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만원 펑펑" 쇼핑백 든 '큰손', 명동 편의점 매출 100배 뛰었다

노유림 2025. 9. 30.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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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면세점을 찾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매장 면세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노유림 기자

중국인 무비자 입국이 시작된 지난 29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명동 본점. 화장품과 주류·담배를 파는 매장은 중국인 관광객 인파로 북적였다. 이날 이곳을 찾은 ‘유커(游客·중국 단체 관광객)’는 약 1700명. 애인과 단체관광을 온 숑위안징(20)씨는 “구매한 면세품 중 K-뷰티 제품이 가장 만족스럽다”며 “한국 화장품은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6시가 넘자 명동 중심가는 쇼핑과 식사를 위해 명동 곳곳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로 더 혼잡해졌다. 방한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로 굳은 올리브영 매장은 양손에 면세점 쇼핑백을 든 유커들로 가득 찼다. 신라면세점에서 쇼핑을 마치고 올리브영 명동타운점에 들렀다는 양루웨이(43)씨는 “면세점에선 마스크팩을, 올리브영에선 색조 화장품을 구매했다”며 “올리브영은 제품 종류가 다양하고 가격도 저렴하다”고 말했다.

29일 서울 중구 올리브영 명동타운점을 찾은 류모(20)씨는 "중국에 있는 친구들 몫까지 화장품을 구매했다"며 "틱톡(글로벌 동영상 플랫폼)과 샤오홍슈(중국 대표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한국 화장품 정보를 얻는다"고 말했다. 사진 노유림 기자

정부가 내년 6월까지 중국인 단체 관광객(3인 이상)에게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면서 유통가가 들썩이고 있다. 백화점 업계는 유커 입국에 맞춰 할인 행사를 확대하고 패션·의류 및 고급 면세품 중심으로 유커 모시기에 나섰다. 로드숍·편의점 등 생활 밀착형 유통 채널도 유커의 눈길을 끌만한 상품을 대폭 확대했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9층 면세점과 연결된 패션 전문관 ‘키네틱 그라운드’에서 글로벌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밀레니얼·Z세대 통칭)를 타깃으로 한 고객 유치에 나섰다. 롯데백화점은 외국인 고객이 패션·뷰티 상품 구매 시 결제 금액의 10%를 돌려준다. 키네틱 그라운드에 입점한 마르디 메크르디 매장 직원은 “지난주보다 중국인 방문객 수나 연령대가 다양해졌고 대량 구매 고객도 늘었다”고 말했다.

같은날 서울 중구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유커 약 1500명을 유치했다. 신세계면세점에 따르면 29일 단체 관광객 매출은 지난주 평균 대비 50% 늘었다. 신세계면세점은 유커 입국 첫날부터 뷰티·패션·식품 등 300달러 이상 구매시 ‘복(福)’ 글자가 새겨진 친환경 가방 증정 행사를 벌였다.

29일 서울 중구 명동길 상권이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길거리에는 명동을 찾은 유커를 환영하는 현수막과 안내문이 걸려있었다. 사진 노유림 기자


29일 서울 중구 올리브영 명동타운점의 마스크팩 매대 앞에 관광객들이 모여있다. 사진 노유림 기자

유커 특수는 면세점을 넘어 일반 길거리 로드숍으로도 확산 중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표한 2025년 외래관광객조사 2분기 잠정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쇼핑 장소는 로드숍(49.6%)으로, 대형 쇼핑몰과 백화점(각각 39%)을 앞섰다.

올리브영은 명동 로드숍을 중심으로 유커 맞이 중이다. 명동타운점에만 10명 내외의 중국어 통역 전담 직원을 배치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한 번에 수십만원은 거뜬히 결제하는 유커 고객들이 많이 온다”며 “인기 제품들은 분기 최대 이벤트인 ‘올영세일’ 때처럼 물량을 넉넉히 비축해뒀다”고 귀띔했다.

주요 관광지 편의점들도 외국인 특수를 누리고 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 명동 점포의 29일 하루 매출은 지난해 9월 첫 월요일 대비 9900%(약 100배) 이상 급등했다. 이날 하루동안 명동, 성수 등 주요 매장 20곳에서 위챗페이 등 중화권 간편결제로 진행된 매출 역시 1년 전 같은 요일 대비 55.5% 늘었다.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CU 명동역점에 바나나맛 우유 매대가 설치되어 있다. 해당 매장은 K푸드 특화 매장으로, 외국인관광객에게 수요가 많은 편의점 식품류를 입구에 배치했다. 사진 노유림 기자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도 명동·홍대입구·공항 등 외국인 관광객 주요 방문 지역에서 29일 하루 매출이 지난해 같은 요일 대비 66.7% 늘었다. 앞서 CU는 명동역점 등 K-푸드 특화 편의점에 바나나맛 우유, 자체 브랜드 상품(PB) 스낵류를 전면 배치하는 등 중국인 관광객 수요에 대비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이날 매출도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9월 같은 요일 대비 200% 뛰었다.

다만, 유통업계는 중국 국경절과 중추절 등으로 10월 8일까지 이어지는 연휴기간에 무비자 입국 효과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유커 입국 첫날 액세서리(캐릭터 상품, 중저가 쥬얼리)와 담배는 9월 일평균 매출 대비 100% 이상 늘었지만 전체 매출은 평소와 비슷해 국경절, 중추절 연휴가 지나야 본격적으로 매출 신장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GS25 관계자도 “10월 중국 중추절 연휴쯤엔 유커 매출이 절정에 이를 것 같다”라고 말했다.

노유림 기자 noh.yu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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