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美 침공 시 대통령 특별권한 발동 및 국경 봉쇄"

베네수엘라 정부가 미국 등 외국의 무력 공격이 있을 경우 대통령이 비상사태 선포 등을 포함한 특별권한을 발동할 수 있는 법령을 준비했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부통령은 이날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외교관 간담회에서 “미국 군대가 감히 베네수엘라를 침공한다면 우리는 이를 외부 침략으로 간주해 비상사태 법령을 즉시 발효할 것”이라며 “마두로 대통령이 법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이날 ‘비상사태 법령’에 대해 “국방 및 안보 사안과 관련해 대통령이 특별한 방어 권한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령에 따르면 비상사태 시 국가원수는 군대에 대한 최고 지휘권, 국경 봉쇄 권한, 각종 민간 인프라 시설 통제권을 갖는다. 또 시민 안전 계획에 따른 민병대 등 병력 배치를 명령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는다는 내용도 명시됐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 인근에서 무력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약 범죄 조직 소탕 작전을 명분으로 카리브해에 군함 8척과 핵추진 잠수함을 배치했다. 이달 초엔 미 해군이 카리브해를 지나던 베네수엘라 선박들을 격침하기도 했다. 1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이 사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마약 단속 작전 과정에서 3척의 ‘마약 밀매 선박’을 격침했다”고 밝혔다. 미군이 몇 주 내로 베네수엘라 마약 밀매업자들을 표적으로 하는 드론 공격을 하려고 계획하고 있다는 미 NBC 방송 보도도 나왔다.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미국이 마약 밀매를 근절하기 위해 공습을 했다는 주장은 거짓말”이라며 “그들의 목적은 단 하나, 베네수엘라가 보유하고 있는 석유, 가스, 금, 광물”이라고 주장했다.

카리브해 인근에 배치한 미군 병력 규모로 볼 때 미국의 움직임은 마두로 정권에 대한 압박 차원의 성격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중남미 전문가인 크리스토퍼 사바티니 채텀하우스 수석 연구원은 “카리브해에 배치된 미군 병력은 약 4500명”이라며 “그 정도 규모로 한 나라를 침략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2018~2023년에 베네수엘라 담당 대사를 지낸 제임스 스토리 역시 “무력 행사라기보다는 무력 과시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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