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총리 뽑는 ‘운명의 날’…선두 고이즈미냐 다카이치·하야시냐

차기 일본 총리를 정하는 사실상의 결승 무대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가 4일 치러진다. 5명의 후보 중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44) 농림수산상이 앞선 가운데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64) 전 경제안보상과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64) 관방장관이 추격하는 구도다.
총재 선거는 4일 오후 1시에 시작된다. 당 소속 의원(295명)에게 각 1표, 당원·당우 투표 결과를 295표로 환산해 합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총 590표 중 과반을 얻으면 곧바로 당선돼 총재로 선출된다.
하지만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결선 투표를 벌인다. 결선에선 의원 295명이 다시 투표하고, 당원·당우 표는 이미 집계된 결과를 47개 광역지방자치단체(도도부현)별로 나눠 각 지역 1위 득표자에게 1표씩(총 47표) 배분한다. 결선에선 의원 표의 비중이 당원·당우 표보다 6배 이상 커진다. 더구나 1차 투표 결과로 표를 배분하는 당원·당우 투표는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작다. 결국 의원 마음을 얻는 것이 당락을 좌우할 결정타인 셈이다.

3일까지 치러진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일본 언론 예측을 종합하면 5명의 후보는 ‘1강 2중 2약’ 구도다. 고이즈미·다카이치·하야시가 3파전을 벌이고, 고바야시 다카유키(小林鷹之·51) 전 경제안보담당상과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70) 전 자민당 간사장은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채 선거를 마칠 것으로 보인다.
의원표에선 대체로 고이즈미·하야시·다카이치 순이다. 고이즈미는 70~80여 명, 하야시는 40~60명, 다카이치는 30~40명을 확보한 것으로 조사됐다. 결정을 하지 않았거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의원이 아직 50~60명 정도라 판세는 유동적이다.
당원표에선 다카이치와 고이즈미가 선두 경쟁 중이다. 마이니치신문은 고이즈미와 다카이치가 각각 전체의 30% 내외 지지를 확보하고 하야시는 약 20%의 지지를 모으고 있다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고이즈미가 33%, 다카이치가 28%, 하야시가 20%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NHK는 다카이치가 다소 앞서고 있으며, 고이즈미와 하야시가 그 뒤를 쫓는 형국이라고 보도했다.

세 후보 모두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지 못하고 2명이 결선 투표를 벌일거란 전망이 유력하다. 1위는 의원표와 당원표를 더할 경우 고이즈미가 차지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 고이즈미는 ‘표 지키기’를 위해 방어적인 선거 유세를 벌여왔다. 특히 선거를 얼마 남기지 않은 지난 1~2일 농림수산상 자격으로 필리핀 출장에 나서며 선거보다 공무를 우선시하는 각료 이미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관건은 2위다. 현재로썬 다카이치의 결선행 가능성이 높지만, 맹추격중인 하야시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강경 보수 성향으로 당원 인기가 높은 다카이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이끌었던 파벌인 ‘옛 아베파’ 일부의 지지도 받고 있다. 하지만 의원 표에선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작기에 결선 투표에서 불리할 수 있다.

오히려 ‘다크호스’로 분류됐던 하야시가 토론회 등에서 보인 안정감 있는 모습 속에 지지 의원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고이즈미 측도 하야시가 2위로 올라올 경우를 경계하고 있다. TV아사히는 “3위 이하 후보의 지지표가 하야시에게 결집돼 역전될 가능성이 있다는 목소리가 고이즈미 캠프 주변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당내에서 유일하게 남은 파벌을 이끄는 아소 다로(麻生太郞·85) 전 총리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아소 전 총리는 지지 후보를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으나, 결선 투표에서는 특정 후보에게 표를 주도록 소속 의원들에게 지시할 수 있다. 다카이치는 지난달 30일 아소 전 총리와 면담했고, 고이즈미도 아소 전 총리 처남인 스즈키 슌이치 자민당 총무회장을 요직에 기용하겠다는 의사를 아소 전 총리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당은 1차 투표 결과는 4일 오후 2시 10분쯤, 결선 투표가 치러질 경우에 결과는 오후 3시 20분쯤 밝혀질 것으로 전망했다. 새로 선출된 자민당 총재는 오는 15일 실시될 것으로 전망되는 총리 지명 선거를 거쳐 일본 총리에 취임한다. 일본 언론은 국회가 여소야대 구도이긴 하지만, 야권이 분열한 상황이라 단일 후보를 내지 못해 제1당인 자민당 총재가 총리 지명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하고 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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