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경관이 숨어 있다니! 기를 쓰고 찾아갈 만합니다
[백종인 기자]
|
|
| ▲ 하이라인 트레일에서 올라가 바라본 그린넬 호수 멀리 그린넬 빙하가 보이고 빙하에서 흘러 내려온 물로 채워진 옥빛 호수를 웅장한 산맥이 에워싸고 있다. |
| ⓒ 백종인 |
80km에 달하는 고잉-투-더-선로드는 글레이셔 공원을 동서로 연결하는 척추 같은 도로로 우리의 목적지는 도로의 가장 높은 지점인 해발 2025m에 자리 잡은 로건패스(Logan Pass)였다. 로건패스가 있는 곳은 물의 흐름이 대서양과 태평양으로 나뉘는, 즉 대륙을 동서로 분할하는 지점이다. 이곳에서 출발하는 하이라인(Highline) 트레일은 대륙 분할의 서쪽에서 출발하여 북으로 향하는 코스다.
숲길 사이로 살짝 보이는 거대한 맥도널드 호수(Lake McDonald)를 일단 무시하고 전진하니 구불구불했던 숲길이 절벽 길로 변하면서 더 꼬부라졌다.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답게 도로의 왼쪽은 하늘을 향해 절벽이 뻗어있고, 오른쪽은 절벽 아래와 위로 시야가 트이면서 녹색과 노란색이 어우러진 들판, 멀리 보이는 계곡의 글레이셔, 그리고 높은 산봉우리 절벽 사이로 글레이셔가 쏟아져 내리는 듯한 구름이 아침의 황홀감을 선사해 주고 있었다. 완전히 한 바퀴를 도는 듯한 루프(Loop)를 통과하며 10km 정도를 더 올라 우리의 목적지인 로건패스에 도착했다.
|
|
| ▲ 하이라인 트레일 초입에서 바라본 아침나절 공원의 모습 하이라인 트레일 초입에서 바라본 아침나절 글레이셔 공원의 모습 하이라인 트레일 입구에서 찍은 사진이지만 고잉-투-더-선로드를 올라오면서 본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
| ⓒ 백종인 |
|
|
| ▲ 하이라인 트레일을 걷다 뒤돌아 본 전경 차가운 구름이 걷히며 햇볕이 강해지고 있다. |
| ⓒ 백종인 |
|
|
| ▲ 하이라인 트레일의 절벽 구간 절벽 길은 폭이 1m가 넘어 오른쪽 암벽에 연결된 케이블이 과해 보일 정도였으나 고소공포증이 있거나 잘못되어 넘어진다면 무척 위험한 길이기도 하다. |
| ⓒ 백종인 |
실제로 올 8월 말 70대 여자가 절벽 아래로 떨어져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같은 절벽 길은 이후에도 잠깐씩 나타났으나, 다음 몇 km 구간에서는 작은 숲을 드나드는 오솔길이 나왔고 비탈진 야생화밭을 가로지르며 작은 폭포도 만났다.
|
|
| ▲ 비탈진 야생화밭 가을이라 야생화는 지고 없었으나 높은 산의 초원이 아름다웠다. |
| ⓒ 백종인 |
|
|
| ▲ 유일하게 만난 풀을 뜯고 있는 염소 실제로 마주친 야생 동물은 손가락 크기의 다람쥐와 멀리서 풀을 뜯고 있는 염소 정도였다. |
| ⓒ 백종인 |
4시간이 지나며 다리가 무거워질 무렵 드디어 그린넬 호수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이 나타났다. 위를 바라보니 갈 길이 한심해 보였다. 직각 삼각형의 경사면으로 보이는, 1km를 걸으면서 300m를 올라가야 하는 가파른 자갈길이었다.
|
|
| ▲ 그린넬 호수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 올라가다 찍은 사진으로 1km를 걸으면서 300m를 올라가야 하는 가파른 자갈길이다. |
| ⓒ 백종인 |
하이킹의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했으니 이제 긴 거리를 걸어 돌아갈 일만이 남은 셈이었다. 경사가 심한 하산 길 역시 만만하지는 않았으나 어찌 오르는 것에 비할 것인가? 생각보다 길고 오래 걸리겠다는 판단으로 어둡기 전에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쉬지 않고 열심히 걸어 나갔다.
