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로당에 안마의자까지, 시의회 제동 걸자 "어르신 존엄 건드냐"는 도의원
[심규상 대전충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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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철수 충남도의원 |
| ⓒ 이철수 충남도의원 |
해당 의원은 지역구 경로당 20여 곳과 관련해 각각 평균 3천만 원의 사업비를 올해 본예산에 배정했으며, 올 하반기 추경예산에도 나머지 지역구 경로당 18곳에 기능보강과 물품 구입비로 각각 3천만 원씩을 일괄 책정(1억 2천여만 원)했다. 이에 대해 당진시의회가 일부 예산을 삭감 조치하자, 해당 의원은 "시의원들이 어르신들의 존엄을 건드릴 수 있느냐"며 반발했다.
도의원 재량사업비는 지역 민원 해결 명목으로 지방 의원이 직접 편성해 집행부(도청)에 요구하며, 의원별로 일정액이 배정돼 '쌈짓돈'처럼 사용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충남도의회와 충남도는 의원 재량비에 '지역 현장 밀착형 건의사업'이라는 명칭을 붙였다.
재량사업비로 선거구 경로당 수리해주고 물건 구매
<오마이뉴스>가 2025년도 충남도·당진시 본예산 자료와 올해 2차 추경 예산안을 입수해 분석·취재한 결과, 이철수 충남도의원(의회운영위원장, 국민의힘)은 올해 본예산을 통해 자신의 선거구 23곳의 경로당에 기능 보강(개보수 및 리모델링)을 이유로 적게는 2500만 원, 많게는 3500만 원을 각각 배정했다. 전체 사업비는 6억 8천여만 원(도비·시비 포함)인데 경로당 사업의 경우 시비 매칭 비율이 70%에 이른다. 이 의원은 당진시 제1선거구(합덕읍, 대호지면, 정미면, 면천면, 순성면, 우강면, 당진2동)가 관할 구역이다.
구체적 항목을 보면 23곳 모든 경로당마다 개보수 및 리모델링 공사비를 책정했다. 사업비의 일부를 경로당 물품 구입에 배정한 곳(분회 포함 16곳, 1억 8500만 원)도 많다.
A 경로당에는 김치냉장고, 전기 밥솥, 소파용 탁자, 회의용 의자를 구입하는 데 5백만 원을 줬다. B 경로당 분회 13곳에는 노래방 기계, 식탁, 마사지기, 컴퓨터 세트, 김치냉장고 등 3천만 원 상당의 물품 구입비를 배치했다. C 경로당과 D 경로당에는 냉난방기, 책상, 안마의자 등을 교체하는 데 각각 5백만 원 정도 배정했다. 공기청정기, 정수기 등의 구입비를 준 경로당도 있다. 한 경로당의 본회와 분회에는 소파 11개 등의 구입비로 1천만 원을 책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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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년도 충청남도 본예산 중 이철수 충남도의원의 도의원 재랑사업비 관련 항목 |
| ⓒ 심규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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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년도 충청남도 추가경정예산안 중 이철수 충남도의원의 도의원 재랑사업비 관련 항목 |
| ⓒ 심규상 |
하지만 당진시의회는 지난 1일 추경예산안 심의에서 이 의원의 경로당 추가 지원(경로당 기능 보강 및 물품 구입 사업)에 제동을 걸었다. 시의회는 이 의원의 경로당 개보수 및 리모델링 사업비 3억 4000여만 원과 경로당 물품 구입비 1900여만 원 등 시비 부담금 3억 6400여만 원을 '타당성 부족'을 이유로 삭감했다.
당진시의회는 또한 이 의원이 도의원 재량사업비를 통해 배정한 당진미술협회의 '찾아가는 전시회', 당진시 시 낭송가 협회의 '가을의 밤' 시 낭송, '어르신 행복 나눔 한마음 축제', '당진시민과 함께하는 어울림 한마당' 등의 사업비 중 시비 부담분 7100만 원을 같은 이유로 제외했다.
이철수 도의원 "경로당 애로사항 청취해 예산 반영한 것"
시의회에서 도의원 재량사업비 지출에 제동을 건 것은 충남 전체 시군을 포함해 보기 드문 일이다.
당진시의회의 한 의원은 "이 도의원이 배정한 경로당 개보수 및 물품 구입비와 여러 문화 행사비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 결과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당진시의회 본회의에서도 추경 예산안 삭감안에 전체 의원 중 2명만이 반대 의견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예산을 세우기 전 모든 경로당을 돌며 애로사항을 청취해 예산을 반영한 것"이라면서 "선심성 또는 타당성 부족이라는 이유로 추경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어르신들이 오랫동안 손대지 않은 벽지나 오래된 싱크대, 고장 난 냉장고 등을 교체하고 필요 물품을 마련해 달라고 해 어렵게 예산을 쪼개 기능 보강과 물품 구입 예산을 세운 것"이라면서 "어떻게 시의원들이 어르신들의 (기본 복지를 위한 예산을 삭감함으로써) 존엄을 건드릴 수 있느냐"며 거듭 불쾌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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