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나 대사관보다 낫다? 납치 피해자 가족이 '천마' 찾는 이유

임병도 2025. 10. 13.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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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채널 '범죄와의 전쟁2', 동남아 범죄 정보 공개... 사적제재 논란에, 정부 기관 불신 때문이란 지적도

[임병도 기자]

 텔레그램 '범죄와의 전쟁2'에 올라 온 캄보디아 범죄자 여권과 사망한 20대 A군의 생전 모습
ⓒ 텔레그램 갈무리
최근 캄보디아에서 납치·감금 당하는 한국인 피해자가 급증하면서 텔레그램에서 '천마'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천마'는 텔레그램 '범죄와의전쟁2' 채널 운영자입니다. 이 채널에는 캄보디아를 비롯해 동남아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보이스피싱이나 리딩방, 온라인 도박 사기, 납치, 감금, 살인 사건 등과 관련된 정보가 올라오고 있습니다.

지난 8월에는 캄보디아 보코산 단지에서 살해된 것으로 추정되는 20대 대학생 A군의 생전 모습도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해당 영상에 대해 채널 운영자 천마는 "A군이 살아 있을 때 강제로 마약을 투약시키는 영상본을 입수했다"라며 "해당영상은 국내에서 명의자를 보낸 뒤 띵동범들을 확인 체크하기 위해 강제로 마약을 투약시키는 영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천마'는 해당 사건에 대해 "20대 청년이 캄보디아 내 중국 범죄 조직에 의해 감금, 마약강제투약, 고문 끝에 사망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며 "사람의 목숨을 경시하고 고문과 폭행을 행사하는 잔혹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며, 고수익의 미끼가 사실상 지옥임을 증명하는 가장 비극적인 피해 사례로 기억될 것 "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정부와 사법기관의 노력뿐만 아니라, 사건 관련 보도 등을 통해 해외 취업 시 범죄에 연루되거나 취업 사기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점을 인지하고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수시기관과 언론사 관계자들은 한국에 머물고 있는 범죄 조직원들을 꼭 소탕해 주시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호소하는 글도 남겼습니다.

경찰이나 대사관보다 낫다? 사적제재 논란

'천마'는 한국인 납치·감금 피해자 가족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한 인물입니다. 그가 운영하는 채널에는 경찰이나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에서도 알려주지 않는 범죄 관련 정보가 다수 올라오기 때문입니다.

해당 채널에는 범죄 집단이 머물고 있는 주변이나 일상 사진, 카톡이나 메시지는 물론이고 범행에 이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른바 대포통장의 계좌번호 수십 개가 공개돼 있습니다. 심지어 범죄에 연루된 이들과 사건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녹취록도 올라와 있습니다.

천마가 운영하는 채널이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하는 등 사적 제재에 속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피해자 가족들은 대사관이나 경찰의 조력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말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며 옹호합니다.

또한 납치나 감금된 피해자가 주캄보디아 한국 대사관에 신고한다고 해도 구글 번역기를 통해 현지 경찰에 신고해야 하고, 직접 구출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찰이나 대사관보다 낫다는 말도 나옵니다(관련기사: 캄보디아 납치 한국인 4년 새 90배 폭증, 대사관은 신고 방법 안내만 https://omn.kr/2flh3).

일각에선 개인이 운영하는 채널에 대한 신뢰도가 정부 기관보다 높다는 사실은 정부가 반성해야 할 대목이라며 하루빨리 효과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BJ의 위험한 방송...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석방" 외쳐
 인터넷 방송 BJ가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석방하라'고 외치는 실시간 방송 모습
ⓒ 인터넷방송 갈무리
한편 캄보디아 한국인 납치·감금 이슈가 화제가 되면서 직접 캄보디아까지 간 BJ도 있습니다. 모 인터넷 방송 플랫폼 서비스에서 활동하는 BJ는 11일에 현지에 도착했다며 영상을 올렸습니다. 이후 '캄보디아, 범죄단지-원구단지의 실태'라는 제목으로 한국인들이 감금된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 앞에서 "한국인을 석방하라"고 외치는 모습을 실시간 방송으로 공개했습니다.

해당 방송을 시청한 이들은 위험하다며 만류했고, 플랫폼 관리자는 "해당 현지인들이 스트리머의 사진을 찍어가는 행위가 확인되고 있고, 국내에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만큼 해당 장소 포함하여 범죄 단지 인근에서 방송 진행은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일부 시청자들은 별풍선 등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위험한 방송은 제재해야 하는 것이 맞다는 댓글을 달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12일 최근 캄보디아에서 잇달아 발생한 한국인 대상 범죄에 맞서 오는 2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캄보디아 경찰과 양자회담을 열고 '코리안 데스크' 설치를 위한 업무협약(MOU) 체결과 경찰관 파견 등을 논의한다고 밝혔습니다.

'코리안 데스크'는 한국인 경찰이 직접 해외 현지 경찰서에 파견돼 한인 대상 범죄를 전담하는 것입니다. 2012년 필리핀에서 처음 시작됐고, 지금은 태국에도 도입됐습니다. 경찰은 외교부와 행정안전부 등 관계 부처와 협력해 한인 대상 범죄가 빈발하는 지역에 경찰 영사를 확대 배치하고 국제 공조수사 인력을 30명 보강할 방침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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