그렇게 한 시간 이상, 아마도 5km 이상을 걸었던 거 같다. 잠깐 주저앉아 다리 쉼을 하고 있는데 사람 목소리가 들렸다. 되돌아가는 길에서는 이상하리만큼 아무도 만나지 않은 차에 너무도 반가운 목소리였다.
|
|
| ▲ 저무는 햇살이 비추는 루프까지 가는 길, 오후 6시 지루한 숲속 길이 끝나고 시야가 확 트인 산등성이 길에서 바라본 전경 |
| ⓒ 백종인 |
|
|
| ▲ 노랗게 물들어 가는 산야 지치고 초조한 가운데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가을 모습 |
| ⓒ 백종인 |
걸어야 할 길은 너무 길고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전망대로 올라갔던 지점을 지나고 그래닛 파크 샬레를 그대로 지나쳤다. 길은 계속 내리막길이었고 초조한 가운데 다리는 지쳐갔다. 지루한 숲속 길이 끝나고 시야가 확 트인 산등성이 길이 나왔다. 어느덧 저무는 햇살이 비추는 가운데 노랗게 물들어 가는 산야가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다.
|
|
| ▲ 루프 주차장으로 나오는 숲길 끝이 나지 않을 것 같았던 숲길이 끝나면 루프 주차장이다. 이 사진은 다음날 오후 5시 경 루프 트레일 입구를 찾아 찍은 사진이다. |
| ⓒ 백종인 |
12시간 만에 우리의 차로 돌아갔다. 30km를 훌쩍 넘는 산길을 10시간 넘게 걸었다. 발가락에 물집이 잡히고 피멍이 들었다. 그러나 하늘과 맞닿은 절벽 길, 얼굴이 노랗게 질리며 올라갔던 가파른 길, 대륙을 분할하는 꼭대기 전망대에서 느낀 성취감, 아름다운 빙하 호수, 지는 해에 눈이 부시던 노랗게 물든 들판, 우리를 살려준 고마운 여인, 그리고 넉넉한 품새로 도로 한복판을 어슬렁거렸던 블랙베어 등 지금 생각하면 마치 꿈을 꾼 것 같기만 하다.
덧붙이는 글 | 글레시어 국립공원은 7월과 8월이 성수기로 9월 이후는 많은 서비스가 중단됩니다. 그럼에도 Going-to-the-Sun Road는 서쪽에서 진입할 때 9월까지 예약을 해야 합니다. 여행 계획을 세우기 전 https://www.nps.gov/glac/index.htm을 반드시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그를 '빨갱이'로 몰기 위해 간첩 사건 둘을 대령했다
- 배우 김태리도 취미 삼은 '이것'... 장비빨은 금물, 이렇게 시작하세요
- 먹을 거 들고 우리집 찾은 옆집 할머니의 요청, 짠합니다
- 이토록 든든한 한상이 5천원... 그런데 곧 사라진답니다
- '워싱턴포스트 만평' 가장한 이재명 비판 이미지의 실체
- 김건희와 김예성의 첫 만남, 잘못 알려진 사실은 이것
- 법무부 '여순사건 항소 포기' 발표 하루만에 검찰은 항소장 제출
- 김성욱, 극적인 끝내기 홈런... SSG, 삼성 꺾고 준PO 승부 원점
- '보라색 리본' 받아 든 시민들... '검사 대통령' 시절과 달라진 거리
- 캄보디아 납치 한국인 4년 새 90배 폭증, 대사관은 신고 방법 안내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