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로 막 내린 '폭군의셰프' 빛낸 신예 3인방
[양형석 기자]
웹소설 <연산군의 셰프로 살아남기>를 원작으로 만든 tvN 주말드라마 <폭군의 셰프>가 17.1%의 자체 최고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두며 막을 내렸다(닐슨코리아 시청률 기준). <폭군의 셰프>는 2023년에 방송된 <일타스캔들>(17.04%)을 제치고 <눈물의 여왕>(24.9%)과 <사랑의 불시착>(21.7%), <도깨비>(20.5%), <응답하라1988>(19.6%)에 이어 tvN 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8월 4일에 개봉한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가 43만 관객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던 임윤아는 <폭군의 셰프>에서 조선시대로 타임 슬립해 대령숙수가 된 미슐랭 3스타 셰프 연지영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이로써 임윤아는 2022년 <빅마우스>(13.7%)와 2023년 <킹더랜드>(13.8%)에 이어 주연을 맡은 드라마가 세 편 연속으로 두 자리 수 시청률을 기록하게 됐다.
<폭군의 셰프>에는 임윤아 외에도 이헌의 숙부이자 역모를 꿈꾸는 제산대군을 연기한 최귀화와 연산군의 후궁 장녹수를 모티브로 만든 악녀 강목주 역의 강한나, 엄숙수 역의 김광규, 상선 역의 장광 등 베테랑 연기자들이 좋은 연기를 선보였다. 그리고 베테랑 배우들에 비해 경력은 부족하지만 혼신을 다한 연기를 보여준 3명의 젊은 배우들이 <폭군의 셰프>를 빛내면서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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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성훈의 대타로 <폭군의 셰프>에서 이헌을 연기한 이채민은 시청자들의 우려를 씻어내는 열연을 선보였다. |
| ⓒ tvN 화면 캡처 |
얼마 후 박성훈을 대신할 배우로 이채민이 캐스팅 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폭군의 셰프>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치는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일타스캔들>에서 남해이(노윤서 분)를 짝사랑하는 이선재역으로 주목 받은 이채민은 2024년 넷플릭스 드라마 <라이라키>와 올해 MBC의 <바니와 오빠들>에서 주연을 맡았지만 아직 대중적인 인지도가 그리 높지 않은 신예 배우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채민은 자신의 첫 사극이었던 <폭군의 셰프>에서 이헌 역할을 잘 소화하며 우려를 깨끗하게 씻어내는 극적인 '대타홈런'을 터트렸다. 이채민은 <폭군의 셰프> 캐스팅 후 촬영까지 시간이 많지 않았음에도 특유의 사극 톤은 물론이고 말 타기와 활 쏘기, 서예, 그리고 처용무까지 배우며 이헌 역할에 몰입했다. 그 결과 이헌을 보며 이채민이 '대타 캐스팅'임을 눈치채는 시청자들은 거의 없었다.
<폭군의 셰프>가 요리를 소재로 한 판타지 로맨스물인 만큼 이채민은 '귀녀'라고 경계하던 연지영의 다양한 요리에 감탄하는 연기와 연지영에게 서서히 빠져드는 연기를 실감나게 표현했다. 물론 11화에서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비밀을 알게 된 후 폭주하는 연기는 이헌의 모티브가 연산군이었음을 생각나게 해주기 충분했다. 이채민은 올해 말 공개될 넷플릭스 드라마 <캐셔로>에 출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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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서아가 맡은 서길금은 뛰어난 후각과 적극적인 행동, 착한 심성을 겸비한 연지영의 최측근이었다. |
| ⓒ tvN 화면 캡처 |
하지만 <폭군의 셰프>에서 장금이를 모티브로 만든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는 주인공 연지영 역의 임윤아가 아닌 절대 후각의 소유자 '서길금'을 연기한 신예 배우 윤서아였다. 2010년대 초반 아역 배우로 활동을 시작한 윤서아는 <알고있지만,>과 <소년심판> <오늘의 웹툰> <종말의 바보> 등에 출연했고 <옥씨부인전>에서는 태영(임지연 분)의 몸종 백이 역을 맡아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폭군의 셰프>에서 윤서아가 연기한 서길금은 조선시대로 온 지영이 이헌을 제외하면 가장 먼저 만나는 조선사람으로 처음엔 지영을 도둑으로 착각했지만 금방 오해를 풀고 지영과 친해진다. 길금은 미슐랭 3스타 셰프 지영조차 '개코'로 인정할 정도로 뛰어난 후각을 가진 인물이다. 요리에 관심이 많아 수라간에 들어가는 것이 꿈이었는데 대령숙수가 된 지영의 도움으로 수라간 나인으로 배정 받는다.
드라마 속에서는 길금이 대놓고 서장금이라는 묘사가 등장하진 않는다. 하지만 군관이었다가 끌려간 아버지를 찾으러 어머니와 한양에 갔다가 화적떼를 만나 어머니를 잃었다는 설정은 드라마 <대장금>과 상당히 유사하다. 지영이 망운록을 찾아 현대로 돌아가면서 길금의 후속 스토리는 나오지 않지만 현대에서 길금과 똑 닮은 조리사로 지영과 재회한다(후손이나 환생이란 설정은 없지만 이름이 '서순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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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주안은 <왕의 남자> 이준기로 대표되는 공길의 캐릭터를 자신만의 색깔로 재해석했다. |
| ⓒ tvN 화면 캡처 |
<폭군의 셰프>에서 이주안이 연기한 공길 역시 조선 연산군 시대의 광대로 나오지만 <왕의 남자> 속 공길과 달리 능글능글한 성격에 무예에도 상당히 출중한 '상남자'로 그려진다. 이헌의 지시를 받아 각종 숨겨진 임무를 수행하는 첩보원으로 드라마 속에서도 중요한 순간마다 결정적인 활약을 펼친다. 공길은 이헌에게 화살을 쏘기도 했지만 이는 역심이 아닌 누이 죽음의 배후를 밝히기 위한 행동이었다.
공길은 뛰어난 무예뿐 아니라 처세에도 매우 능해 7회에서 압력밥솥을 만들 수 없다며 고집을 부리는 장춘생(고창석 분)에게 부산 사투리를 쓰며 친근하게 접근해 합석을 청했고 대장장이 일을 돕기도 했다. 그리고 대령숙수가 된 지영과 언쟁을 벌이다 "내 다신 안.그.러.겠.소."라는 대사를 하면서 소녀시대의 'GEE' 안무를 그대로 재연하며 시청자들로부터 '공길도 미래에서 온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도 했다.
목숨을 걸고 이헌과 지영의 목숨을 지키고 강목주를 죽이며 누이의 복수까지 끝낸 '조선 테토남' 공길을 연기한 이주안은 2018년 < SKY캐슬 >로 데뷔해 <구해줘2> <야식남녀> <여신강림> <환상연가> 등에 출연했다. 데뷔 후 대중들에게 큰 인상을 남기지 못했던 이주안은 공길 역을 통해 뛰어난 액션 연기 뿐 아니라 울분을 터트리는 감정 연기까지 두루 선보이며 연기 커리어의 첫 번째 대표작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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