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합참, 연례 대규모 실기동 ‘호국훈련’도 연기 검토

군 당국이 매년 하반기 실시하는 대규모 야외기동훈련(FTX)인 '호국훈련'을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남북 간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를 일관되게 추진하겠다고 밝힌 정부가 추가적인 대북 유화 조치를 고려하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30일 정부 소식통들을 종합하면 올해 '2025 호국훈련'은 합동참모본부 주관으로 다음 달 15일부터 약 열흘간 실시될 예정이었다. 육군의 경우 5·7군단 예하 보병사단과 기갑여단 등이 실기동 훈련을 위한 준비를 해오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국방부·합참 당국자들이 협의를 통해 올해 호국훈련 일정을 조정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한다. 한 소식통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직전이란 점을 고려해 호국훈련을 연기하는 방안이 주로 논의됐다"고 전했다.
호국훈련은 합참 주도로 매년 하반기 실시하는 육·해·공 합동 FTX훈련으로, 합동작전 수행능력과 군사대비태세 점검 차원에서 이뤄진다. 지난해엔 10월 20일부터 약 2주간 육·해·공·해병대, 합동부대 병력 및 장비와 주한미군 전력도 참가했는데 올해는 이를 연기하거나 지휘소 훈련(CPX)을 늘리고 FTX의 비중을 대폭 줄여 진행할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국방부는 APEC 정상회의 준비를 이유로 들고 있지만, 막상 훈련기간이 APEC 기간(10월 31일~11월1일)과 겹치는 건 아니다. 군 안팎에선 매년 정례적으로 해왔던 훈련을 불과 2주 남겨 놓고 급작스럽게 연기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국방부 관계자는 "관련 검토가 있었던 것은 맞으나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훈련 연기 검토가 정부의 추가적인 대북 긴장 완화 조치 차원이란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북한은 대규모 실기동 훈련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실제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1일 한국의 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1970년대 을지포커스렌즈 훈련부터 UFS 등 한·미 연합훈련은 물론 한·미·일 3자 훈련인 프리덤에지까지 나열하며 "침략적인 전쟁 시연을 확대 강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본질상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이재명 정부를 비난하면서다.
특히 국방부의 이런 움직임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5일 기자들과 만나 "군사분계선(MDL) 일대 사격훈련과 실기동훈련을 중지하는 것이 맞다"라고 발언한 뒤에 나왔다.
당시 국방부는 "남북 간 군사적 긴장완화 및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해 다양한 방안들을 검토하며 일련의 실효적 조치들을 지속하고 있다"면서도 "사격을 포함한 군사훈련은 우리 군의 대비태세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으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관련 검토를 거쳐 호국훈련 연기를 들여다보고 있다는 뜻이 될 수 있다.
앞서 국방부는 이달 해병대 서북도서방위사령부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자주포 실사격 훈련과 육군의 MDL 일대 포병 사격 훈련은 예정대로 실시했다. 향후에도 군 대비 태세와 작전적 필요성 등을 검토해 선별적으로 군사 훈련을 조정하며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유정·심석용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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