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검사 기계적 상소” 발언 하루 만에 與 ‘상고제한법’ 발의

강보현 2025. 10. 2. 15:1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검사의 기계적 상소(上訴·하급심에 불복해 상급 법원에 재심리를 요구하는 것) 관행을 공개 비판한 뒤 하루 만에 더불어민주당에서 검사의 상고(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소)를 제한하는 법안이 나왔다.

이정문 민주당 의원은 지난 1일 검사가 1심 재판부의 무죄나 면소(免訴·유무죄 판단 없이 소송 종결) 또는 공소기각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는데도 항소심 재판부가 이를 기각할 경우 대법원에 상고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371조의2 신설)을 대표발의했다. 1심과 2심의 판단이 같으면 상고하지 말라는 취지다. 현행법은 상고에 어떠한 제한도 두고 있지 않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 발대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 연합뉴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게 “검사들이 되지 않는 것을 기소하고, 무죄가 나면 면책하려고 항소·상고하면서 국민에게 고통을 준다”며 “왜 방치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정 장관은 “명백한 법리 관계를 다투는 경우나 아주 중대하고 예외적인 상황을 빼고는 항소나 상고를 금지하도록 형사소송법을 개정해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정 장관으로부터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사건이 2심과 3심에서 유죄로 뒤집히는 경우가 각각 전체의 5.0%와 1.7%라는 보고를 받고는 “98.3%는 무죄를 받기 위해 돈을 들이고 고통받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일단 이정문 의원안이 지도부나 정책위와 사전 논의되지 않은 개인 입법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무조건 상고를 제한하자는 게 아니라 특정 요건이 충족됐을 때 제한하는 것이라 합리적인 면이 있다”며 “향후 논의 과정에서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44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법으로 상고를 제한하는 것 자체가 3심제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일 통화에서 “검사가 자기 판단 아래 포기할 수 있는데도 입법부가 하지 말라고 결정하는 것은 완전한 가해자 관점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문제가 있다”며 “검사는 개인이 아니라 범죄 피해자를 대신해 법정에 서 있는 것이다. 검사를 통해 끝까지 구제를 받아야 하는 피해자들은 왜 고려하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SBS라디오에서 “(단 5.0%와 1.7%여도) 판결이 바뀐다면 2심이나 3심의 역할은 분명히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천동설’을 위해 1심에서 끝내자는 얘기와 재판소원(재판 결과에 대해 헌법소원) 도입해서 4심까지 가자는 얘기가 난무하고 있다”며 “시스템이 이렇게 망가지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