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면 달라진다...福 터지는 신혼·출산 [스페셜리포트]

정다운 매경이코노미 기자(jeongdw@mk.co.kr), 나건웅 매경이코노미 기자(wasabi@mk.co.kr) 2025. 10. 9.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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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광진구에 사는 직장인 김영진 씨(37·가명)는 지난해 평생 버킷리스트 중 하나를 달성했다. 신혼부부 특별공급 제도를 통해 서울 성북구 장위동 아파트 청약에 당첨되며 ‘서울 내집마련’ 꿈에 한 발짝 다가섰다. 그동안 무수히 청약 실패를 맛봤지만 결혼한 지 2년 만에 드디어 성공했다. 결혼 전 독신 세대주 시절 가점으로는 꿈도 못 꾸던 일이었다.

남은 대출 부담이 적지 않지만 최근 걱정을 한시름 놓게 됐다. 올 초 쌍둥이를 임신한 덕분에 신생아 특례대출과 다자녀 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김 씨는 “집 때문에 결혼과 임신을 계획한 건 아니지만 신혼부부와 육아를 돕는 각종 정부 지원이 늘어나다 보니 과거에 느꼈던 막막함이 조금은 사라졌고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결혼한 뒤 청약에 당첨됐다”는 글이나 서울에서 결혼 ○년 차 부부가 신혼희망타운 입주권을 따내 주변 사람들의 부러움을 샀다는 소식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내집마련을 문의하는 글에는 “가장 빠른 방법은 결혼 후 출산”이라는 조언 글도 달린다.

혼자 사는 1인 가구, 비혼(非婚)이 보편화된 ‘나혼산 시대’에도 불구하고 ‘결혼 메리트’가 재조명되는 모습이다. 단순한 인식 전환 때문만은 아니다. 정부와 지자체가 저출생 문제 해결 일환으로 신혼부부와 출산 가구를 겨냥한 각종 혜택을 쏟아내고 있어서다.

덕분인지 지난해까지 가파르게 줄던 혼인 건수와 합계출산율은 올해 들어 소폭 반등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전년보다 2만9000건 늘어난 22만2000건으로, 2019년 이후 5년 만에 가장 많았다. 올 1~7월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 늘어난 남녀 13만8267쌍이 혼인신고를 했다. 결혼이 늘며 출생아 수가 13개월째 증가세다. 올 들어 7월까지 누계 출생아 수는 14만780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 늘었다. 증가율로만 보면 역대 최고다. 정책 효과가 짧은 시간에 수치로 나타나기 어려운데, 적어도 결혼과 출산을 미루던 부부에게 제도적 ‘당근’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정보가 너무 많아 어디서 어떻게 확인해야 할지 헷갈린다는 점이다. 주거·금융·세제·출산·양육 등 분야별로 흩어져 있는 혜택을 정리해봤다.

1. 주거 혜택

결혼·출산하면 청약 혜택 꽃길

신혼부부가 가장 먼저 체감하는 제도는 청약이다. 결혼 여부는 청약 당락에 결정적 변수가 된다. 마침 올 3월 31일부터 주택 공급에 관한 규칙과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규칙 개정안이 시행 중이다. 개정안엔 신혼부부·출산가구의 기회를 넓히는 내용이 여럿 반영됐다.

우선 신혼부부 특별공급이 확대됐다. 민영주택 전용 85㎡ 이하 분양 물량의 23%까지 신혼부부 몫으로 나온다. 이전보다 5%포인트 늘었다. 국민주택과 공공주택의 비율은 이전과 같이 각각 30%, 10~15% 이내로 유지된다.

신생아가 있는 가구는 청약 당첨 기회가 더 높아졌다. 입주자 모집 공고일을 기준으로 2년 내 태어난 자녀(임신·입양 포함)가 있으면 지원할 수 있는 신생아 우선 공급 물량은 15% → 25%, 신생아 일반 공급 물량은 5% → 10%로 늘어났다. 대신, 국민주택이나 공공주택의 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은 그대로에 국민주택은 30%, 공공주택은 10~15% 내에 물량을 배정한다.

공공분양 중 일반공급에도 신생아 우선 공급이 도입됐다. 전체 공공분양 공급 물량의 최대 50% 신생아 우선 공급으로 배정한다. 여기서 맞벌이 가구의 소득 기준이 완화됐다. 전용 60㎡ 이하 공공분양 일반공급의 경우 외벌이·맞벌이 여부에 따라 월평균 소득 요건에 맞춰 청약 자격을 주는데, 여기서 맞벌이 가구의 소득 기준이 완화됐다. 기존에는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100%였지만 가점제는 최대 140%까지, 추첨제는 최대 200%(올해 기준 1440만원)까지 완화됐다.

신혼부부가 특별공급에 지원하기 위해 갖춰야 하는 무주택 요건은 완화됐다. 과거에는 혼인을 신고한 날부터 입주자 모집 공고가 난 때까지 계속 무주택 상태를 유지해야 했다. 이제는 모집 공고일 기준으로만 소유한 집이 없으면 된다. 배우자가 결혼 뒤 집을 갖고 있었더라도 공고일 전에만 처분하면 청약이 가능하다. 무주택 기간이 길지 않아도 ‘신혼’ 조건만 갖추면 당첨 가능성이 높아지는 셈이다. 대신 모집 공고일 기준 혼인 기간이 7년 이내이고,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140%(맞벌이는 160%) 이하거나, 이를 초과하더라도 세대원이 소유한 부동산 가액 합계가 약 3억2500만원(2025년 기준,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재산 금액의 하한과 상한의 산술평균) 이하인 경우에 해당돼야 한다.

공공임대주택 우선 입주 혜택도 빼놓을 수 없다. 서울시·경기도 등 지자체는 신혼부부 매입임대, 전세임대, 행복주택 공급을 늘리고 있다. 보증금과 임대료 부담이 크게 줄어 초기 자금 마련이 어려운 부부에게 실질적 도움을 준다.

[정다운 기자 jeong.dawoon@mk.co.kr, 나건웅 기자 na.kunwoong@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29호·추석합본호 (2025.10.01~10.1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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