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총재 이창용의 직설 화법…채권 시장 15배 움직인 영향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입’이 채권시장을 최대 15배 움직이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명확하고 직설적인 화법이 기준금리 못지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일 한국은행 학술지 ‘경제분석’에 발표된 논문(‘한국은행 총재의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분석’)의 내용이다. 서울대 로스쿨 유각준 교수, 성균관대 조두연 교수가 2008년 8월부터 2023년 7월까지 한은 총재의 기자간담회(총 154차례)를 분석했다. 한은 총재 발언의 파장을 정밀하게 계량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기준금리 발표 직후 40분 동안 ▶기자간담회 진행 중 ▶기자간담회 일주일 전(평시) 등 세 가지 시점의 주식·채권·외환시장의 변화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채권시장이 한은 총재의 발언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다. 국고채 3년물 선물의 변동성은 기준금리 발표 직후 평균 0.381, 기자간담회 중 0.318로 집계됐다. 평상시(0.040)보다 7.5배 이상 컸다.
이성태(2006~2010년)·이주열(2014~2022년)·이창용(2022년~현재) 총재 시절엔 간담회 도중 채권시장 변동성이 평상시보다 7~15배 이상 확대됐다. 김중수(2010~2014년) 총재 시절엔 약 4.2배 수준이었다. 연구팀은 “기준금리 수준 자체보다는 한은의 경기 판단이나 향후 정책 기조를 둘러싼 시장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상황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기업 실적이나 해외 요인 등 복잡한 변수에 좌우되는 주식과 환율은 채권시장만큼 즉각적으로 반응하지는 않았다.
특히 이창용 총재는 다른 총재들과 비교해 간담회 도중에 변동성이 더 커졌고, 발언이 시장에 미치는 상관관계도 통계적으로 뚜렷했다. 실제 2022년 10월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을 때 인상 결정 직후 시장의 움직임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이 총재의 간담회 도중 “0.25%포인트 인상 소수 의견이 두 명 나왔다”는 언급에, 국고채 선물 가격이 0.2%포인트 이상 큰 폭으로 올랐다(금리는 하락).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조가 예상보다 완화적이라는 인식이 시장에 퍼지면서다.
연구팀은 “이전 총재들과 달리, 이 총재의 명확하고 직설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시장의 민감한 반응을 유도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취임 초기 금리 인상(긴축)에 나섰다가, 최근에 인하 기조로 조절하며 내리고 있어 시장의 주목도도 커졌을 거란 해석이 나온다. 연구진은 “한은의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은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고 짚었다.
박유미 기자 park.yu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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