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 안된다는 與, 특검엔 왜 수사권 주나…경찰에 넘겨야" [강찬호의 뉴스메이커]

강찬호 2025. 10. 1.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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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진아 고려대 교수 - ‘검찰 폐지’ 반기 든 헌법학자의 격정 토로


강찬호 논설위원
더불어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를 요구하고 내란 전담재판부를 밀어붙이면서 위헌 논란이 거세다. 이런 여당의 사법부 총공세를 연일 날카롭게 비판해 눈길을 끄는 이가 차진아 고려대 법전원 교수다. 지난달 4일 국회 법사위의 검찰 개혁 공청회에서 입심 센 민주당 의원들에 맞서 차분하고도 단호하게 논리를 펴 ‘헌법학자 차진아’ 일곱 글자가 국민에 각인됐다. 서울 안암동 고대 캠퍼스에서 그를 만났다.

「 법사위 공청회서 ‘검수 완박’ 직격 눈길
전담재판부, 헌정 사상 최악 위헌 시도
대통령 발언에 경악…삼권에 서열 없어
검사들 특검 이탈, 논리상 당연한 귀결

차진아 교수는 1997년 사법시험에 합격(연수원 31기)하고 독일 자를란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아 헌법 이론과 실무에 두루 해박하다. 그는 “교수를 꿈꾸며 93년 법대에 들어갔는데, 당시는 여성이 교수 되기가 하늘의 별 따기여서 사시 붙으면 임용될 길이 열리리라고 봐 시험 쳐 합격한 끝에 꿈을 이뤘다”고 했다. 강찬호 기자

“정청래, 독일이라면 의원직 사퇴감”

Q : 민주당이 밀어붙인 대법관 청문회가 단 한명의 증인도 없이 열렸습니다. 진보 성향 오경미·이흥구 대법관조차 참석을 거부한 결과인데요.
A : “민주당은 두 분이 자기들 편들어줄 거로 믿고 불렀는지 모르겠는데 사법부 독립 침해 시도에 부화뇌동한다면 대법관이겠습니까? 두 분이 당연한 상식을 확인시켜 준 데 안도감을 느낍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대법원장이 뭐라고 출석을 거부하나’고 맹공했는데요.) 그가 독일의 정당 대표로서 그런 말을 했다면 삼권 분립을 부정했다는 비판 속에 그날로 의원직 사퇴해야 했을 겁니다. 만일 민주당이 대법원장을 탄핵 소추한다면 후폭풍이 엄청날 거고요.”

Q : 민주당 주도의 공청회 참석이 쉽지는 않았을 듯한데요.
A : “공청회 이틀 전 국민의힘 측의 참석 요청을 받았어요. 급조된 요식 절차임을 알면서도 여당의 검찰 개혁안이 국민에 큰 해를 끼치니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나갔죠. 여당 법사위원 대부분이 법조인인데도 ‘수사와 기소의 분리는 절대 진리고 검찰은 악마’란 단순 논리뿐이라 경악했습니다. 공청회는 전문가의 말을 들어보자는 자리인데도 너무나 불공정하게 진행하더군요. (어떻게요?) 민주당 측 한동수 변호사는 야당 의원들 항의로 발언이 끊어지니까 추가 시간을 3분쯤 더 줬고, 이후 질의응답 때 ‘더 해도 되냐’고 하니까 추가 발언권을 여러 번 더 주더군요. 반면 저는 질의응답시 전체 5분 중 3분 이상을 민주당 의원들이 쓰는 바람에 말할 시간이 별로 없었고 ‘더 말해도 되겠냐’고 하면 ‘됐습니다’며 자르기 일쑤더군요.”

Q : 공청회 이후 비난 문자 받지 않았나요?
A : “욕하는 이메일이 쏟아졌는데, 신경 안 씁니다. 특정 포털 통해 익명으로 보내는 걸 보면 조직적 움직임 같아요. 연구실에 매일 전화해 저를 찾는 사람들이 있는데, 조교가 ‘안 계신다’고 하면 폭언을 하며 ‘찾아가겠다’고 한데요. 마음에 상처 받은 조교에게 미안하죠.”

