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전 끝내기패 트라우마, 2주 만에 지울 수 있을까...한화가 원하는 PO 상대는 SSG보다 삼성? [스춘 이슈분석]

[스포츠춘추]
1승 1패로 팽팽하게 맞선 SSG 랜더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준플레이오프.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플레이오프를 준비 중인 2위 한화 이글스는 과연 어느 팀이 올라오길 바랄까.
한화는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며 약 2주간의 휴식을 얻었다. 지난 9일과 10일엔 연천 미라클과 연습경기를 치르며 감각을 유지했다. 9일엔 16대 0으로 대승을 거뒀고, 10일에도 9대 0으로 크게 이겼다. 특히 10일엔 외국인 원투펀치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가 각각 4이닝씩 무실점으로 컨디션을 점검했다. 12, 13일에는 퓨처스리그 최강팀 상무 피닉스와 연습경기가 예정돼 있다.
기다리는 한화 입장에선 준플레이오프에서 어느 팀이 이겨서 올라올지가 중요하다. 물론 두 가지 시나리오를 모두 염두에 두고 준비해야 하지만, 기왕이면 조금이라도 편한 상대가 올라오길 내심 원할 터. 일단 정규시즌 성적만 봐선 두 팀 다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한화는 SSG와 8승 8패로 호각세를 이뤘고, 삼성과도 8승 8패로 팽팽했다.

하지만 실제 세 팀의 전력으로 상성을 따져보면, 오히려 SSG전이 까다롭고 삼성이 상대적으로 편한 상대일 수 있다. 삼성은 타격이 강점이다. 정규시즌 팀 홈런 161개 1위, OPS 0.780 1위를 기록했다. 한화는 OPS 0.730으로 5위, SSG는 0.706으로 8위에 그쳤다. 마운드는 정반대다. 팀 평균자책이 한화 3.55(1위), SSG 3.63(2위), 삼성 4.12(5위)다. 타선이 다소 약한 SSG는 마운드가 강점이다. 한화와 SSG는 어떤 면에서 팀 컬러가 비슷한 면이 있다.
한화는 코디 폰세-라이언 와이스-류현진-문동주로 이어지는 선발진이 강점이다. 선발 평균자책이 한화 3.51(1위), SSG 3.86(3위), 삼성 3.88(4위)다. 불펜은 30세이브 조병현과 30홀드 듀오 노경은-이로운, 20홀드 김민을 보유한 SSG가 압도적이다. 불펜 평균자책은 SSG 3.36(1위), 한화 3.63(2위), 삼성 4.48(5위)였다.
포스트시즌은 최고의 투수와 최고의 타자만 나오는 무대다. 패전처리 투수나 신인급 투수가 나올 상황은 거의 없다. 지는 경기에도 필승조 투수를 투입해서 끝까지 포기 안 하는 게 가을야구다. 한화 입장에서는 공격은 강하지만 마운드에 약점이 있는 삼성이, 타선은 좀 약해도 마운드가 강점인 SSG보다 상대하기 편하다. 삼성과 붙으면 한화의 강력한 선발진이 실점을 틀어막고, 삼성 마운드를 상대로 점수를 내는 그림이 가능하다. 반면 투수력이 비슷한 SSG와는 팽팽하고 까다로운 싸움이 예상된다.
정규시즌 마지막 맞대결이 남긴 충격의 잔상도 한화가 SSG를 상대하기 껄끄러운 이유다. 한화는 10월 1일 인천 SSG전에서 충격의 끝내기 역전패를 당했다. 9회말 2아웃까지 5대 2로 앞서가던 한화는 아웃 하나만 잡으면 같은 날 패한 1위 LG와 0.5경기 차로 따라붙을 수 있었다. 이틀 뒤 최종전(KT전)에서 이기면 공동 1위로 1위 결정전 성사 가능성이 열렸다.
하지만 마무리 김서현이 현원회에게 투런포를 맞고 5대 4로 추격을 허용했다. 이어 정준재의 볼넷, 신인 이율예의 끝내기 역전 2점 홈런이 터졌다. 한화는 5대 6으로 패배했다. 1위 기회는 날아갔고, 그대로 2위로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KBO리그 역사에 오래도록 남을 충격적인 경기가 됐다.

한편, 한화 입장에서는 준플레이오프 우천 연기도 나쁘지 않은 변수다. 2차전이 우천으로 10일에서 11일로 미뤄지면서, 시리즈가 5차전까지 가면 전체 일정이 하루씩 밀려 플레이오프가 18일에 열리게 됐다. 한화로서는 휴식일을 하루 더 얻게 된다.
4차전에서 끝나도 한화에게 나쁘지 않다. 이 경우 플레이오프는 원래 예정대로 17일에 열려 삼성-SSG 승자는 추가 휴식 없이 올라오게 된다. 삼성은 3차전 원태인, 4차전 아리엘 후라도 에이스 듀오를 소진하고 올라온다. SSG도 3차전 에이스 드류 앤더슨 등판이 예정돼 있어 플레이오프 1, 2차전에는 나오기 어렵다. 어느 팀이 올라와도 최고의 카드를 소진한 채 한화와 맞붙는다.
한화로서는 나쁘지 않은 시나리오다. 김경문 감독은 연습경기가 열리는 더그아웃에서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을지도 모른다. 만약 삼성이 업셋에 성공해서 플레이오프에 올라온다면 미소는 더 크게 번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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