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치 최다 출전'에도 웃지 못한 손흥민, "난 아직 레전드 아냐… 해야 할 숙제 많다" [브라질전 대패]

김진혁 기자 2025. 10. 11.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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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남자 축구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손흥민이 한국 축구 최고의 대기록에도 웃지 못했다. 패배를 곱씹은 손흥민은 한국 최고의 레전드가 맞느냐는 질문에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고 답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서 브라질에 0-5로 대패했다.


손흥민이 한국 축구의 새역사를 썼다. 이날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A매치 137경기 출전하며 남자 축구 국가대표 A매치 역대 최다 출전 대기록을 작성했다. 종전 어깨를 나란히 했던 한국 축구의 전설 차범근, 홍명보(이상 136경기)를 넘어 단독 1위에 오른 손흥민은 여전히 대표팀 에이스로 군림 중이기에 앞으로 격차를 더 벌릴 전망이다.


손흥민과 한국 축구에 역사적인 순간이었지만, 이날 경기 결과는 흑역사였다. 세계적 강호인 브라질과 전력 차이를 실감한 대표팀은 전반 2골, 후반 3골을 실점하며 완패했다. 특히 북중미 월드컵을 겨냥해 준비 중인 홍 감독의 3-4-2-1 전형이 브라질 공격진에 완전히 공략당하며 여전한 숙제를 남겼다.


손흥민 역시 침묵했다. 63분을 소화한 손흥민은 경기 중 한 차례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손흥민은 최전방에 위치해 대표팀 전형 중 상대 골문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주로 움직였다. 그러나 손흥민에게 공을 배급할 후방 라인이 브라질 압박에 고전하며 손흥민에게 공 자체가 별로 투입되지 않았다. 고전한 손흥민은 후반 8분 오현규와 교체되며 경기를 일찌감치 마무리했다.


손흥민(남자 축구대표팀). 서형권 기자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만난 손흥민은 대패에 대한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주장으로서 경기력에 대한 일침보다는 고생한 동료들에게 격려의 말을 전했다. "결과만 본다면 분명히 안타깝다. 우리가 못했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경기를 뛰는 입장으로서 선수들이 경쟁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느꼈다. 주장으로서 팀원들한테 고맙다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분명히 실수로 인해 골을 먹은 건 분명히 개선해야 한다. 경기를 임하는 자세나 태도는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 이런 강팀들은 조그마한 실수를 하더라도 우리를 치명적으로 아프게 할 수 있다. 이날 경기가 좋은 본보기가 돼 앞으로 경기에서 좋은 예방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린 선수들을 향한 진심어린 충고도 이야기했다. "사실 저는 항상 경기를 지고 좋은 팀과 싸울 때 기가 죽고 내가 뭘 잘못했나라는 생각을 더 많이 했었던 것 같다. 선수들 대부분이 나이가 어린 만큼 브라질을 처음 상대하는 선수들이 많았고 또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기를 하는 선수들이 많았다. 기죽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손흥민. 대한축구협회 제공

결과는 처참한 대패였지만, 손흥민은 박수받기 충분했다. A매치 역대 최다 출전자가 된 손흥민은 명실상부 한국 축구의 레전드로 칭송받아도 이상하지 않다. 대기록에 대해 손흥민은 "경기 수를 채워 나가기 위해 건강해야 하고 항상 대표팀에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야 한다. 내가 잘해서 한 것보단 옆에서 도와준 선수들, 감독님들 덕분인 것 같다. 대표팀이 얼마나 소중한 자리인지 이야기해 준 것이 대표팀에 대한 내 마음을 더 간절하게 해줬고 오늘의 나를 만들어줬다고 생각한다. 모든 선배님, 감독님 그리고 진심으로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한국 축구 레전드 칭호는 아직 받기에 이르다고 밝혔다. "아직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표팀 옷을 입고 해야 할 숙제가 더 많다.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나중에 제가 대표팀을 떠나게 됐을 때 많은 분들이 레전드라고 말할 수 있게끔 하는 게 내 목표고 꿈이다. 앞으로 남은 선수 생활 최선을 다해 열심히 노력하겠다"라며 특유의 겸손한 모습도 보였다.


한편 손흥민의 절친이자 대표팀 동료인 이재성도 이날 대기록을 작성했다. 브라질전 선발 출전하며 A매치 100경기 출전을 의미하는 센추리 클럽에 가입하게 됐다. 손흥민은 "이재성 선수가 센츄리 클럽에 가입한 거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럴 자격이 있는 선수다. 팀과 나라를 위해 헌신적으로 열심히 하는 선수다. 가족들과 영광스러운 순간 추억으로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 경기장에서 같이 뛸 수 있는 친구여서 기쁘다. 앞으로도 더 많은 경기를 대표팀에서 뛰었으면 좋겠다"라며 축하의 말을 남겼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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