Q : ‘김건희 특검’ 파견 검사 40명 전원이 검찰로 복귀시켜 달라고 요구했는데요.
A : “검사의 수사권 박탈을 밀어붙여 온 이 정부가 정작 특검은 검사에게 수사권은 물론 (별건) 인지 수사권과 수사 지휘권까지 줬잖아요. 모순 아닙니까. 민주당이 절대 진리라고 해온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비춘다면 검사들의 복귀는 당연합니다. 검사 수백 명이 특검에 파견돼 민생 수사에 공백이 생긴 것도 문제였으니 더욱 그렇습니다. (그럼 3대 특검 사건들은 누가 수사해야 하나요?) 수사는 경찰이 하고 검사는 기소만 해도 아무 문제 없다는 게 민주당 논리이니 경찰이 하면 되죠. 정부는 빨리 특검을 해체하고 경찰에 사건을 넘겨야 합니다.”

Q : 공청회 하이라이트도 수사·기소 분리 논쟁이었는데요.
A : “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검사가 수사권·기소권 다 가진 나라 있냐’고 했는데 법조인 맞나 싶더군요. 독일·프랑스 등 문명국가는 검사가 수사·기소권과 집행권 죄다 독점합니다. 미국도 연방 검사가 중요 사건은 직접 수사하는 등 수사·기소권 다 가져요. 변호사가 기소해온 영국조차 범죄자들이 활개 치자 수사와 기소를 통합했습니다.”
욕설 이메일에 “찾아가겠다” 협박까지

Q : 권력 입맛대로 수사·기소해온 ‘정치 검찰’의 폐해도 있었지 않나요?
A : “검찰이 산 권력은 봐주고 죽은 권력은 먼지떨이 수사해온 게 사실이죠. 그런데 검찰 탓으로만 돌리는 것도 잘못이에요. 문재인·이재명 정권도 정적 숙청은 어김없이 검찰이나 특검을 이용하잖아요. 따라서 늘 권력의 ‘하명수사’ 우려를 안고 있는 검찰의 직접 수사권은 축소가 맞아요. 경찰이 수사하기 힘든 마약·경제·선거 범죄만 검찰이 수사하고, 나머지 범죄는 경찰이 직접 수사하되 검찰의 보완 수사권과 보완 수사 요구의 구속력을 인정하면 됩니다.”

Q : 보완수사권이 필요한 이유는요?
A : “수사는 기소가 전제죠. 그러려면 고도의 법적 지식이 필요한데 이게 경찰은 부족해 다른 서(?)로 이동할 때까지 붙잡고 있기 일쑤랍니다. 검사한테 들은 얘기인데 경찰에 ‘그 사건 어떻게 돼가나’고 전화하면 안 받는대요. 반 년쯤 지나면 전화를 받는데, 해당 경관은 딴 데로 인사 났고 다른 경관이 받는다는 겁니다. 장기 미제 사건이 급증한 이유입니다. 게다가 경찰은 보복 수사 등 인권 침해 우려도 높아 검찰이 적법 절차를 지도해야 하는데 수사·기소가 분리되면 검찰의 그런 기능이 다 사라자고 공판 검사 역할만 하게 돼요. 공판 검사가 사건에 대해 아는게 판사와 다르지 않은 반면 피고인은 사건을 줄줄 꿰고 유능한 변호사까지 동원하니 누가 이기겠습니까. 제가 ‘민주당은 검찰은 수사하면 안 된다면서 특검에겐 왜 수사권을 주나’고 꼬집었더니 민주당 박균택 의원이 ‘특검은 예외’라고 해요. 제가 ‘민주당은 수사·기소 분리가 진리라면서요? 예외가 있으면 안 되잖아요’ 하니 아무 말 못 하더군요.”

Q :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00일 회견에서 “삼권에도 서열이 있다”며 입법권 우위를 주장했는데요.
A : “큰 충격을 받았어요. 독일 총리가 그 말 했다면 물러나야 했을 겁니다. 헌법 8조4항의 ‘민주적 기본 질서’가 헌법의 근본 가치인데 삼권 분립과 사법부의 독립이 핵심입니다. 민주당은 법관은 임명직이라며 선출직인 국회보다 서열이 낮다고 하는데, 대통령의 법관 임명권은 헌법에서 나왔고, 그 헌법은 국민이 만든 거예요. 권력 서열이 있다면 국민이 최고이고, 그 밑에 입법·행정·사법권이 있는데 셋 다 똑같은 지위입니다. 선출직이 우위라면 어떻게 임명직인 헌재가 박근혜·윤석열 등 선출직 대통령을 파면하고 국회가 만든 법률을 무효로 할 수 있나요. 자가당착이죠.”

