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하우스의 귀환...럭셔리 한옥 호텔 [스페셜리포트]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계곡과 굽이도는 동강 풍경을 즐기며 25분쯤 차를 몰고 나니 한적한 산골 속 한옥호텔 자태가 눈앞에 펼쳐졌다. 검푸른 기와와 웅장하게 뻗은 목재 기둥, 마치 종묘나 경복궁 같은 문화재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호텔 내부 14개 객실로 구성된 1층 목조 건물로 들어서자 진하고 상쾌한 나무향이 온몸을 덮쳤다. 외부보다 더 아름다운 풍경이 내부에서 완성됐다. 전통 한옥 창 너머 강원 10경인 선돌 바위와 병풍처럼 펼쳐진 산자락이 한눈에 들어왔다. 기와집 지붕선과 담벼락, 쭉쭉 뻗어 있는 소나무와 경회루를 연상시키는 실외 수영장이 마치 액자 속 산수화를 꺼내놓은 듯했다. 긴 회랑 위로 쏟아져 내리는 햇살은 나무 바닥 결을 따라 부드럽게 퍼졌다. 호텔을 나와 독채로 향하는 산책로를 걸을 때는 마치 한옥마을이나 옛 서원을 거니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눈이 번쩍 뜨일 만한 인테리어나 독특한 실내 소품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두터운 목재 기둥과 서까래가 주는 힘 그 자체만으로도 ‘화려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간 한옥에서 볼 수 없던 높은 층고와 개방감, 깔끔한 서양식 화장실과 침대·테이블 같은 입식 가구는 의외성을 더했다. 실내 수영장, 대형 목재와 대리석으로 만든 아일랜드 식탁, 최고급 스피커를 장착한 음향시설까지. 전통 미학에 현대의 편리함이 고루 가미돼 있는데, 둘이 충돌하지 않고 오히려 자연스레 조화를 이뤘다.
조남희 더한옥헤리티지 호텔운영 부문 부사장은 “기존 한옥이 보여주지 못했던 매력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 전통에 현대 감각을 더했고 낯설게 느껴질 만큼 거대한 규모와 익숙치 않은 비례감을 구현했다”며 “단순 숙박을 넘어 다양한 전통 문화 체험을 아우르는 한국형 플랫폼이 목표”라고 말했다.
‘K-썸띵(K-something)’ 열풍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요즘이다. K-팝, K-드라마, K-푸드, K-뷰티를 넘어 온갖 한국 문화와 제품에 세계인의 관심이 쏠리는 중이다.
최근엔 한옥, ‘K-하우스’도 어느덧 K열풍 반열에 합류하는 모습이다. 요즘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한옥 숙박’은 새로운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다. 대세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비롯해 여러 인기 K드라마에 등장하는 궁궐과 기와집을 직접 보고 또 경험해보고 싶은 수요다.
외국인뿐 아니라 국내 관광객과 트렌드에 밝은 젊은 세대 사이에도 한옥이 역수출되는 중이다. 오래된 한옥이 주는 불편함을 현대 건축 기술로 재해석한 ‘럭셔리 한옥 스테이’ 브랜드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고택에서 명상을 통해 힐링하는 웰니스 프로그램도 20대 여성 중심으로 인기를 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29호·추석합본호 (2025.10.01~10.1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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