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수출 약발 떨어질라…업계, 미국 ‘관세 100%’ 긴장감
의약품 관세부과 여파
국내 의약·바이오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 정부가 수입산 의약품에 대해 관세 100% 부과를 예고하면서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에 “모든 해외 브랜드 의약품에 대해 10월 1일부터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시행 방안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트럼프의 예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초부터 수입산 의약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지난 7월에는 수입 의약품에 1년 6개월 유예 후 2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구체적인 시기를 발표했다.
100% 관세는 앞서 밝힌 200% 보다 낮아진 수치지만 현실화할 경우 수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이 한국의 의약품 수출국 1위 국가라서다. 관세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을 상대로 한 의약품 수출액은 2조1000억원으로 2위 수출국인 헝가리(1조7600억원)보다 3400억원 많았다.

트럼프 행정부가 행정 명령을 통해 고관세를 부과하면 한국산 의약품의 수출 경쟁력은 낮아진다. 유럽과 일본 등 미국과 상호관세 합의를 타결한 국가는 최혜국 대우 원칙에 따라 의약품에 15% 관세만 부과하기 때문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고관세 부과가 현실이 되면 대미 수출액이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나오지 않아서 트럼프 대통령의 입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의약·바이오 업계는 고관세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대비하고 있다. 대미 의약품 수출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바이오 의약품(63.4%) 생산 기업은 올해 초부터 미국 내 재고를 확 늘리고 있다. 한 바이오의약품 제조사 관계자는 “국내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을 평소 대비 2배 이상 늘렸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초부터 수입 의약품에 대한 고관세를 수차례 예고한 만큼 행정 명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재고를 늘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별도로 제약·바이오 기업은 미국 내 생산 시설 확충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공장을 둔 경우 고관세 적용에서 예외로 한다”며 현지 투자를 압박하고 있다. 셀트리온이 지난달 23일 미 뉴저지주 브랜치버그 소재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 인수를 전격적으로 발표한 건 높아지는 관세 장벽과 관련이 깊다. 셀트리온은 공장 인수에 3억3000만 달러(46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년 전 미 뉴욕주 시러큐스에 소재한 바이오 의약품 생산 공장을 인수했다. SK바이오팜은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 의약품 위탁생산 업체를 확보한 상태다. 미국 내 생산 거점을 마련하지 못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지 공장 인수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선 한국 정부가 미국과의 관세 후속 협상에 속도를 내는 게 유일한 해결책이란 목소리가 크다. 제약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약가 인하와 공급망 안정화에 있어 한국산 바이오 시밀러 의약품이 중요한 만큼 관세 협상에선 무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미 행정부의 수입 의약품에 대한 고관세 정책이 글로벌 의약품 시장을 뒤흔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약값을 세계 최저 수준으로 만들겠다”며 글로벌 제약사를 압박하고 있다. 이에 화이자는 지난달 30일 미국 내 약값 인하를 발표했다. 다른 글로벌 제약사도 약값 인하 선언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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