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거물 트윗 하나에 들썩인 맨유...해명에도 '매각설' 끊이지 않는 이유는? "2027년 2월 기한 때문" [스춘 해축]

배지헌 기자 2025. 10. 11.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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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르키 알-셰이크 "매각 임박" 발언 후 해명
투르키 알셰이크(사진=투르키 알셰이크 SNS)

[스포츠춘추]

프리미어리그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매각설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고위 인사의 SNS 폭탄 발언으로 불거졌다. 본인이 하루 만에 해명에 나섰지만, 한 번 불붙은 의혹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사우디 왕실 고문이자 총합엔터테인먼트청(GEA) 의장인 투르키 알셰이크는 지난 9일(한국시간) 자신의 X(구 트위터) 계정에 "오늘 들은 최고의 뉴스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새로운 투자자에게 매각 거래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단계에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700만 팔로워를 거느린 그의 트윗 한 줄은 조회수 600만, 좋아요 1만2000개를 기록하며 전 세계를 술렁이게 만들었다. 알셰이크는 사우디에서 10월부터 3월까지 열리는 대규모 스포츠·문화 행사인 리야드 시즌을 총괄하며 세계적 스포츠 이벤트를 자국으로 끌어들이는 핵심 인물이다. 그의 발언은 곧 '사우디 머니의 맨유 인수'로 해석됐다.

하지만 다음 날 저녁, 알셰이크는 다시 X에 글을 올려 진화에 나섰다. "명확히 하자면, 그 투자자는 내가 아니며 사우디 출신도 아니다. 나는 그저 팬으로서 거래가 성사되길 바라는 것이다. 물론 성사되지 않을 수도 있다."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는 "맨유 내부는 알셰이크의 최초 트윗에 당황했다"고 전했다. 바로 직전 짐 래트클리프 INEOS 회장이 타임스 인터뷰에서 매각 의사가 전혀 없음을 밝혔기 때문이다.

래트클리프는 타임스가 제작한 '더 비즈니스' 팟캐스트에서 루벤 아모림 감독에 대한 신뢰를 재확인했다. "글레이저 가문이 아모림을 해고하라고 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게 답의 전부다"라고 잘라 말했다. 72세 영국 억만장자는 "우리는 현장에 있고, 그들은 대서양 건너편에 있다. 맨유처럼 크고 복잡한 클럽을 그 먼 거리에서 관리하는 건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아모림은 3년에 걸쳐 위대한 감독임을 증명해야 한다. 아스널의 미겔 아르테타를 봐라. 처음 2년은 비참했다"며 "매주마다 난리를 치는 기자들의 반응에 일희일비하며 운영할 순 없다"고 말했다. 글레이저 가문에 대해선 "나쁜 평판을 받지만 정말 좋은 사람들이고 클럽에 열정적"이라고 옹호했다.
아모림의 경기 후 인터뷰(사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SNS)

그런데도 매각설이 끊이지 않는 이유가 있다. 2027년 2월이라는 '마법의 기한' 때문이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래트클리프는 지난해 2월 주당 33달러(약 4만6000원)에 맨유 지분 29%를 사들이며 3억 달러(4200억원)를 투입했다. 대신 스포츠 운영권을 넘겨받았다. 글레이저 가문은 여전히 의결권 67.91%를 장악하고 있다.

문제는 계약서에 숨어 있는 '드래그-얼롱 권리'다. 이 조항은 글레이저 가문이 구단을 팔기로 결정하면 래트클리프도 의무적으로 따라 팔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시한이 있다. 2027년 2월까지는 래트클리프가 지불한 주당 33달러 이상을 보장받는다. 하지만 그 이후엔? 글레이저 가문이 더 싼 값에 팔아도 래트클리프는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한다. 수억 파운드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얘기다.

디 애슬레틱은 "글레이저 가문에게 2027년 2월 전 매각이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그때까지는 최소 주당 33달러를 받을 수 있어 구단 가치가 57억 달러(약 7조9800억원)로 책정된다. 2022년 첼시 매각가를 넘어 역대 최고가다. 하지만 잠재적 구매자 입장에선 "왜 지금 비싸게 사나. 18개월만 기다리면 더 싸게 살 수 있는데"라고 생각할 만하다. 현재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맨유 주가는 16달러다. 래트클리프가 지불한 가격의 절반도 안 된다.

그렇다면 누가 살까. 디 애슬레틱은 잠재적 인수자로 "대부분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곳은 중동"이라고 했다. 카타르 전 총리의 아들인 셰이크 자심 빈 하마드 알타니는 래트클리프와 동시에 100% 인수를 시도했다가 자금 출처를 제대로 입증하지 못해 좌절됐다. 하지만 카타르의 관심이 사라졌을 리 없다. 알셰이크는 사우디가 아니라고 했지만, 사우디와 맨유는 현재 리야드 시즌 친선경기를 논의 중이다. UAE 컨소시엄 관심설도 나돈다. 사모펀드 가능성도 있고, 세계 최고 부자인 일론 머스크가 과거 "맨유를 사겠다"고 농담을 던진 적도 있다.

재정 압박도 매각설에 불을 지핀다. 디 애슬레틱은 "맨유는 지난해 6월 말 기준 8억5150만 파운드(약 1조6250억원)의 대출금을 안고 있었고, 한 해 이자만 3000만 파운드(약 572억원)에 달했다"고 전했다. 지난 8월엔 프리미어리그 상금을 담보로 9000만 파운드(약 1717억원)를 미리 받는 거래까지 했다. 당장 쓸 돈이 부족하다는 방증이다.

알셰이크의 해명으로 매각설은 일단 잦아든 것처럼 보인다. 글레이저 가문도 "맨유는 매물이 아니다"고 일관되게 말해왔다. 하지만 2027년 2월이라는 기한은 다가오고 있다. 자본의 논리는 맨유에게 조기 매각을 속삭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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