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KTX교체, 결국 재정으로…1차분만 8400억+α 전망

최대열 2025. 9. 30.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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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토위서 철도산업기본법 개정안 통과
노후차량 교체 국비 30% 지원 근거 생길듯

내구연한이 도래한 고속열차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재정 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서 2004년 도입한 고속열차는 2033년부터 차례로 기대수명이 다해 당장 후년부터 신규 열차 도입 등 후속차량을 도입하기 위한 사전작업이 필요한 시점이다.

당초 한국철도공사(코레일)나 국토교통부 안팎에서는 이용객이 많은 KTX 요금을 인상해 재원을 확보하는 방안을 구상했다. 다만 물가관리 당국 등 범정부 차원에선 KTX 요금인상이 물가를 자극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인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해왔다. 앞서 차량 교체를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한데 이어 법적 근거까지 마련될 경우 수천억 원의 금액이 지원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역 KTX 열차. 연합뉴스

KTX, 2033년 전후 기대수명 다해…후년부터 교체절차 시작해야

코레일과 관계부처 설명 등을 종합하면 지난 25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노후 철도차량을 교체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국비로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철도산업발전기본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국토위 여야 위원을 포함해 50명이 넘는 국회의원이 발의명단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관심이 컸던 사안이다. 추후 법사위나 본회의 통과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에도 해당 법 8조에서 국가나 지자체가 철도산업을 지원할 근거는 있다. 여기에 이번 개정안은 "철도 이용자의 안전을 위해 철도 운영자가 국토부령으로 정하는 노후화된 차량을 교체할 경우 필요한 소요자금의 일부를 보조할 수 있다"면서 초기 도입한 KTX 차량 교체 과정에서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점을 명시했다.

KTX로 대표되는 고속열차는 2004년을 전후해 도입됐다. 기대수명은 30년으로 향후 7~8년 후부터는 교체 시점이 도래한다. 열차의 경우 미리 재원 등을 협의하고 수년에 걸친 발주·시험 과정을 빼곡히 거쳐야 해 당장 2027년부터는 본격적인 교체 절차를 밟아 나가야 한다. 먼 미래의 일이 아니란 얘기다.

구체적인 재정 지원 규모를 거론하지 않았으나 도시철도 등에 준하는 수준으로 국비를 지원한다면 교체 비용의 30% 정도를 책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코레일이 추산하고 있는 초기 고속열차 교체 비용은 5조1000억원 규모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이번 개정안에 따른 비용을 추산한 결과를 보면 1세대 KTX-1 교체분 가운데 1차 발주물량은 28편성(448량) 규모로 사업비로는 총 2조8139억원으로 추산했다.

이 가운데 30%인 8442억원을 국비로 보조해줘야 한다는 뜻이다. 코레일은 직전에 열차를 구매한 현대로템으로부터 한 량당 55억원 규모로 계약했는데 용역 결과 71억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를 평균해 한 량당 62억8000만원 정도로 가정해 비용을 추정했다. 예산정책처는 "향후 연도별 도입물량, 고속철도 차량 계약단가 변동, 국고보조율 등에 따라 추계액은 달라질 수 있으며 추계기간 이후에도 차량 교체에 따른 비용은 지속해서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역에서 KTX 열차가 승객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코레일 운임 인상 막히자 재정으로 해결

앞서 코레일은 고속철도 차량 교체사업을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으로 심사해달라고 신청했고 정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통상 기간시설 등을 위한 공사에 예타를 진행하는 경우는 많은데 철도차량 교체에 이를 적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코레일은 그간 14년째 철도운임이 동결된 가운데 앞으로도 요금 인상이 여의찮은 터라 고속열차 교체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을 공공연히 강조해왔다. 고속열차의 경우 주행 여건이 가혹해 아무리 유지보수에 공을 들인다 해도 기대수명을 넘긴 열차는 안전 이슈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

현 정부가 균형발전을 앞세워 철도 인프라를 강조하고 있는 데다 이동권을 기본권 가운데 하나로 인식하고 있는 만큼, 향후 기재부 예타나 법 개정 후 후속 절차는 큰 난관 없이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국정 전반에서 재정의 역할을 강조한 터라 이번 사안 역시 같은 맥락에서 다룰 가능성이 높다. 다만 노후열차 교체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했던 KTX 운임 인상은 당분간 논의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안과 별개로 진행 중인 고속열차 운영사 통합의 경우 비용 절감을 꾀할 수 있는 만큼, 통합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 요금 인상 명분은 더 떨어진다.

임종수 국회 국토위 전문위원은 "철도안전·서비스 개선 측면에서 필요한 과제라는 점, 코레일의 취약한 재무구조에 일정 부분 정부 책임이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개정안 취지는 타당하다"면서도 "단기적으로 KTX-1 교체 비용이 주요 과제이나 장기적으로 KTX-산천, SRT 등에 대한 교체 비용 지원 시 발생하는 국가재정부담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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