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사건의 진실? 김동희 검사 이프로스 글에 반박한다
[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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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와 쿠팡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지난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쿠팡풀필먼트의 부당한 취업규칙 변경으로 일용직 노동자들의 퇴직금이 미지급된 사건과 관련해 노동자의 권리를 침해한 쿠팡과 이를 비호한 검찰의 유착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
| ⓒ 유성호 |
이를 목격한 A부장검사는 대검에 김동희 검사에 대한 감찰 및 수사 의뢰를 진정했는데 김 검사가 내부 게시판에 반박 글을 올린 것이다. 15년 넘게 노동 사건만 다룬 변호사로서, 나는 그 글을 읽는 순간 분노가 치밀었다. 이치에 맞지 않았고 교묘하게 사실을 비튼 글이었다. 무엇보다 그런 인식을 가진 사람이 노동 사건에 대한 기소 여부를 판단한다는 사실에 화가 났다. 이 글은 김동희 검사가 쓴 글에 대한 반박이다.
[반박①] 궁금한 것은 수신내역
노동사건은 근로감독관이 특별사법경찰로서 직접 압수수색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곧바로 압수수색은 불가능하다. 먼저 검사에게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해야 하고, 검사는 검토 후 법원에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하게 된다. 판사가 이를 검토하고 압수수색영장을 발부하면 그제서야 근로감독관은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할 수 있다. 대신 영장 집행일시는 근로감독관이 자유롭게 정한다. 검사가 청구하는 영장에는 집행일시가 기재되어 있지 않고, 판사 역시 영장의 유효기간(보통 발부일로부터 7일 내)만 정해 발부하기 때문이다. 유효기간 내에서 근로감독관은 일시를 특정해 압수수색을 들어가게 되며 언제 들어갈지는 검사도 모르는 것이 보통이다.
2024년 9월 13일 고용노동청 부천지청의 담당 근로감독관은 인천지검 부천지청에 쿠팡풀필먼트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했다. 신청을 받은 당시 주임검사(올해 2월 다른 청으로 발령)는 법원에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했고, 이에 앞서 A부장검사에게 부장 전결로 결재를 올렸다. A부장검사는 위임전결 규정에 따라 영장 청구를 결재했고, 2024년 9월 19일 판사는 영장을 발부했다. 그리고 일주일 뒤인 2024년 9월 26일 오전 11시경 담당 근로감독관은 쿠팡풀필먼트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그런데 그로부터 2시간 전인 2024년 9월 26일 오전 8시 49분 A부장검사는 김동희 검사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근무시간 전이었다.
"노동청에 쿠팡을 압수수색한다는 말이 있던데, 혹시 부장님이 노동청에서 신청한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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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년 9월 25일 검찰 내부 게시판(이프로스)에 김동희 검사가 올린 글의 일부 |
| ⓒ 이프로스 |
'사건 담당 변호사에게 휴대전화를 발신한 내역이 없다면, 사건 담당 변호사로부터 수신한 내역은 있다는 것인가?'
'압수수색영장이 청구되기 전날에 통화 자체를 한 사실이 없다면, 영장 청구 후 집행 시까지의 일주일 간에는 통화한 사실이 있다는 것인가?'
이런 의문이 든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이 사건에서 중요한 것은 김동희 검사에게 정보가 들어간 경로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중요한 것은, 영장 집행 직전 김동희 검사의 전화 수신 내역이다. 그런데 김동희 검사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침묵하는 것이다. 김동희 검사는 다른 사건 때문에 2024년 9월 26일 오전 8시 49분경 A부장검사에게 전화를 했다는 것인데, 같은 청에 근무하는 동료에게 업무시간 중 직접 만나 소통하면 될 일을 업무 시작 전에 다급히 연락했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참고로 이 사건 이후 A부장검사는 공공수사 사건 전결권을 박탈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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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희준 광주고등검찰청 검사가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검찰개혁 입법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 ⓒ 남소연 |
별개의 절차인데 이런 식으로 판단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사건을 꼼꼼히 살피지 않은 채 선행 판단에 묻어가겠다는 것에 다름없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현실이 이러하다면, 선행 판단을 하는 기관은 미칠 파장을 고려하여 책임감을 가지고 사건을 검토·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해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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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년 9월 25일 검찰 내부 게시판(이프로스)에 김동희 검사가 올린 글의 일부 |
| ⓒ 이프로스 |
특히 이 사건에서 검찰이 불기소처분을 한 이유를 살펴보면, 김 검사의 주장이 말이 안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검찰은 쿠팡이 변경한 취업규칙(비정규직 노동자에게 불리한 취업규칙)이 유효하고 따라서 쿠팡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까지 다 내렸기 때문이다.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판단'은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는 있지만 지급해야 하는지 몰랐다'(고의 부정)는 판단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다.
[반박③] 전국적으로 일관성 있고 통일된 결론을 내려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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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년 9월 25일 검찰 내부 게시판(이프로스)에 김동희 검사가 올린 글의 일부 |
| ⓒ 화면캡처 |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확보되기 전의 사건에 대한 판단과 그 후의 사건에 대한 판단은 달라야 한다.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확보했음에도, 이전 사건과 똑같은 판단을 내리는 것은 직무유기다. 그런데 김동희 검사는 전국적으로 일관성 있고 통일된 결론을 내려야 한다며 강력한 증거가 나왔는데도 이를 무시한 것이다. '이미 결론 난 사건'이라고 단정해 버린 것이다. 실제로 "당시 엄희준 지청장 등은 대검찰청에 보내는 공식 보고서에 노동청 압수수색 결과를 빼라고 (주임검사에게) 지시했다"(A부장검사 진정서 내용 중).
[반박④] 주임검사에게 책임 떠넘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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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년 9월 25일 검찰 내부 게시판(이프로스)에 김동희 검사가 올린 글의 일부 |
| ⓒ 이프로스 |
검사동일체의 원칙이라는 것이 있다. "검사는 검찰사무에 관하여 상사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명시한 구 검찰청법은 개정되었지만, 여전히 검찰에는 상명하복의 문화가 존재한다. 이런 문화에서, 새로 부임해서 아직 사건 파악할 여력이 없는 주임 검사에게 지청장이 '무혐의'를 지시했다면 이를 거역할 주임검사가 몇이나 될까. 물론 주임검사를 두둔하고 싶지는 않다. 아무리 상명하복의 문화가 있더라도 자기 이름으로 나가는 불기소처분서이다. 주임검사가 두려워해야 할 사람은 지청장도, 차장검사도 아니다. 불기소처분 때문에 1년 넘게 근무하면서도 퇴직금을 받지 못하는 전국 5만여 명의 쿠팡 물류센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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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도 부천 쿠팡 물류센터 (자료사진) |
| ⓒ 연합뉴스 |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변호사이자 직장갑질119 대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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