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국내 해상풍력의 미래를 찾는 길

얼마 전 이재명 대통령은 재생에너지 확대가 기후대응에 현실적 해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지난달 초 발표된 해상풍력 경쟁입찰 결과를 볼 때 현실은 조금 다르다. 공공과 민간을 구분해 실시된 입찰에서 공고 물량 1250메가와트(㎿) 중 국산 터빈을 사용한 공공 주도 사업 689㎿만 선정됐고, 민간 사업은 모두 탈락했다. 위험을 감수하고 많게는 수백억원을 투자한 민간 해상풍력 업계의 불안감이 확산하는 이유다.
우리나라 해상풍력 공급망은 하부 구조, 해저 케이블, 전력기기 등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 다만 터빈만큼은 유럽과 중국에 비해 뒤처지고 있다. 이는 2010년 이후 국내 해상풍력이 지지부진했던 반면, 유럽과 중국은 해상풍력을 적극 확대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최근 해상풍력 사업에는 15㎿ 안팎의 유럽 및 중국의 대형 터빈이 상용화했지만, 국내에서는 정부 연구개발(R&D) 과제를 통해 10㎿ 규모의 터빈만이 개발된 안타까운 상황이다.
민간 해상풍력 사업은 터빈의 규모가 커질수록 경제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대부분 15㎿ 내외의 대형 터빈을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국산 대형 터빈이 생산되지 않기 때문에, 민간 사업자들은 불가피하게 외국산 터빈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더불어 국산 10㎿ 터빈은 상용화 실적이 없기 때문에, 민간 사업에서는 금융권에서 자금 조달(프로젝트 파이낸싱)이 녹록지 않은 것 또한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해상풍력 터빈 국산화 방향은 옳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경제성이 핵심인 민간 해상풍력 사업에 국산 10㎿ R&D 터빈을 사용하도록 하는 것은 어려울뿐더러 올바른 해결책이 아니다. 공공 주도 사업에서 10㎿ 국산 터빈을 사용하도록 지원하고, 15㎿ 내외 대형 터빈은 기술 선진국인 유럽과 중국 터빈의 국내 생산을 유도해 기술을 습득하고, 투자와 고용을 촉진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따라잡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추격형 R&D 대신에, 20㎿ 이상 초대형 터빈에 대한 선도형 R&D를 통해 미래 시장을 대비하는 전략이 보다 현실적일 것이다.
해상풍력의 경제성과 국내 공급망은 중요한 두 가지 목표이면서 때론 상충하기도 한다. 최근 몇년간 해상풍력의 경제성보다는 국내 공급망이 중시됐는데, 국민과 기업의 부담을 생각하면 반드시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새 정부의 첫 번째 입찰이나 다름이 없는 다음 경쟁 입찰은, 보다 합리적이고 예측 가능하며 시장 친화적인 방식으로 추진되기를 기대한다.
정종영 한국공학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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