 대법원장, 국정감사장에 출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