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론: 아레스' AI 최종 병기가 현실 세계로 넘어 온다면?
[장혜령 기자]
|
|
| ▲ 영화 <트론: 아레스> 스틸컷 |
|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하지만 애니메이션에 가까운 독창적 CG로 놀라운 상상력을 보여 주었다. 가히 혁신적이었던 <트론>은 당시 아카데미 시상식 특수효과 부분에서도 탈락했다. CG 사용이 특수효과 부문에서 편법이나 반칙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2024년 <브루탈 리스트>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AI 사용으로 구설수에 오른 것과 비슷하다. AI 기술이 영화제작에도 널리 쓰이는 만큼 AI 부문이 신설되어야 한다는 기조와 비슷하다. 시간이 지난 후에서야 비디오 게임 및 SF 장르 마니아 사이에 재평가 받으며 가치를 인정받았다. 얼마나 시대를 앞서갔는지를 말해주는 사례로 기록되었다.
<트론>은 엔컴의 프로그래머 케빈 플린(제프 브리지스)이 만든 디지털 세계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그리드(디지털 공간)에서 프로그램들과 죽음의 게임을 벌이던 중 최고 전사 트론과 힘을 합쳐 사악해진 메인프레임 컴퓨터를 무찌르는 선악구도가 핵심이다.
이후 28년 만에 공개된 속편 <트론: 새로운 시작>(2010)은 원작의 레거시를 그대로 이어받았다. 다시 게임 속으로 들어가 자신만의 세상을 구축하던 케빈 플린이 아들 샘 플린(가렛 헤드룬드)과 만나 반역을 꾀하는 이야기로 프로그램 클루와 맞대결을 펼치는 고군분투다. 그 과정에서 샘이 프로그램 쿠오라(올리비아 와일드)와 현실 세계로 빠져나오며 새로운 기류를 더했다. <탑건> < F1 더 무비 >의 조셉 코신스키 감독의 데뷔작으로 <트론>의 오랜 팬이었던 다프트 펑크의 OST가 주목받았던 속편이다.
15년 만에 나온 시리즈의 3편 <트론: 아레스>(2025)는 우리 생활 속에 익숙한 AI의 실체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앞선 두 편을 몰라도 전개에 큰 무리 없겠지만 세심한 부분까지 이해하는 데 필요한 개념과 전사 공부가 필요한 영화다.
|
|
| ▲ 영화 <트론: 아레스> 스틸컷 |
|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딜린저의 AI 프로그램은 그리스 신화 속 전쟁의 신인 아레스, 아테나의 이름에서 따왔다. 그중 초인적인 힘과 속도, 고도의 기능을 갖춘 무한 재생 병기 아레스는 명령에 의해서만 움직이도록 설계된 최종 병기였다.
처음 현실로 소환되던 날은 비가 왔고 떨어지는 빗방울에 매료된 아레스는 뜻밖의 각성으로 감정이란 게 생겨난다. 결국 자유의지로 발전해 자신을 소모품으로만 여긴 딜린저의 통제에서 벗어나 옳다고 믿는 길을 걷기 시작한다. 영속성 코드로 사적인 영리를 취하려는 딜린저에게 벗어나 기아, 질병 등 인류의 어려움을 해결하려는 이브를 만나 자유를 맛본다.
|
|
| ▲ 영화 <트론: 아레스> 스틸컷 |
|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그럼에도 <트론: 아레스>는 OTT가 아닌 극장에서 봐야 할 영화로는 손색없다. 엄청난 제작비를 쏟아부어 스펙터클한 비주얼을 선보인다. 눈이 아릴 정도로 눈부신 네온 스타일과 업그레이드된 사이버 펑크스타일로 비주얼 충격을 안긴다. 나인 인치 네일스가 만든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과 함께 <파이트 클럽> <소셜 네트워크>의 제프 크로넌웨스 촬영감독이 참여해 몰임감을 더한다.
잘 부각되지 않지만 할리우드 영화 최초로 한국인 여성 주인공이 등장한다. 이브 킴을 연기한 '그레타 리'는 셀린 송 감독의 <패스트 라이브즈>로 한국에 얼굴을 알렸다. 할리우드 업계의 중심에 선 한국계 아티스트로 지난 9월 15일 내한 해 성취감을 온몸으로 발산했다.
결국 <트론: 아레스>를 온전히 즐기고 싶다면 두 편을 함께 보는 게 필요하다. 전편의 레거시를 계승한 장면이 곳곳에 숨어 있다. 몰라도 상관없지만 아는 만큼 보이는 재미가 큰 영화다. 창조자 케빈 플린의 등장, 빛의 궤적이 보여주는 미적 쾌감, <아키라>를 오마주한 바이크(라이트 사이클)의 도심 질주 장면도 볼거리다. 엔딩 후 쿠키 영상이 있으며 이를 통해 후속편을 기대해 볼 수 있겠다. <트론> 시리즈의 OTT 스트리밍은 디즈니+에서 전편을 시청할 수 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조희대, 치외법권인가
-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 불출석, 국정 여론 흔들었나
- "뒤늦게 알았다" 농촌 곳곳에서 절규 쏟아져... 왜 이런 일이?
- [단독] 윤석열 정부, 4대강 보 개방 이유로 형사처벌 검토
- [단독] "우등생만 미리 봐"... 같은 문제 무더기 출제한 막장 고교
- 새로운 장관이 닳고 닳은 관료에게 포획되지 않으려면
- 백제문화제 '백제 복식 패션쇼'에 '중국 복식' 등장 논란
- "너무나 청빈, 집 한 칸 없이 생을 마감"... 교황도 훈장 수여
- [손병관의 뉴스프레소] 추미애, 국감장 퇴장하는 조희대 막아설까?
- 법무부, '검찰이 이미 항소한 여순사건'도 항소 포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