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학자 “윤영호, 2억 정도 지출은 보고 안 해…尹 지지 독려 안 했다”

최서인 2025. 9. 3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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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마련된 김건희 여사의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세 번의 소환 불응 만에 자진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구속 수사를 받고 있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특검 조사에서 불법 정치자금 제공 의혹과 관련해 “나는 잘 모른다. 재정 문제는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일”이라는 취지로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중앙일보 취재에 따르면 한 총재는 전날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에 출석해 이같이 진술했다. 특히 한 총재는 2022년 1월 5일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을 통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전달했다는 의혹에 대해 “윤영호가 권성동 의원을 만난다는 걸 나에게 보고했는지 모르겠다”며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전날 오전 10시에 시작된 조사는 오후 8시까지 이어졌다.

현금 1억원의 출처에 대해서도 한 총재는 “1년에 내게 들어오는 돈이 얼마 안 된다”며 관련성을 부인했다고 한다. 앞서 윤 전 본부장은 “한학자 총재의 결정과 지시에 따라 한 총재가 내실 금고에서 꺼내 준 현금 뭉치를 권성동 의원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는데, 이에 대해 “동원 가능한 현금이 부족해 불가능하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이다. 한 총재는 “비용을 지출할 수는 있겠지만, 현금은 1년에 들어오는 돈이 10억원이 채 안 된다”며 “내실에서 1억원을 꺼내줄 수가 없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권 의원이 2022년 2~3월 한 총재를 접견하며 금품이 든 쇼핑백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세뱃돈 100만원을 준 기억은 난다”며 돈을 준 것은 맞지만 청탁 목적은 아니었다는 앞선 진술을 유지했다. 김건희 여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샤넬백·그라프 목걸이 등을 전달한 혐의에 대해서도 “내가 그런 지시를 한 기억이 없다”고 부인했다.

윤석열 정부와 통일교 간 '정교 유착'의 발단으로 지목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20대 대선을 앞두고 통일교 지역 조직 간부들을 통해 국민의힘 중앙당과 시도당위원장 등에게 총 2억1000만원을 ‘쪼개기 후원’한 혐의 역시 한 총재는 윤 전 본부장의 독자 행동이었다고 주장했다. 한 총재는 “윤영호 본부장이 1년에 예산 1500억원씩을 사용한다. 2억1000만원 정도 지출은 윤영호가 알아서 집행하는 것이지, 보고하고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한다.

한 총재가 2022년 3월 2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에서 통일교 주요 간부 120명을 모아두고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 방침을 내렸다는 의혹 역시 “그런 지시를 한 적이 없다”며 부인했다. 이날 지시에 대해서는 통일교 참모들 간에 “총재님이 아직 (지지 후보) 결정을 안 했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와 “대선 며칠 앞두고 긴급 내리신 하늘명령을 하달했다”는 내용의 지구장 보고 등 정황이 충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통일교 교인들의 국민의힘 집단 당원 가입 의혹에 대해서는 아직 한 총재 상대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특검팀은 전날 권 의원 역시 소환해 통일교 교인의 집단 가입 의혹에 대해 캐물었으나 권 의원은 조사를 거부하면서 약 1시간 10분 만에 퇴실했다. 특검팀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권 의원을 오는 10월 4일 구속기간 만료 전 우선 기소한 뒤 당원 가입 의혹으로 조사를 확대할 전망이다.

한편 한 총재는 전날 서울중앙지법에 “구속이 부당하다”며 구속정부심을 청구했다. 적부심 심리를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3부(부장 최진숙·차승환·최해일)는 다음달 1일 오후 4시를 적부심 심문기일로 정했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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