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접힌 회사도 부활시켰다…'접는 폰' 춘추전국시대 오나
모토로라의 부활과 애플의 도전. 이달 말 두 번 접는 스마트폰 ‘트라이폴드(Tri-fold)폰’을 공개할 삼성전자 앞에 놓인 과제다. 중국 레노버에 인수된 모토로라는 초저가 폴더블폰으로 화려하게 컴백했고, 애플도 내년에 첫 폴더블폰을 선보인다. 중국의 저가 공세와 애플의 프리미엄 아성이라는, 익숙한 구도가 폴더블폰 시장에서도 반복될지 관심이 쏠린다.
폴더블폰 시장 뒤흔든 모토로라…삼성 3위로 밀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 세계 폴더블폰 시장에서 모토로라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14%포인트(p) 급증한 28%로 전체 2위에 올랐다. 반면 삼성전자(21%→9%)는 3위로 내려앉았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선전이 두드러졌다. 폴더블폰 세계 1위(45%)인 화웨이가 수출 규제로 미국 판매가 막혀 있어, 삼성전자와 모토로라가 미국 폴더블폰 양강을 형성한 가운데, 모토로라는 ‘초저가’를 무기로 시장을 빨아들이고 있다.
전자업계에선 삼성전자가 개척한 폴더블폰 시장이 북미에서 대중화되는 과정에 모토로라의 저렴한 가격이 한몫 했다고 평가한다. 지난해 하반기 699달러에 출시된 모토로라 레이저50(북미판 레이저2024)은 같은 시기 출시된 갤럭시 Z플립6(1099달러)보다 36% 더 저렴했다. 모리스 클레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모토로라의 699달러 레이저 제품이 미국 시장 확대에 크게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의 10%를 차지하던 폴더블폰 시장은 올해 20%로 두 배 늘었다.

모토로라 초저가의 비결은 원가 절감에 있다. 부품 중 가장 비싼 ‘스마트폰의 두뇌’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로는 대만 미디어텍 제품을 탑재했는데, Z플립6의 퀄컴 칩셋보다 성능이 절반 수준이다. 램(RAM)도 Z플립6(12GB)보다 떨어지는 8GB를 적용했고, 디스플레이는 CSOT 등 중국 업체 제품을 썼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선 중국산 폴더블 디스플레이가 삼성디스플레이보다 20~30% 더 저렴한 것으로 본다.

성능 부족을 상쇄한 건 소비자 눈길을 사로잡은 디자인이다. 삼성전자가 Z플립7부터 적용한 카메라 주위 전체를 감싸는 전면 외부 디스플레이를 모토로라는 2년 전부터 선제적으로 도입한 게 대표적이다. 제품군도 기본(699달러)·플러스(999달러)·울트라(1299달러) 3종으로 다양화했다. 최근 유럽 주요 소비자 연맹(영국·이탈리아·포르투갈·벨기에) 평가에서 갤럭시 Z폴드7과 공동 1위에 오른 제품은 모토로라의 레이저60 울트라였다.
삼성 돌파구는 “브랜드 신뢰와 기술력”

애플도 내년 하반기 폴더블폰 출시를 앞두고 있어 시장 경쟁 구도는 한층 복잡해질 전망이다. 애플은 갤럭시 Z폴드 시리즈처럼 양옆으로 펼치는 폴더블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보급형 갤럭시 A시리즈는 중국 저가형 스마트폰보다 가격이 다소 높지만 여전히 글로벌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삼성전자의 브랜드 신뢰도가 높은 만큼 가성비 폴더블폰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미엄 시장에선 애플의 빈틈을 파고들 기술력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이주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초슬림 디자인을 보여준 Z폴드7이 미국에서도 흥행한 것처럼 삼성은 애플보다 앞서가는 기술력으로 완성도를 높인 폴더블폰으로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가람 기자 lee.garam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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