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 길어지나…2세대 하이브리드 ‘EREV’ 부상

배준희 매경이코노미 기자(bjh0413@mk.co.kr) 2025. 10. 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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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완성차, EREV 속속 합류
현대차, 2027년 EREV SUV 출시
[AP = 연합뉴스]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Extended Range Electric Vehicle)’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배터리 주행거리가 부족할 경우 소형 가솔린 엔진을 구동해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순수 전기차(EV) 최대 약점인 ‘주행거리 불안’을 해소하면서 모터 구동이라는 전기차 장점을 유지한 게 특징이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미국 뉴욕에서 열린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2027년 출시할 EREV 모델의 구체적인 목표를 공개했다. 동급 전기차 대비 배터리 용량을 절반 수준으로 줄여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600마일(약 970km) 이상 주행거리를 구현하겠다는 목표다. 이는 기존 현대차 전기차 평균 주행거리(500km 내외) 대비 두 배 가까운 성능이다.

현대차는 싼타페급 SUV에 EREV 시스템을 탑재하는 것을 시작으로, 미국·유럽 시장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배터리 원가 비중을 낮춰 수익성을 높이는 동시에 전기차 보조금 축소 국면에서 소비자 선택지를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EREV에 대한 관심은 현대차에 국한되지 않는다. 스웨덴 볼보는 “미국 시장을 겨냥한 EREV를 개발 중”이라며 이를 ‘2세대 하이브리드’로 규정했다. 독일 폭스바겐그룹은 2027년 SUV와 픽업트럭에, 스텔란티스는 내년에 픽업트럭에 EREV 시스템을 적용할 예정이다.

EREV 개념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 2010년 GM(제너럴모터스)이 소형차 ‘볼트’에 처음 적용했지만, 당시에는 시장 반응이 미지근했다. 이 기술을 재점화시킨 것은 중국이다. 리오토(Li Auto)는 2019년부터 EREV를 내놓으며 시장을 선도했다. 준대형 SUV L7 모델은 총주행거리 1287km를 구현해 화제를 모았다. 샤오미 역시 EREV 기반 대형 SUV를 개발 중이다.

EREV 확산은 전기차 전환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둔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게 완성차 업계 진단이다. 글로벌 주요 완성차 기업은 전기차 생산을 축소하거나 일부 모델 판매를 중단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독일 내 전기차 공장 두 곳의 가동을 10월부터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미국 테네시주 공장에서도 ID.4 생산을 멈출 예정이다. 일본 닛산도 전기 SUV ‘아리야’를 2026년형 모델부터 미국에서 판매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순수 전기차는 원가의 30~40%를 차지하는 고가 배터리 의존도가 높다. EREV는 배터리 용량을 절반 수준으로 줄여도 장거리 주행이 가능해 비용 부담을 크게 낮출 수 있다”며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가는 전환 과정에서 ‘징검다리’로 EREV가 자리매김할 것”이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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