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전 '한동훈 의혹' 다시 불붙었다…"당 깰거냐" 국힘 계파 충돌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장에 이호선 국민대 법대 교수가 임명된 걸 계기로 ‘국민의힘 당원게시판’ 논란이 30일 불붙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29일) 공석 46일 만에 당무감사위원장을 임명한 뒤 한동훈 전 대표가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당원게시판 사태에 대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혀 당원들에게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당원게시판 사태는 지난해 11월5일 당원게시판에 한 전 대표와 부인·장인·장모 등 가족 이름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비방하는 글이 1000여 건 올라오면서 촉발됐다. 당 안팎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갈등이 극에 달했던 한 전 대표 측이 작성자란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지난 29일 페이스북에 이 사건을 ‘한가족 드루킹 사건’이라고 표현하며 “특정인이 가족들 계정으로 동시다발적 게시글을 올려 여론을 조작한 범죄 행위다. 당무감사에 저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해달라”고 썼다.
강성 지지층에선 조속히 당무감사에 착수해야 한다는 요구가 분출하고 있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30일 통화에서 “당원게시판을 여론 조성 창구로 활용하려고 댓글을 동원했거나, 이 과정에서 기계까지 활용했다면 심각한 문제”라며 “이 논란을 계속 안고 가는 것은 폭탄을 지니고 가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지도부 인사는 “당원게시판 문제를 해결하라는 당원의 요구가 상당한 데다, 범죄 연루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조사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6·3 지방선거가 예정된 내년에는 정치 감사라는 오해를 살 수 있는 만큼 올해 털고 가야 할 문제”라고 했다.

친한계는 격앙된 모습이다. 한 수도권 의원은 “당원게시판 문제를 건드린다는 것은 혁신파를 몰아내기 위한 의도가 깔린 것”이라며 “당을 깨자는 말 밖에 안되며 절대 용납할 수 없는 문제”라고 했다. 다른 친한계 의원도 “뜬금 없는 장외투쟁 등 여러 실책을 벌인 장 대표가 자신의 리더십이 땅에 떨어지자 다시 ‘한동훈 때리기’에 나선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진들 사이에선 여당의 입법 독주에 맞서 단일대오를 형성해야 할 시기에 ‘집안싸움’에 매몰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정권이 바뀐 마당에 1년도 더 지난 일을 끌어와 조사하겠다니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격”이라며 “비상 계엄이나, 한 밤중에 대통령 후보 교체할 땐 가만히 있던 사람들이 당을 진흙탕으로 만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호선 교수를 당무감사위원장에 임명한 배경도 주목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장 대표와 결이 같은 주장을 해 온 학계 인사다. 6·3 대통령 선거에서 사전투표 실시를 막아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헌법재판소에 냈다가 기각됐었고, 윤 전 대통령 탄핵 뒤에는 헌재 결정문의 법리적 허점을 비판했다. 다만 이 위원장은 통화에서 “장 대표와 일면식도 없다”며 “당에서 보고를 받고 (당무감사의) 우선 순위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무감사위원장을 임명했다고 곧바로 당원게시판 감사에 착수한다고 연결 짓는 것은 무리”라며 “급박하게 진상조사에 나서기보단 친한계를 압박하기 위한 ‘꽃놀이패’로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김규태 기자 kim.gyut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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