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와 블루 드 샤넬의 한계 없는 우주

Q : 블루 드 샤넬이 7년 만에 선보이는 블루 드 샤넬 렉스클루시프와 함께했습니다. ‘한계에 굴하지 않고 속박에 얽매이지 않는, 남다른 비전을 지닌’ 이 향의 성격과 우즈는 얼마나 닮았나요
A : 원래 블루 드 샤넬 빠르펭을 애용했거든요. 렉스클루시프는 제가 알던 향과는 달랐어요. 빠르펭의 날카로움과 강렬함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캐주얼하고 자유로운 느낌의 향을 함께 품었죠. 저도 이 향처럼 내가 추구하는 색깔을 잃지 않고 목표 지점으로 유연하고 자유롭게 나아가자는 생각으로 살아가요. 그런 부분에서 많이 닮았죠.

Q : 출근길에 우즈의 노래를 들으면서 왔어요. 오늘의 향과 어울리는 세 편의 곡을 꼽는다면
A : 제 곡 중에서는 ‘Amnesia’를 꼽고 싶어요. 이 곡과 향의 색채가 비슷한 것 같아요. 그리고 쳇 베이커(Chet Baker)의 앨범. 재즈는 따뜻하면서도 센티멘털하고 차가운 감성을 풍길 때가 있거든요. 그리고 비크스(Beaks)의 ‘I dropped the bottle’.
Q : 나의 향취에 대해 떠올려본 적 있나요
A : 향취는 아니지만 색채로 표현하면 새하얀 도화지. 저는 무얼 하든 궁금하고 다음이 기대되는 ‘물음표’ 같은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밑그림만 그리고 싶으면 밑그림을, 색을 채우고 싶으면 색을 채울 수 있는, 다채로운 방식으로 표현하는 사람이고 싶어요.

Q : 군복무 동안 ‘Drowning’이 대부분의 음원 차트에서 역주행하며 비현실적 기분을 느꼈을 것 같아요
A : 간부님과 제가 소속된 군악대뿐 아니라, 통합 막사의 모든 친구가 축하해 줬어요. 특히 PX에서 현실감을 확 느꼈습니다. 군인 가족들이 알아보고 인사하더군요. PX 이모님들은 사인을 요청하시고(웃음).
Q : 복무 시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A : 그렇게 특별한 일은 없었지만, 소소한 대화가 재미있었어요. NCT 재현과 같은 부대의 같은 방을 쓰면서 친해졌는데, TV에 가끔 서로 나올 때 “저 사람 누구야? 난 모르는데” “쟤 네 동생이야?” 같은 농담을 주고받으며 생활관 친구들과 웃었던 기억이 나네요.

Q : ‘Drowning’이 세운 기록은 당신에게 새로운 터닝 포인트였죠. 군복무 동안 떠올린 활동 계획은
A : 일단 팬덤인 무즈와의 시간이 절실했죠. 나도 기쁘지만 무즈들은 얼마나 기뻐할지. 그 기쁨을 오롯이 느끼고 싶었어요. 소통이 차단돼 보답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더 답답했고요. 무즈들은 제가 다사다난한 일을 겪으면서 데뷔 12년 차인데도 많은 활동을 하지 못했다는 생각을 한 것 같아요. 그래서 일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채로 전역했습니다.
Q : 컴백 준비 과정에서 가장 즐겁고 보람찼던 순간을 떠올린다면
A : 그야 좋은 곡이 나왔을 때죠! 전역 후에 15곡 정도 썼지만 모두 갈아엎었어요. 좋은 곡이 완성됐을 때 희열이 클 수밖에 없어요.

Q : 지난 7월, 선공개곡 ‘Smashing concrete’의 비주얼라이저가 ‘짠’하고 등장할 당시 개성 있는 록 스타의 비주얼과 음악에 깜짝 놀랐습니다. 전역 후 두 번째 무대 ‘서머소닉 2025’의 등장 곡이기도 했고요
A : 등장 곡으로 어울릴 거라고 생각하며 만들었어요. 다시 시작하는 기분을 만끽했죠. 비주얼라이저를 촬영할 때 나를 드러내는 데 대한 허들이 많이 허물어졌어요. 이전에는 촬영 때마다 하고 싶은 걸 다 못한 것 같아 매번 후회했거든요. 타인을 많이 의식하는 편이라 창피함을 견디지 못했어요(웃음). ‘비웃으면 뭐 어때?’ 하는 마음으로 임하니까 오히려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왔어요.
Q : 이전에 우즈가 선보인 록 음악보다 한층 더 날것의 느낌이 강해요
A : 휴가 나와서 만들었어요. 음악적으로 발전하고 싶은데, 그럴 수 없는 상황에 대한 고민이 있었죠. 소통과 반응이 통제된 상황을 어떻게 해서라도 타파하고 싶었어요. 물론 시간만이 해결할 수 있는 일이었죠. 만약 군생활이 아니라 커리어나 개인적으로 일에서 통제받는 상황에 놓이면 어떻게 해야 할까? 틀을 벗어나고 싶은데 뭘 부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을 고민하면서 깨달았어요. 내가 계속 무언가를 향해 부딪히고 계속 나아가고 싶어 하는 성격이라는 걸. ‘Smashing concrete’는 이 모든 과정을 담은 곡이에요.
Q : 곡의 기타 파트는 또 한 번 기타리스트 김호현이 연주했습니다. 지금까지 우즈의 모든 솔로 앨범에서 크레디트를 장식했죠
A : 항상 같이하는 친구들과 작업했어요. 조금 벗어난 이야기지만, 음악인으로서 좀 더 솔직해지고 싶어요. 곡을 솔직하게 쓰고, 솔직한 소리를 내고 싶죠. 어릴 때부터 연습생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만들어낸 멋에 익숙해져 있어요. 솔로 앨범 활동을 시작할 때부터 이 습관에서 벗어나고 싶었고, 이제는 나만의 색을 표현하는 데 두려워하지 않기로 했어요.
Q : 음악을 대하는 태도에서 지속적으로 변화를 갈망했군요
A : 자연스럽게 작업방식도 많이 달라졌어요. 나라는 사람의 존재가 멋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 지도 얼마 안 됐어요. 이제는 타협하지 않으려고요. 창작자로서 주체성을 잃지 않고 싶어요.