Q : 민주당이 추진하는 내란 전담재판부는 어떻게 보세요?
A : “나치가 비판 세력 처형을 위해 만든 특별재판부를 연상시킵니다. 헌정사상 반민특위 등 특별재판부나 혁명재판소가 3번 있었지만, 위헌성 문제 때문에 헌법 부칙에 근거 조항이라도 뒀는데 민주당은 그조차 없이 밀어붙이고 있어요. 특정인 재판을 위한 인위적 재판부 조작은 그 자체가 위헌입니다.”

Q : 민주당은 “대법원이 6만쪽이나 되는 대통령 선거법 재판 기록을 이틀 만에 읽고 선고했다”고 비난하는데요.
A : “그 사건은 매우 간단해서 6만쪽이라도 대법관들이 상고심에 필요한 부분은 다 읽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대법원은 이틀이 아니라 34일간 기록을 다 봤다고 했어요. 당초 대법원이 선고일을 지정했을 때 민주당은 ‘무죄 난다’며 환호했어요. 그런데 결과가 반대로 나오니 그때야 기간을 문제 삼은 거죠. 국민을 바보로 아는 모양입니다.”

Q : 반면 민주당은 ‘윤석열 내란 혐의’ 재판은 법원이 질질 끈다고 맹공하는데요.
A : “내란죄 재판은 30년 전(전두환·노태우)이 마지막이라 지금 법원엔 경험 있는 판사가 없어요. 공동 기소된 사람만 18명이고 관련자가 수천 명인 데다 내란죄는 법리도 까다로워 시간이 걸리는 게 당연하죠. (법원은 민주당 비판을 받아들였는지 판사를 보강하겠다는데요.) 사법부가 이렇게 정권에 굴복하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됩니다. 자체적 필요가 아니라 정권 요구에 따라 증원한다면 잘못이죠.”

Q : 법원이 이재명 대통령 재판 5개를 연기했는데 헌법학자로서 견해는요?
A : “헌법 84조 ‘대통령 불소추’ 특권이 재판까지 적용되느냐의 문제인데 저는 국정 안정 차원에서 재판도 정지하는 게 맞지 않을까 합니다. 하지만 법원은 재판을 진행하고, 대통령이 법원을 상대로 권한 쟁의를 청구해서 헌재가 결정토록 하는 게 맞습니다. 법원 스스로 재판을 연기하며 물러서는 건 비겁한 거예요. 사법부 권위를 스스로 실추시킨 거죠.”
국민의힘에 “윤 부부 구속돼야” 일갈

Q : 대통령이 “검찰이 되지도 않는 것 기소해 무죄 나면 항소·상고해 국민에게 고통을 준다”고 했는데요.
A : “검찰의 항소·상고 포기는 정의 실현 포기나 마찬가지입니다. 재판은 오심 가능성이 늘 있으므로 상급심에서 교정케 한 헌법상의 심급제를 부인하는 것이라서요. 대통령 말대로라면 하급심 판단이 무오류란 뜻이니 고등법원·대법원이 무슨 필요가 있나요? 하급심에서 유죄 난 피고인들도 항소·상고하지 말고 승복해야죠. 이런 발언을 대통령이 했다는 게 우려스럽습니다.”

Q : 민주당 안팎에선 ‘국민의힘 사람이냐’고 합니다.
A : “그 당에 입당한 적 없고 편든 적도 없습니다. 저는 학자로서 늘 정권을 비판해왔어요. 보수 정부 때는 진보 성향 모 교수와 말이 맞았는데 이 정부 들어서도 정권을 비판하니 그 교수가 ‘차 교수, 진보 아니었어?’ 하는 거예요. 저는 양심에 부끄러움이 없고요.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한 날 TV에서 ‘요건이 안된 잘못된 계엄이다. 빨리 해제하라’고 성토했어요.”

Q : 국민의힘 일각은 여전히 ‘탄핵 반대’를 외치는데요.
A : “잘못된 겁니다. 그 당 유상범 의원 세미나에 참석한 뒤 만찬 자리에서 ‘윤석열 부부 다 구속됐으면 좋겠다. 국민의힘은 두 사람과 절연하라’고 했어요.”

강찬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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