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강남 집 팔아 2차전지 주식 샀다면…[취재수첩]
“지금은 부동산에 올인할 게 아니라 강남 집 팔아 2차전지에 투자할 때입니다.”
2년 4개월 전 ‘밧데리 아저씨’ 박순혁 작가가 한 언론 인터뷰에서 한 발언이다. 당시는 에코프로를 비롯한 2차전지 업체 주가가 일제히 치솟던 시기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도 없었고, 중국 업체가 지금처럼 시장을 장악하기 전이라 국내 2차전지 업종을 두고 장밋빛 전망이 쏟아졌다. 2차전지 광풍의 대표 주자 격인 에코프로는 수많은 개미를 등에 업고 2023년 1월부터 7월까지 10배 이상 주가가 급등했다. 박 작가는 2025년 에코프로 주가가 700만원에 이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자신의 저서에서 “K배터리 핵심 8종목을 2025년 말까지 절대 팔지 않겠다”는 약속도 내걸었다.
2년 뒤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국내 2차전지 업종은 2023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2년 넘게 내리막을 걷고 있다. 에코프로 주가는 6분의 1토막 수준으로 추락했다. 그 사이 중국 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한 탓에 반등을 꾀하기도 쉽지 않다. 당시 박 작가 얘기를 믿고 끝까지 2차전지주를 팔지 않은 투자자는 자산이 대폭 쪼그라들었을지 모른다. 박 작가 또한 저서에서 한 약속을 지키는 중이라면 손실이 만만치 않을 듯하다.
2년간 2차전지 주식을 보유한 개미를 생각하면 안타깝다. 하지만 이는 검증되지 않은 비제도권 고수의 한계를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2년 전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대립할 당시 제도권에선 ‘성립이 되지 않는 싸움’ 정도로 생각했다. 그때 박 작가 말대로 강남 집을 팔고 2차전지 주식을 샀다면 ‘헨리·니콜라’와 반대 성격의 상대적 박탈감을 경험했을 것이다.
아무리 재야 고수라도 이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더욱 책임감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 재야 고수를 추종하는 수많은 개미가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문지민 기자 moon.jimi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29호·추석합본호 (2025.10.01~10.1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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