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싸움의 순환 그린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임순혜 2025. 10. 1. 14:30
[리뷰] 폭발적 액션과 정치 풍자, 부성애 드라마 영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임순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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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의 한 장면 |
|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신작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One Battle After Another)>는 토머스 핀천(Thomas Pynchon)의 소설 <바인 랜드( Vineland )>(1990)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제목 그대로 '끝없는 싸움'의 은유다. 액션 블록버스터의 스펙터클을 품으면서도, 그 중심에는 혁명과 권력, 가족이라는 묵직한 질문이 자리하고 있다.
주인공 밥(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은 한때 급진 혁명 조직 French 75의 일원이었으나, 실패한 작전 이후 아내 페르피디아(테야나 테일러)를 잃고 딸 윌라를 홀로 키우며 은둔 생활을 한다. 세월이 흐른 뒤, 과거의 적이자 이제는 권력층에 올라선 락조 대령(션 펜)이 나타나면서 밥의 세계는 다시 흔들린다.
밥은 옛 동료들을 소집해 딸 윌라 구출 작전을 벌이고, 각종 음모, 반란, 액션의 연속을 겪게 된다. 그 과정에서 죽은 줄 알았던 페르피디아가 사실은 살아있음을 알게 된다. 그러나 그녀는 권력의 내부에 잠입한 상태로, 혁명가이자 동시에 체제의 일부로 변모한 모순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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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의 한 장면 |
|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는 단순한 구출극을 넘어, 미국 사회의 분열, 권력의 폭압, 반란과 윤리의 경계선 등을 은유적으로 다룬다.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의 매력은 장르적 혼합에서 나온다. 폭발적 액션과 정치 풍자, 부성애 드라마, 블랙코미디가 쉼 없이 교차하며 162분의 러닝타임을 밀어붙인다. 존니 그린우드의 음악은 혼돈의 리듬을 감각적으로 끌어내고, 로버트 엘스윗 촬영감독의 카메라는 도시와 전장을 동시에 환각적이고 생생하게 포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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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의 한 장면 |
|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
특히,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기존의 카리스마를 내려놓고, 때로는 무력하고 때로는 광폭한 아버지의 모습을 오가며 진폭 넓은 연기를 펼친다. 테야나 테일러가 연기한 페르피디아는 모호하고 매혹적인 캐릭터로, 영화의 윤리적 긴장을 끝까지 끌고 간다.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는 정치적 풍자, 액션, 가족 드라마, 과격한 유머, 감정적 고비 등 여러 요소가 뒤섞여 있으며, 촬영, 미장센, 조명, 색감 등이 강렬하고, 작곡가 존니 그린우드 등의 음악도 영화의 리듬과 감정의 흐름을 잘 받쳐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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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의 한 장면 |
|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평소와 다른 캐릭터로 새로운 매력을 풍기고, 테야나 테일러, 션 펜 등도 냉혹한 캐릭터로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으며, 시의성 있는 메시지 권력의 남용, 국가 감시, 반란과 저항의 윤리적 딜레마, 분열된 사회 등이 오늘날과 맞닿는 주제로 공감을 자아낸다.
다만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는 장르 혼합의 과감함은 때때로 톤의 일관성을 해치며, 폭력성과 정치적 함의가 과장되거나 모호해지는 순간도 있다. 영화가 던지는 질문은 날카롭지만, 그 답은 일부 관객에게 불편하거나 혼란스럽게 다가올 수 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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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의 한 장면 |
|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
반항·폭력·유머가 뒤섞이면서 어떤 순간엔 진지함이 덜 느껴지거나 메시지가 과도하게 직설적으로 느껴지기도 하며, 과장된 캐릭터 설정과 반란 그룹의 이상주의나 적대 진영의 악랄함이 때로는 상징적 과장에 머물러, 현실과 거리감을 줄 수 있다.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는 액션·폭력 장면이 많고, 반란과 테러 행위가 정당화되는지 여부 등 윤리적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 감정적으로 부담스러울 수 있으나, 액션이나 스펙터클 장면만 보기보다는, 인물의 내면 갈등과 선택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주목하고, 사회적 맥락과 지금 시대의 권력 구조, 폭력과 반항의 의미를 연결 지어 해석해보면 의미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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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의 한 장면 |
|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은 독창적이고 스타일리시한 연출로 제5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 제55회 칸영화제 감독상, 제69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은사자상을 수상, 세계 3대 영화제를 모두 섭렵한 감독이다.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은 미국 사회를 통찰하며 인간 본성과 복잡한 내면 심리를 날카로운 시선으로 그려내며, 장르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고유의 미학적인 연출과 빈틈없는 각본으로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과 여운을 남긴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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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포스터 |
|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
앤더슨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혁명의 완결은 없다"는 냉정한 현실을 강조한다. 마지막 바닷가 장면에서 밥은 락조를 벗어나는 데 성공하지만, 화면 뒤로 군사 행렬이 이어지는 장면은 권력과 저항이 끝없이 반복되는 역사의 아이러니를 상징한다.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는 폴 토마스 앤더슨의 필모그래피 중 가장 정치적이고도 대중적인 작품이다. 한 편의 액션 서사로도 즐길 수 있지만, 더 깊게 들여다보면 끝없는 싸움의 순환 속에서 개인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는가라는 철학적 질문을 남긴다.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는 사회적 맥락과 지금 시대의 권력 구조, 폭력과 반항의 의미를 연결 지어 해석해보면, 어떤 순간엔 우스꽝스럽게 과장됨과 동시에 강한 울림을 주는 덕분에 오래 기억될 영화로 10월 1일 개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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