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99% 숨지기 전 '신호' 있었다…그들이 보내는 SOS는

최근 3년간 자살 사망자를 심리부검한 결과, 99%는 생전 '경고신호'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6명은 사망 시 부채를 보유했는데, 특히 재테크·투자 관련 빚이 빠르게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은 1일 이러한 내용의 ‘2024년 심리부검 면담 결과 보고서’를 공개했다. 유족 1420명 면담을 바탕으로 2015~2024년 자살 사망자 1250명의 특성을 분석한 내용이다. 이 중 최근 3년간(2022~2024년) 자살로 숨진 299명은 별도로 살펴봤다. 심리부검은 자살 사망자의 가족이나 지인 진술, 고인 기록을 검토해 자살 원인을 추정하는 조사법이다.
최근 3년 심리부검 대상 자살 사망자의 고용 형태는 피고용인이 36.1%로 가장 많았고, 실업자(23.1%)와 자영업자(18%)가 뒤를 이었다. 사망 당시 소득이 없었던 이의 비율도 26.8%였다. 숨지기 전 경제적 문제를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걸 보여준다.
자살 사망자가 부채를 보유한 비율은 61.7%에 달했다. 부채 가운데 주택 임차·구입 관련이 26.5%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다만 재테크·투자 관련 부채(23.5%)가 제일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재테크나 투자 실패 등으로 부채 규모가 커지면서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사망자의 99.3%는 숨지기 전에 심리·행동 변화, 즉 경고신호를 나타냈다. 어느날 갑자기 사망한 게 아니라 미리 '조짐'이 보였다는 뜻이다. 이러한 신호는 우울한 기분(72.4%), 자살에 대한 말을 하거나 쓰는 것(70.4%), 수면 상태 변화(69.7%) 순으로 많았다. 하지만 함께 사는 가족 등이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경고신호를 자살 사망자 주변에서 인지한 비율은 10명 중 2명(20.1%)에 불과했다.
자살 사망자가 숨지기 전 치료나 상담을 경험한 비율은 61.3%였다. 이전보다 오르는 양상이 뚜렷하다. 하지만 치료·상담을 꾸준히 받지 않고 중단한 비율도 41%로 여전히 높은 편이었다.
사랑하는 가족을 먼저 떠나보낸 유족도 큰 어려움을 겪는다. 최근 10년간 심리부검 면담에 참여한 유족의 99%는 사별 후 심리·정서적 어려움, 관계·신체 건강의 변화를 겪었다. 이는 불면과 우울, 또 다른 자살 같은 문제로 이어지곤 한다. 또한 유족의 73.4%는 고인의 사망 사실을 주변에 알리지 못했다. 이는 자살에 대한 사회적 편견, 가까운 가족·지인이 받을 충격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황태연 재단 이사장은 "심리부검 면담 결과를 통해 부채 증가, 정신 건강 악화 등 자살 위험 요인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유족에 대한 심리적·사회적 지원의 중요성도 다시 확인시켜줬다"고 밝혔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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