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 브라질에 무너진 홍명보호 스리백, '중원-수비 간격·빌드업 불안' 여전히 문제점만 수두룩 [브라질전 대패]

김진혁 기자 2025. 10. 11.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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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홍명보호의 스리백이 세계적 강호를 상대로 전혀 통하지 않았다. 외려 스리백 사용 시점부터 우려된 여러 수비 문제에 대한 의문점만 짙어지고 있다.


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서 브라질에 0-5로 대패했다.


대표팀의 스리백이 강호를 상대로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여야 했다. 지난 7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부터 스리백을 갈고닦은 홍 감독이다. 고전적인 스리백 활용은 수비에 치중된 전형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러나 현대 축구에 들어서 스리백은 외려 공격적인 전형에 가깝다. 수비진 숫자를 하나 줄여 중원과 전방에 더 많은 선수를 포진하는 게 요지다. 수비 숫자가 하나 줄어든 만큼 수비 시 필드 플레이어의 전술적 움직임이 중요해진다. 일반적으로 공격적인 스리백을 운용할 시 최전방과 최후방 할 것 없이 강력한 전방 압박이 선행돼야 한다. 앞쪽에서부터 상대를 누르고 공을 탈취한 뒤 위협적인 공수 전환 상황을 이끄는 것이 주공격 루트다. 쉽게 말하면 '최고의 방어는 공격'이라는 의지로 운용해야 한다.


다만 홍 감독이 본격적으로 가동한 스리백은 앞서 설명한 운용 방식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 공격진과 중원이 전방 압박하는 만큼 수비진이 라인을 끌어올려 벌어지는 공간을 최소화해야 했지만, 지난 9월 미국과 멕시코전에서 이러한 모습을 찾기 어려웠다. 이에 상대의 전방 압박에 스리백이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었고 1승 1무라는 호성적에도 수비가 불안하다는 인식을 지울 수 없었다.


김민재(남자 축구대표팀). 서형권 기자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왼쪽부터), 이스테방 윌리앙, 호드리구(이상 브라질). 서형권 기자

10월까지 홍 감독은 이 숙제를 풀지 못하고 있다.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브라질 공격진은 대표팀의 허술한 스리백을 처참하게 공략했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호드리구 고이스, 마테우스 쿠냐 등 브라질 공격진은 공수 간격 문제로 펼쳐진 드넓은 우리 중원을 야생마처럼 뛰어다녔다. 경기 후반부로 갈수록 브라질은 압박의 강도를 높였고 이에 우리 수비진은 박스 안에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사실상 5-4-1 형태로 대부분 시간을 보낸 한국은 상대 압박을 정통으로 당하며 브라질의 수 차례 펀치를 그저 맞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다.


5번의 실점 장면도 스리백 운용 문제점과 엮였다. 전반전 내준 2골은 낮은 수비 라인으로 인해 상대의 패스 연계를 제대로 저지하지 못했다. 결국 전반 13분 브루누 기마랑이스의 공간 패스를 이스테방이 마무리했고 전반 41분에는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카세미루, 호드리구로 이어지는 연계 플레이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후반 3실점은 중원과 수비진의 간격 문제와 더불어 후방 빌드업 실수로 비롯됐다. 후반 2분 브라질의 강한 압박에 김민재가 패스 미스를 범했고 공을 탈취한 이스테방이 멀티골을 완성했다. 후반 4분 한국의 3-2 빌드업 상황에서 상호 간격이 넓다 보니 패스 거리가 길어졌고 어설픈 타이밍에 황인범에게 연결된 공을 기마랑이스가 달려들어 뺏어냈다. 이후 호드리구가 방점을 찍었다. 후반 32분에는 우리 공격 상황에서 공을 뺏은 브라질이 역습을 전개했는데 공수 애매한 간격으로 제대로 된 압박을 가하지 못했고 한 번의 패스로 뒷공간이 무너져 비니시우스에게 쐐기골을 내줬다.


김민재(오른쪽, 남자 축구대표팀). 서형권 기자

홍 감독의 스리백 시스템에서 공수 간격이 벌어지는 문제점은 적장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도 지적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안첼로티 감독은 "처음에 한국이 스리백을 세우면서 중간에서부터 압박을 세게 나갔는데 거기서 실수가 있었다. 이스테방이 벌려서 패스를 받아 수비 간격이 벌어지면서 어려움을 겪은 것 같다. 한국에 어려운 경기가 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홍 감독도 실점 장면에 대해 진단했다. 역시 압박의 타이밍과 강도의 문제였다. "오늘 경기 실점 장면에서는 축구에서 나오는 여러 장면이 나왔다. 우리 실수도 있었고, 상대가 잘한 것도 있었다. 마지막에는 역습까지 나왔다. 우리가 앞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라며 "팀으로서는 압박 타이밍과 강도가 잘되지 않았다. 앞으로 개선해 나가야 할 방향"이라고 말했다.


상대가 세계적 강호인 점을 감안 해야겠지만, 지난 9월과 동일한 문제점을 노출했다는 점은 비판받기 충분했다. 이제 대표팀 스리백의 다음 시험대는 오는 14일 파라과이전이다. 이날 경기마저 언급한 여러 수비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홍 감독의 스리백 채택은 월드컵을 10개월 남기고 더욱 거센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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