Q : 나다운 것을 만들어내는 데 자신감이 붙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인가요
A : 시작은 2022년 미니 4집 〈Colorful Trauma〉의 ‘난 너 없이’를 공개했을 때예요.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점점 인정받을 수 있다는 걸 체감했거든요. 늘 하던 대로 했는데 시대 흐름과 타이밍이 잘 맞은 것일 수도 있어요. 궁극적으로 ‘Drowning’이 인기를 얻으면서 확신이 생겼어요. 그렇다고 모든 게 제 공은 아니에요. 주변의 조언을 수용하지 않는 성격은 또 아니거든요.
Q : 긍정적이고 상처를 잘 받지 않는 성격이라고 들었어요. 그럼에도 스트레스를 다루는 방법은
A : 스트레스를 빨리 덜어버리는 편입니다. 스트레스를 전혀 받지 않는 건 아닌데, 다음날이 되면 까먹어요. 오늘 일은 오늘에 남겨두지만, 그럼에도 길게 남는 스트레스가 있죠. 1주일 동안 규칙적인 운동을 하거나 스트레스를 주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는 활동을 욱여넣어요. 게임을 좋아해서 친구들과 PC방에 가거나 술 한잔하고, 영화 보면서 생각에 빠지지 않도록 몸을 막 움직여요.
Q : 앞서 언급했듯 15개 곡을 갈아엎을 만큼 야심 차게 정규 앨범을 구상하는 지금, 머릿속에 부유하는 키워드는
A : 아직 정리 단계지만, 한 마디로 응축하면 ‘멋있는 앨범’이에요. 누가 들어도 멋있는 음악 말이죠. 이제는 움츠러들기보다 겸손한 마음으로 자신감 있게 임하는 자세가 더 멋지다는 걸 알았으니까 떠오르는 걸 마구 표현하려고요. 당장 완성되지는 않겠지만 ‘멋’이라는 키워드에 맞춰 열심히 만들고 있어요. 정규 앨범 발매 전에 싱글 앨범이 먼저 나올 거예요.

Q : 다양한 소리를 구현하는 아티스트 사이에서 우즈만의 독창성은 무엇일까요
A :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네요. 문득 생각나는 문장은 타협하지 않는다는 것. 지금까지의 삶을 떠올려보면 곡을 만들 때 ‘이렇게 하면 안 돼. 음악해서 못 벌어먹고 살아’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는데, 지금은 ‘그럴 수 있지’라고 해버려요. 이렇게 되기까지 10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죠. 좋은 경험이었고, 앞으로도 약간 반골 기질이 있는 상태로 살려고요.
Q : 음악을 하며 절대 잃지 않으려는 마음가짐은
A : 솔직함. ‘지극히 개인적인 일은 지극히 특별한 일’이라는 말에 공감하거든요. 나에게는 평범한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아주 특별한 경험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때문에 솔직하게 말하는 태도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Q : 30대에 접어들었어요. 지금에서야 보이는 것들이 있나요
A : 아무것도 아닌 일이 많았구나. 지금은 조금 ‘아저씨’스러워졌거든요(웃음). 그냥 넘기면 되는 거죠! 서서히 무디게 변하는 과정이 즐겁습니다.

Q :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나요
A : 많이 사랑하는 것 같아요. 어머니 다음으로 사랑하게 됐어요.
Q : 양팔에 부모님의 탄생 연도가 새겨져 있죠. 우즈의 탄생 연도도 새길 건가요
A : 심장 위치에 새기고 싶었는데, 어머니가 너무 싫어하거든요. 아버지와의 약속으로 시작한 타투지만, 지금 살아 계시는 어머니가 너무 싫어하니 그만해야 할 것 같습니다(웃음).
Q : 오늘의 감상을 한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A : 우리라는 우리에서 나오자!’ 자유와 모험에 대해 말하고 싶어요. 바람 따라 흘러가자는 뜻에서.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서 나에게 집중하기보다 타인의 바람대로 움직일 때가 있어요. 그렇게 만드는 환경을 ‘우리’라고 표현한다면, 그 우리에 갇히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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