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프롬프트 돼야”...김난도 교수의 ‘AI 시대에 살아남는 법’

박수호 매경이코노미 기자(suhoz@mk.co.kr) 2025. 10. 2.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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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지식전파사’에 출연한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 (사진=지식전파사)
“2026년 세상을 뒤집을 트렌드는 단연코 ‘AI’입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AI 시대일수록 인간 고유의 역량, 특히 ‘아날로그적 지혜’가 개인과 조직의 성패를 가를 것입니다.”

서울대 소비자학과 김난도 교수는 최근 매경미디어그룹 AI 전문 유튜브 채널 ‘지식전파사’에 출연해 AI가 가져올 거대한 변화 속에서 인간과 조직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AI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호모 프롬프트(Homo Promptus)’의 개념을 넘어, 비판적 사고와 깊이 있는 통찰로 AI를 지배하는 새로운 리더십과 조직의 미래상을 제시했다.

AI 지배할 ‘호모 프롬프트’…3대 역량 갖춰야
김 교수는 AI 시대의 핵심 인재상으로 ‘호모 프롬프트’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는 단순히 AI에 명령어를 잘 입력하는 것을 넘어, AI에 휘둘리지 않고 주체적으로 AI를 활용하는 인간을 의미한다. 그는 AI를 “아래 것”으로 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하며, 이는 AI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통제하에 두는 비판적 관점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유튜브 채널 ‘지식전파사’에 출연한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 (사진=지식전파사)
진정한 ‘호모 프롬프트’가 되기 위한 역량으로는 크게 세 가지를 꼽았다. 먼저 ‘AI 리터러시’다. 이는 최신 AI 기술을 겉핥기식으로 쫓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는 일의 본질’을 이해하고 AI를 어떻게 활용해 효율을 높일지 고민하는 능력이다. 그는 AI가 만든 파워포인트는 핵심을 짚지 못하고, 논문 요약은 번뜩이는 ‘인사이트’를 모두 거세해버릴 위험이 있다고 지적하며 AI의 결과물을 맹신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여기에 더해 AI에 제대로 된 질문을 던지기 위한 ‘깊이 있는 전문 지식’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얕은 지식은 AI가 모두 대체할 수 있기에 AI가 도달할 수 없는 깊이를 갖추는 것이 인간의 핵심 경쟁력이 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조직 안에서는 앞선 두 가지 역량에 더해 동료와 소통하고 설득하는 ‘인간적인 역량’이 결정적인 차이를 만든다고 짚었다. AI가 아무리 뛰어난 결과물을 내놓아도 그것을 조직 내에 적용하고 소통하는 것은 결국 사람의 몫이기 때문이라는 부연이다.

조직은 피자처럼, 리더는 선수처럼
김 교수는 또한 AI 시대 조직 구조가 전통적인 피라미드 형태에서 완전히 벗어나 ‘피자 파이’처럼 수평적인 모델로 바뀔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는 사장부터 신입사원까지 모두가 동등한 판 위에서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구조다. 이러한 변화가 필연적인 이유는 바로 ‘속도’ 때문이다. 급변하는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층층시하 결재 라인을 거치는 의사결정 구조로는 생존할 수 없다. AI와 협업 툴이 과거 중간 관리자의 역할을 상당 부분 대체하면서, 실무자가 직접 의사결정을 내리고 신속하게 실행하는 ‘납작한 조직’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얘기다.
유튜브 채널 ‘지식전파사’에 출연한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 (사진=지식전파사)
조직 구조 변화는 리더의 역할을 근본적으로 바꾼다. 과거처럼 관리와 조정에만 머무는 리더는 설 자리를 잃어버린다. 대신 AI의 도움을 받아 직접 실무를 처리하는 ‘손에 흙을 묻히는 리더’가 각광받을 것이다. 김 교수는 최근 젊은 직장인 사이에서 나타나는 승진 거부 현상(‘언보싱 트렌드’) 역시, 단순히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관리자가 되어 실무 경쟁력을 잃고 싶지 않다는 욕망의 표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궁극적으로 AI 시대 리더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은 ‘비판적 사고’다. AI가 내놓은 그럴듯한 거짓말(할루시네이션)을 가려내고, 데이터 너머의 진정한 의미를 꿰뚫어 보는 지혜가 리더십의 핵심이 된다.
AI 시대의 역설…‘아날로그 경험’이 진짜 경쟁력
그렇다면 비판적 사고와 통찰력은 어떻게 기를 수 있을까? 김 교수는 그 답이 ‘아날로그 경험’에 있다고 역설했다. 모두가 디지털과 AI에 익숙해진 시대에는 오히려 누가 더 깊이 있는 아날로그 역량을 갖추었는지가 새로운 격차, 즉 ‘아날로그 디바이드(Analog Divide)’를 만들어낸다는 것. 그는 영화 ‘기생충’을 예로 들며, 가난한 아이들이 와이파이를 찾아 헤매는 동안 부잣집 아이는 마당에서 인디언 텐트를 치고 노는 장면이야말로 ‘아날로그 디바이드’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책의 원전을 직접 읽고, 사람들과 만나 대화하고, 압도적인 자연이나 예술 작품 앞에서 ‘경외(awe)’를 느끼는 경험이 AI는 줄 수 없는 겸손과 성장의 자극을 준다는 것이다.

김난도 교수가 최근 매경미디어그룹 AI 전문 유튜브 채널 ‘지식전파사’에 출연해 밝힌 내용은 AI 기술의 발전이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에게 더 깊이 있는 인간성을 요구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AI라는 강력한 도구를 ‘아래 것’으로 부릴 수 있는 지혜와 통찰, 그 답은 결국 우리 안의 가장 ‘아날로그’적인 부분에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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